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 ‘노예팅’은 이름부터가 야릇하고 수상하다. ‘경매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젊은 층 사이에서 ‘노예팅’으로 바뀐 이 미팅은 한 남성을 놓고 여성들이 경매를 벌여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남성이 자신에게 가격을 제시한 여성에게 하룻밤 동안 철저하게 봉사해야 한다. 대학가 등지에서 건전하게 진행되던 이 ‘노예팅’이 최근 들어 성매매의 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기자는 서울 유흥가 일대 한 술집에서 도우미를 고용하여 노예팅을 진행, 성매매를 부추기고 알선비를 챙긴다는 얘기를 듣고 증거를 포착하기 위해 강남의 한 피시방에서 인터넷 노예팅 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이트에 접속해 ‘강남’이라고 검색을 하니 많은 대화방의 이름과 대화명이 공개됐다.
그 중에서 기자의 눈을 사로잡은 대화방이 있었는데 강남 모 지역에서 10시에 노예팅을 한다는 방이었다.
방 이름은 강남 10시 노예팅, 주제는 강남 모지역의 한 지하카페에서 여성 10명을 상품으로 노예경매를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방에 입장하자 골뱅이(방장권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노예팅에 참여하고 싶으니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알려달라고 하자 나이와 이름 등을 물어본 뒤에 알려주었다.
채팅을 종료하고 피시방을 나선 기자는 바로 약속장소로 향했다.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성인남성 30여명이 카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10시가 되자 손님들 중 한사람이 무대 위로 올라가더니 자신이 ‘골뱅이’고 사회자라고 소개하며 노예경매의 시작을 알렸다.
경매가 시작되자 홀복을 입은 10명의 여성들이 무대뒤편에서 나타났다. 5만원부터 시작된 금액은 경매가 진행됨에 따라 10만원, 20만원 금액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여성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금액이 높았다. 최저금액은 30만원 최고액은 150만원이었다.
30만원이면 노예 살 수 있다?
경매가 끝난 뒤 기자는 사회를 보았던 윤모(30ㆍ서울시 영등포)씨에게 다가가 기자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얼마간의 설득 끝에 윤씨는 인터뷰에 응했다. 윤씨는 영등포의 한 보도방의 실장이었다. 물론 경매에 나온 여성들은 모두 보도 걸. 영등포에서 강남까지 원정을 오는 이유에 대해 윤씨는 “영등포에서 하는 경매보다 여기(강남)에서 하는 경매의 알선수익이 훨씬 높다”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윤씨의 말에 따르면 알선비는 낙찰금액의 10~20%. 20%로 환산하면 윤씨의 오늘 총 수입은 200여만원 정도였다.
그렇다면 보통 노예와 주인은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고 묻자 윤씨는 “보통 경매가 끝나자마자 모텔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보통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변태적인 성관계 이상의 행위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XX섹스’, ‘○○섹스’, ‘본디지’ 등의 성행위와 ‘침을 뱉은 술’을 먹는 등의 완전 중세시대의 노예와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공개적인 호객행위도 성행
이렇게 채팅으로 은밀하게 만나 노예팅을 하기도 하는 반면, 아예 공개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8일 경기 안양시 번화가 근처의 한 나이트클럽 앞. 삐끼(호객꾼)들이 지나가는 여성들은 제쳐두고 남성들만 붙잡고 호객행위 중이었다. 궁금하게 생각한 기자가 손님으로 가장하고 그들 중 한 사람에게 접근 이유를 물었다. 기자를 손님으로 착각한 삐끼 김모(26ㆍ안양시)씨는 “앞으로 2시간 뒤에 스테이지에서 노예팅 이벤트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트클럽에 들어서자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겨우 자리를 찾아 앉고 2시간 여가 지나자 스테이지에 속옷만 입은 여성 3명이 줄지어 올라왔다.
사회자의 “2만원부터”라는 목소리와 함께 노예경매는 시작되었고 보통 10~50만원 사이에서 낙찰(?)이 이루어졌다. 경매가 끝나자마자 그들은 노예를 데리고 나이트 밖으로 유유히 빠져나갔고 취재기자는 그들과 인터뷰를 하기위해 따라 나갔다. 한참을 설득한 끝에 한 쌍의 커플(?)을 취재할 수 있었다. 50만원의 금액에 낙찰된 여성 김모(28)씨는 자신이 노래방 도우미라고 밝혔고 노예를 산 주인(?) 이모(38)씨는 인천 무역회사의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모텔로 가던 도중이었다고 밝힌 이모씨는 노예팅이 이번이 처음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은 아니다. 이곳 말고도 노예팅 이벤트를 진행하는 나이트클럽을 몇 군데 알고 있지만 이곳 노예들의 상태가 좋아 매주 이곳을 찾는다”고 귀뜸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노예를 사면 정확히 하루 동안은 내가 왕이 될 수 있다”며 “노예는 왕의 말을 따라야만 한다”고 말했다.
‘노예는 왕의 말에 무조건 복종’
노예팅 성매매에서 노예가 되는 것은 여성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10일 경기 광명시의 한 커피숍에서 서울시 서초구 인근의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한모(27)씨를 만날 수 있었다.
호스트 4년차인 한모씨는 “호스트바에서도 노예경매가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한씨는 “호스트바에 오는 여성들은 대부분 부자이거나 부유층의 자녀들이 많은데 그들이 호스트 한명을 사기위해 지불하는 돈은 하룻밤에 무려 100만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얼마 전 자신을 경매에서 150만원에 낙찰한 부잣집 딸이 4년 동안 호스트로 생활하면서 겪었던 모든 치욕들보다 더 큰 상처를 남겼다고 토로했다. 바닥에다 10만원권 수표를 뿌려놓고 알몸으로 바닥을 굴러 몸에 붙은 돈을 가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가지고온 밧줄로 자신의 손발을 묶고 채찍으로 자신의 귓부분을 때리고 촛농을 온몸에 떨어뜨렸다는 것. 한씨는 돈의 유혹과 자신의 치욕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돈을 선택했지만 그 날의 악몽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