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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라고 -21-

여시녀 |2004.12.04 14:18
조회 792 |추천 0

-21-

완연한 봄이다..

창밖으론 온 천지에 벗꽃잎들이 눈처럼 휘날리고...

교정을 바라보는 유경의 눈에도..하얀 꽃잎들이..마구마구 휘몰아쳐 내린다..

 

"정선생..벗꽃이 정말 많이 떨어지지?"

"네..눈 같아요.."

"음~일본에선 벗꽃이 삻과 죽음을 동시에 표현하는 꽃이라고들 하더군..

또 일시에 피었다가 일시에 져버리기 때문에...일본인들의 속성을 가장 대변하는 꽃이라고도 하지.."

"네..그렇군요.."

"우리학굔 다 아름답지만..특히나 이맘때가 젤 아름다운거 같아..그지?"

"네.."

이제 제법 선생님 티가 나는 유경...

지난 겨울에 짧게 잘랐던 단발머리도 어느정도 길어지고..

선생님으로서의 생활도..어느정도 여유있어 졌다..

그동안 아이들의 장난에 많이 힘들어하기도 하고..또 성적올리기에 너무 열을 올려...

본인이 코피 터진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몇개월 지나는 사이..아이들과도 친해지고...학교생활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갔다..

 

"참!아까 정선생 앞으로 편지가 하나 와있던데...봣어요?"

"편지요? 아뇨..아직.."

"책상위에 올려뒀어요.."

늘~친절한 국어선생님이다..

항상 시를 읊으시면서 각박한 아이들의 마음과 머리속에 항상 촉촉한 윤활유 역활을 해주시는 분..

나도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다..

 

책상위에 가보니...ㅇㅇ대학 축제 팜플렛이었다..

 

내가 졸업한 대학이다..해마다 봄철이 되면 가장 성대하게 치뤄지곤 했던...캠퍼스의 멋진..축제..

많은 가수들도 초대하고..또 여러가지 장사며 행사가 많았지만..

그래도 가장 재미있는건..이미 졸업을 한 선배와 재학생이 함께하는 서바이벌 게임이었다..

너무 힘들고 그 반면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졸업한 선배중 한번도 참가하지 못한 선배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졌다.

물론 본인이 급구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빼주기도 하겠지만..

워낙 악명높고..재미있기 때문에..거의 모든 동기들이 다 참여한다.

그래서 평상시엔 잘 보지 못했던 동기도 보고..이제 더 해가 넘어가면 유경을 기억하는 후배가 많이 없어지기때문에 올해에 하지 않으면 참석할수가 없다..

유경은 벼르고 있었다..이날을...작년..졸업했을 당시에는 백조라 참여하기가 껄끄러워서 불참했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행사를 위해...헬스를 다닐 정도니..

 

체력싸움도 싸움이지만...

무엇보다도 지게 되었을때의 그 엄청난 고통의 벌칙을 감내해야 해서..

유경이 4학년때다...(제작년쯤)..

한살밖에 차이가 나지않는 선배들과...죽기살기로 써바이벌 게임을 해서..

유경네 조가 우승을 했다..

토너먼트 형식으로 해서 올라간 조들중 유경네 조와..서경이가 속한 조..두조가 불꽃튀는

접전을 벌인끝에..유경네 조가 우승한 것이었다..

 

그날 서경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게임을 마치고 녹초가 된 몸으로...우승팀들은 신나고 즐거운 파뤼를 하러 불갈비 집으로 갔지만.

져버린 패자팀은...쯧쯧..써바이벌 게임을 했던..학교 뒷산으로 올라가서...

고픈 배와..욱신거리는 몸...지끈거리는 머리를 안고...

그 팀 전원이 밤을 꼴딱 세우고 담날 새벽이 되어서야 내려와야했다..

그 밤이 새도록 이들이 한것은...그 담날 우승팀이 가져갈 전리품을 만드는것..

별거 아닌것 같겠지만...산의 밤은 앞이 안보일 정도로 어둡고 춥고 무섭다..흐흐

서경인 밤새도록 꽃따러 돌아댕겼다며...흙투성이가 된 손을 보여준적이 있다..

깜깜해서 보이지도 않는데...세상에 14명이 움직이는데..손전등 하나만 줬다는 것이다.

독한것들...

 

유경은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각오에 각오를 다지며..그날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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