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50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29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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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부산을 떨며 움직이는 정민의 뒷머리가 서늘해지고, 이어서 연정이 기 덩어리로 옮겨갔다.
“에고고…! 자기야 다음부터 는 얘기 좀하고 옮겨 다녔으면 하는 바램인데!”
- 호호, 그렇게 이상해요?
“으, 응. 당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거…, 헤헤헤!”
정민은 솔직한 대답을 하려다말고 어색한 웃음으로 말꼬리를 흐렸다.
- 호호호, 알았어요. 담부터는 미리 얘기 할게요. 그리고 빨리 목각들과 완벽하게 동화 되도록 노력하세요. 그러면 저도 정민 씨의 몸을 빌릴 필요가 없어질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야?”
- 정민 씨가 목각들의 능력을 완벽하게 운용한다면 이 안에서 뿐만 아니라 언제어디서든 기 덩어리를 만들어 줄 수 있잖아요.
“아하, 그렇게 되겠군! 그래 앞으로 열심히 할게…, 근데 어떻게 해야 되지?”
- 앞으로 방법을 찾아볼게요.
정민은 광장을 내려다보았다.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괴수들이 개울 쪽 동굴입구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정민은 무언가 생각난 듯 연정에게 물었다.
“근데, 괴수들이 어떻게 나의 뒤에 나타날 수가 있었지? 분명히 저것들이 저쪽에서 나와 다른 굴로 가서 숨어있었다면 모를까, 이상하잖아?”
- 글쎄요? 제가 알아볼게요.
연정의 영혼이 기 덩어리에서 빠져나가자, 정민은 곧바로 배낭을 풀고 짐을 정리했다. 정민이 짐정리를 끝내 갈쯤 연정의 영혼이 다시 기 덩어리로 돌아왔다.
- 저 왔어요.
“그래, 이유는 알아냈어?”
- 네, 두 개의 굴이 연결되어 있어요.
“뭔 소리야 연결 되어있다니? 분명히 그쪽은 완전히 막혀 있었는데 저놈들이 새로 굴이라도 뚫었단 말인가?
- 아니요. 그러니까, 물길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물길은 원래의 굴에서 저 굴까지 수맥으로 연결 되어 있어요. 그래서 괴수가 그 물길을 타고 저쪽 굴로 나오게 된 거예요.
연정은 신단수의 오른쪽에 있는 두 번째로 크게 뚫린 굴을 보며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이거 심각해지는 걸. 어느 한쪽만 신경써가지곤 저 괴수들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되는데….”
- 그런데 네 개의 굴이 좀 이상해요.
정민이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말을 하고 있는 데 연정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듯 말을 자르며 이야기했다.
“뭐가?”
정민은 자신의 말을 자르며 연정이 말을 건네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 강한 기의 흐름이 느껴져요. 오행이 역전된 기의 흐름이에요. 아, 맞아요! 하나가 빠졌기 때문에 기의 흐름이 역전되어 있는 거 에요.
“뭐야? … 알 수 없는 말만하고 오행이 어떻게 됐다고 하는 거야? 저번엔 21번이 똑똑해지더니, 우리여보가 무지무지 똑똑해졌네?”
정민은 연정이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자 괜히 시비를 걸듯 비꼬았다. 순간 정민의 뒷머리가 서늘해졌다.
“헉, 에에…!”
- 호호,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아, 알면서 …. 말을 미리 하기로 했잖아, 이건 반칙이다.”
- 흥, 다음부터 그렇게 비꼬면 또 그럴 거예요.
“알았어! 담부턴 안 그럴게. 근데 그 기가 역전되어 흐르다니 뭔 소리야?”
- 음양오행(陰陽五行)은 알지요?
“물론!”
- 그중에서 오행은 목, 화, 토, 금, 수로 순행되는 순서인데 이 광장과 네 개의 굴은 토가 빠져서 순행이 아닌 역행인 수, 화, 금, 목으로 어긋난 기가 흐르고 있어요. 서로 상극인 방향으로 기가 흐르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이 정체되고 있어요. 무언가에 의해서 토(土)의 기운이 억제되어 있어서 순행되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그럼 토의 기운이 있어야 되는 곳이 어디지?”
- 그러니까 …, 맞아요! 이곳이에요, 이 신단수가 있는 서있는 중심이 토의 기가 존재해야 되는 곳인데 이 신단수가 토의 기운을 누르고 있어요.
“그럼 이 신단수가 없어지지 않는 한 기의 순행은 불가능하단 이야기로 구만.”
