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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국(木眞國)은 대장군 유무기(柳霧氣)를 중심으로 군사 위창소(威昌昭)와 그의 부장인 이한경(伊漢競) 그리고 수군장 달현(達絢)과 그의 부장 중산(重山) 및 적귀대(赤鬼隊)의 수장 무위(拇偉)와 ‘붉은 귀신’이라 불려지고 있는 적령(赤靈)을 비롯한 군부의 수뇌부가 절포진(折怖津)에 모여 군세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지금 그들이 논하고 있는 것은 해상의 군사거점인 태상국(太上國)의 율도(聿島)의 병합에 관한 것이었다.
군사(軍師) 위창소가 전세에 대해서 제장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지금 태상국은 중림부의 길목인 인해도(忍海島)와 율도(聿島)를 자신들의 영토로 편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진국은 동과 남방의 대부분의 대외 무역로를 장악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 입니다. 현재 우리 수군은 율도와 인해도라는 해상진출에 큰 걸림돌에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더 나아가 이렇게 해상의 관문이 막혀 있는 상태에서는 교역에 큰 타격을 입으므로 해서 비(非) 전시(戰時)인데도 경제가 발이 묶이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으로 인해(忍海)의 해상로를 확보한 태상국은 그 힘을 더욱 키워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때 위창소의 이 말을 듣고 있던 수군장 달현(達絢)의 부장 중산(重山)이 호탕하게 말했다.
“그럼 두 섬을 빼앗으며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중산 장군은 자신의 배포는 있고 호기스러운 발언에 아무도 응해주지 않고 모두 침묵하자 곧 자신도 입을 닫았다. 그의 말은 어린아이라도 아는 당연한 것 이었지만, 문제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물론 결론은 그렇습니다. 허나… 현재 태상국의 수군은 아홉 국가 중 최강의 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봉국과 용국이 무해(舞海)의 해로를 놓고 서로 다투는 사이에 태상국은 아무런 견제 없이 그 힘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는 실정 입니다.”
지금 위창소가 말하고 있는 이러한 전황은 이미 모인 자들 모두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문제에 뚜렷하게 아무도 답을 내어놓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모든 장수들이 침묵하자 군사 위창소가 자신의 전략 구상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우선 저는… 율도 만이라도 우리의 것으로 할 수 있는 전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리 할 수만 있다면, 비록 보다 큰 무역로 확보할 수 있는 인해도 보다는 그 규모가 작지만 어찌 되었든 우리 목진도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확보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군사 위창소의 전략에 대해 묵묵히 듣고 있던 무위가 물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이란 무엇입니까?”
“지금은 해안에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그 안개를 아군의 전력으로 이용하고자 합니다.”
“안개라…”
“태상국은 본토와 인해도, 그리고 율도와 중림부로 이어지는 해상로를 지키기 위해서 본토의 운암진과 율도 사이에 있는 인해도에 정예의 수군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약, 안개가 자욱한 날만 정확히 간파할 수 있다면 안개에 막힌 태상국의 수군을 인해도에 묶어놓고, 그 틈에 율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창소의 전술에 대한 설명에 그 자리에 모인 대부분의 장수들이 군사의 의견에 동의하는 듯 보였다. 특히 수군장 달현이 이 전략에 동의했다.
“안개가 많은 날은 소장이 정할 수 있습니다. 소장은 이곳 인해의 바다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그 변화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소장에게 맡겨 주시지요.”
“그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장군이 있기에 이 전력의 수행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때, 적령이 군사 위창소에게 물었다.
“율도에 접근하기 위해 안개를 방패로 사용한다 하셨는데… 그 날은 저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 접근이 쉬울까요?”
“저들은 이미 방심하고 있습니다. 최강의 수군이 있는데다가, 유사시에는 하루 길로 인해도에서 원군이 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피차 하루 길이라 장담할 수 있는 것이죠?”
“안개가 태상국 수군의 원군이 오는 길을 지체시켜 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들이 방심한 대로… 점령한 후에는 안개가 걷힌 다음에 몰려드는 태상국의 수군을 어떻게 막을 겁니까?”
“우선 상륙을 한 후에 지키는 것은 빼앗는 것보다는 수월합니다. 그리고 율도 주변은 수심이 얕기 때문에 해저에 진을 칠 예정입니다.”
“진… 이라면…”
이에 수군장 달현이 물었다.
“군사께서는 율도 주변의 여러 섬들을 이용할 생각인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 섬들을 해저에서 연결할 생각입니다.”
그러자 적령이 다시 물었다.
“그 진을 치기 위한 준비는…”
“이 전략의 실행이 결정되면… 1개월이면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 진을 치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죠?”
“그것 역시 하루 정도의 시간이 소요 될 것입니다. 하지만, 미리 훈련을 해서 시간을 줄일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그 진을 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율도를 점령해야 할 텐데… 그렇다면 조금은 무리한 공략이 되지 않겠습니다.”
“어느 정도의 희생은 불가피 합니다.”
“만약, 안개가 군사의 생각보다 빨리 거친다면?”
이번에는 부장 중산이 거들었다.
“이곳 바다는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한번 안개가 해수면에 내리기 시작하면 보통 하루 이상은 유지됩니다.”
“중산 장군이 말한 대로 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그 안개가 거친 시각에 우리는 율도를 점령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봉화를 보고 달려들 태상국의 수군에게서 하루를 벌 수 있습니다. 만약, 정해진 시간 안에 율도를 손에 넣지 못한다면, 우리는 미련 없이 철군할 것입니다. 허나 모든 것이 나의 전략대로 된다면, 우리는 덫을 통해서 이를 모르고 달려드는 인해도의 원군까지 궤멸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태상국의 수군은 큰 타격을 입게 되어 더 이상 율도를 넘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목진국의 수군은 더욱 강대하게 될 수 있는 시간과 물자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위창소는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조금 흥분되어 열변을 하고 이었다. 그러한 그에게 적령이 물었다.
“어찌 되었든 모든 것이 군사의 전략대로 된다면 얼마의 희생을 예상하시죠?”
“전함 30척에 7천의 병사 입니다.
군사의 모든 전략을 듣고는 대장군 유무기가 먼저 이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그 정도 희생으로 율도와 해상로를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해상으로 나가는 길을 얻게 되므로 손해 볼 일은 아닌 것입니다. 이대로 실행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됩니다.”
대장군 유무기와 수군장 달현이 위창소의 전략에 동의하자 모든 것은 그리 결정되는 듯 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모두 지켜 본 적령은 그만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그러한 그녀의 태도에 무엇인가 강한 위화감을 느낀 군사 위창소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적령 장군!”
그의 부름에 적령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뒤돌아 서서 돌아서지도 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이러한 태도에 막사의 분위기는 갑자기 싸늘해 졌다.
“장군…! 저는 결코 군사 7천의 희생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 아닙니다.”
위창소가 이리 말하자 적령이 되물었다.
“대장군께서는 어떠하십니까?”
“희생을 불가피 한 것이요. 그러나 나 또한 군사의 죽음을 하찮게 여기는 장수는 아니요.”
“달현 장군께서도 그러하십니까?”
“그렇소.”
적령은 다시 자리에 와서 앉았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무위가 부장인 적령에게 말했다.
“적령 장군! 할 말이 있다면 어서 해 보시죠.”
“저는 과거 어떠한 전쟁의 군사로 있을 때, 900의 병사를 사지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지금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죽을 때 까지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의 이 말에 좌중은 침묵했다. 그러나 곧 무위가 적령에게 말했다.
“지금 적령장군이 말하려는 전략이 정말로 군사의 의견보다 중한 것이라면 이 일로 희생될 7천 병사의 생명에 대한 짐은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질 것입니다.”
무위가 그리 말하자 긴 침묵 끝에 적령은 대장군 유무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장군께서는 제 의견을 듣고 황제의 윤허를 받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녀의 이 갑작스러운 발언에 대장군 유무기는 망설이는 빗이 역력했다. 그때 군사 위창소가 말했다.
“어서 결정을 하시죠. 장군님!”
“약속하지요.”
“그리고 군사께서는 목숨을 걸고, 무국의 황제를 만나셔야 합니다.”
“…”
“어찌 대답이 없으십니까?”
“저도 지략을 논하는 자 입니다. 우선 장군의 의견을 듣고 싶군요.”
“대답을 먼저 들어야겠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라면 왜 아니 걸겠습니까?”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달현 장군께서는 전적으로 제 명을 따라 주셔야 합니다.”
그녀의 이 말에 수군장 달현 역시 망설이는 빗이 역력했다. 그는 수십 년을 바다에서 전장을 격어 온 자 이기에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적령은 그러한 그의 망설임을 헤아려 주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는 전투 중에 그리 망설이실 거라면 전 이만 자리에서 일어서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따르겠습니다.”
군의 수장들이 자신이 뜻을 따르겠다는 결의를 보여주자 곧 적령은 그곳에 모인 모든 장수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론을 내렸다.
“여기 있는 5만 군졸과 모든 장수가 일심이 되어 모두 제 계책대로 따라준다면 저는 목진국에 태상국의 모든 해상로를 드리겠습니다.”
“무엇이라?”
“즉, 율도와 인해도 그리고 운암진을 병합하겠다는 말입니다.”
적령의 이 발언에 모두 큰 충격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