- 그게 아니에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 신단수가 없어진다고 해서 억제된 토의 기운이 풀려 기가 순행되는 것은 아니에요. 신단수 밑에 묻혀있는 옥이 제거되면 토의 기운이 풀리고 신단수는 그 기운이 순행을 하도록 음양의 기를 더해주게 되요. 그러니까 신단수가 없어진다면 기의 역행이 영원히 진행되기 때문에 이곳이 붕괴되고, 나중에는 거대한 기의 폭풍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 결과를 상상할 수 없어요. 그나마 신단수가 토의 기운을 누르기 때문에 이곳이 유지되고 있는 거예요.
“그럼, 그 옥 덩어리를 파내면 되겠네!”
- …!
정민의 말에 연정은 어이가 없는지 잠시 동안 말을 않다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 그게 간단치 않아요. 당신이 마지막 남은 문양을 기억해 내지 못한다면 저 옥을 파낼 수 없어요.
“그럼, 그냥 두지. 신경 끄라고, 여기를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문제될 거 없잖아.”
- 그…, 후우! 알았어요. 여기만 빠져나갈 수 있다면 상관없겠죠.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이 말을 꺼내려다 그만두고 정민의 말에 동의하고, 문양에 대하여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광장을 중심으로 오행의 기운이 있다면 내가 처음 들어온 곳이 수(水)가 되는 것이고, 광장이 토(土)가 되는 것이고 나머지 목(木)과 화(火), 그리고 금(金)은 어디지?”
- 그건, 신단수를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있어요. 수맥이 연결되어있는 굴이 목(木)이 되고, 뒤쪽에 있는 굴이 화(火), 마지막 굴은 금(金)이 되요.
“그래, 그렇게 되겠군. 그럼 수의 기운이 있는 곳에 물고기가 살고 있으니 목의 기운이 있는 곳에는 식물이 자라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리고 화나 금에도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봐도 되겠군, 맞지?”
- 그래요, 목의 기운이 있는 곳에는 빛이 없어 풀이나 나무는 없지만 빛이 필요 없는 식물이 자라고 있을 거예요.
“후후, 잘됐다. 매일 수액만 먹으며 지냈더니, 영 그랬거든 ….”
- 어머, 그럼 그동안 수액만 먹고 지냈단 말이에요?
“응! 깨어나고 나서는 쭉 수액만 먹었지. 그게 잘못된 거야?”
- 그럼, 그 많던 괴수의 고기는 어디에 썼어요?
“그거야 괴수들을 잡기위한 미끼로 …, 엥! 그럼 이걸 내가 지금까지 먹었다고 생각 하고 있는 거야?
- 그럼, 지금까지 이 아까운 고기를 괴수들에게 다주었단 말이에요? …! 에고, 어쩐지 괴수들이 상상외로 강하다고 생각됐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연정은 정민의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뭐? 그럼 저 괴수들이 동료의 고기를 먹으면 더 강해진단 말이야?”
- 그래요, 그렇게 되요.
“진작 알려주지 그랬다면 미끼로 쓰지 않았을 것 아니야! 아참, 그리고 나보고 저 괴수의 고기를 먹으라는 소리야?”
- 그래요, 괴수의 고기는 정민 씨의 기화 힘을 북돋아 주는데 최고의 음식이에요. 문자 그대로 보약이란 말이에요.
“우욱, 저걸 어떻게 먹어?”
정민은 괴수의 사체를 해체할 때를 떠올리고 헛구역질을 하며 손사래를 쳤다.
- 호호호, 이제야 실토하시네요.
“뭘?”
- 연이가 입이 까다로운 이유가 당신을 닮았다는 것이요.
“그거랑 이게 무슨 연관이 있어?”
- 정민 씨는 분명 무엇이든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저걸 못 먹는 다고하니 맞잖아요.
“그건 이야기가 달라. 별개라….”
- 그만 하세요. 저걸 먹어야 우리연이에게 나머지 영단을 전할 때 힘들지 않을 것이니 알아서 하세요. 연이를 위해서라도 꼭 먹어야 되요.
“알았어, 먹을게! 먹으면 되잖아. 에고, 자식이 뭔지…!”
정민은 연정에게서 연이 이야기가 나오자 바로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 호호, 그럼 부모는 공짜로 되는 줄 알았어요?
정민은 괴수의 고기를 먹어야 된다는 생각에 진저리를 치고는 미끼로 쓸 요량으로 한 쪽에 쌓아두었던 남은 괴수의 고기를 향해 다가갔다.
“이거 익혀서 먹어도 되는 거지?”
- 호호호, 그냥 날로 먹는 게 효과가 더 좋은데…!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