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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해대전(忍海大戰)이 있은지 2년 후.
목진국과 태상국 사이에는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목진은 대륙의 중앙으로 진출하기 위해 뒤에 있는 태상을 복속하려 했고, 태상은 잃은 바다 대신 육지를 얻으려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 진출을 가로막고 있는 목진국을 반드시 복속해야만 했다. 양국은 지리적으로 필연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 밖에 없는 운명 이었다.
먼저 군사를 일으킨 것은 목진국 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모든 면에는 태상국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목진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양 국은 결국 중앙 진출을 위해 함현평야에 대군을 집결시켜 대치하고 있었다. 허나, 유리한 위치에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태상과 달리 목진은 더욱 적극적으로 이 전쟁에 임하고 있었다. 목진의 육군이 출병을 하기도 전에 이미 그들의 수군을 은밀히 운암진을 출항했던 것이다.
목진의 진영.
대장군 유무기의 부장인 장수 이한경(伊漢競)이 군사 위창소에게 물었다.
“이제 곧 추수 때인데… 군사를 일으키기는 조금 늦은 것이 아닙니까?”
“이(伊)장군께서는 왜 추수 때에 군사를 일으킨 것이 잘못이라 하신 것입니까?”
“추수 때가 가까워 오면, 백성의 대부분이 농민인 우리로서는 병사로 소집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정예군 이외의 군사의 모집이 사실상 어려워 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태상도 같습니다.”
“우리가 이 전쟁에서 이미 태상국 내에서 전투를 할 것이라 예상한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태상이 집을 비우고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태상이 수시로 군사를 보충할 수 없는 추수가 가까운 때를 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지금은 바다에 태풍이 많은 시기입니다. 이러한 때에 해군까지 해구진으로 보내신 것은…”
“그렇기 때문에 보낸 것입니다. 벌포(筏浦) 앞의 대양은 평상시에도 거센 바다로 유능한 선장이 없는 배가 아니면 지나기를 꺼리는 곳입니다. 더군다나 태풍이 빈번한 지금 같은 시기는 외상들도 지나다니지 않는 것이 상식 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택한 것입니다.”
“그 뜻은 잘 알겠지만… 많은 무기와 말과 군사를 가득 실은 배로 그 험난한 파도를 지난다니… 만약, 모두 수장되기라도 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이 원정에서 실패하는 것입니다.”
“…”
위창소의 말에 장수 이한경은 깊은 고민에 빠진 듯 보였다.
태상국의 진영.
군사 선우현이 제장들에게 명하고 있었다.
“분명 우리 군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군사께서는 무엇을 걱정하는 것입니까?”
“후방입니다.”
“후방?”
“해구진 입니다.”
“과연, 저들이 모험을 할까요?”
“그것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대비는 해야 하겠죠.”
“모험을 한다 해도 분명 선단의 6할은 잃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다행이지만….”
“설사 그 이상이 살아 남는다 해도, 수성을 하는 우리 진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10배 이상의 전투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경계를 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 그리 파발을 띄우시지요.”
“알겠습니다.”
“전서조 보다는 파발을 띄워 주시죠.”
“그리 하겠습니다.”
양국이 대치한 사이에 많은 시간이 흘러 추수때가 되어 있었다. 양국의 대군이 진을 친 주변의 모든 대지는 황금색으로 온통 빛나고 있었다.
무국의 황도 상성(常晟).
목진과 태상의 대치가 길어지고 있음을 보고 받은 무의 군사 허유기가 어전에서 많은 무, 무 대신이 있는 가운데 황제에게 출정을 청하고 있었다.
“전하! 소신은 이 기회에 목진의 땅을 도모할 까 합니다.”
“목진의 땅을?”
“그렇습니다.”
“어찌…”
“아무래도 태상국과 화친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태상과 말인가?”
그의 이 말에 대신들은 다소 놀라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허유기도 그러한 우려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같은 전국시대에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벗이 되는 법 입니다. 지금 태상이 위태로우니 분명 우리의 손을 잡을 것입니다.”
“그들과 어찌 화친할 것인가?”
“은밀히 사신을 보내어 협약을 맺은 후, 태상과 목진이 피차 총 공세를 할 즈음 우리 군은 문하성을 중심으로 목진의 국경을 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함현에서 대치하고 있는 목진의 주력군을 양쪽에서 압박하는 것입니다.”
그의 이 말을 듣고 있던 한 신하가 물었다.
“군사! 목진군을 양쪽에서 압박을 한다 하면, 보다 목진군에 가까운 문경(文京)이나 서현(西咸)으로 향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허나 그것은 자칫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원정에서 우리 무국은 지나치게 목진과 태상의 싸움에 개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실리를 추구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전쟁에 승리한다면 우리는 문하성과 문경 일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태상국도 불만이 없을 것입니다. 그들도 서현 일대를 얻으므로 해서 함현평야의 10할 모두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위험요소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자칫 태상과 무국이 피차간의 승전으로 인해 서현(西咸)을 서로 차지하려 충돌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서현을 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전쟁의 귀신이라 불리는 적장 적령 입니다.”
“적령?”
“그렇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우리 무국이나 태상의 군사들을 사실 그 붉은 깃발만 보아도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실정 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그자와 마주치지 않고 땅을 얻어 군사의 사기를 일으킨 연후에 후일을 도모할까 합니다. 혹, 그자가 태상과의 전투에서 전사한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만…”
“태상국과의 전투도 피하고, 적장 적령도 피한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이익만 추구하려는 그런 협약을 태상국이 받아들일까요?”
“지금 태상과 목진의 육군의 군세는 호각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그 군세를 나누겠다는데 그들은 거절할 수 없을 것입니다.”
“…”
그렇게 허유기에 의한 암약이 은밀히 진행되고 있었다.
목진의 진영.
군사들은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수뇌부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군과 이미 약조한 결전의 날을…
대양.
목진의 수군은 지금 거대한 대양(大洋)과 일전을 벌이고 있었다. 거센 파도가 함선을 삼키려 사정없이 달려들고 있었다.
“장군님! 더 이상은 위험합니다.”
“젠장… 배를 육지로 돌리게!”
“알겠습니다.”
목진의 수군은 거센 바다의 벽에 막혀 다시 육지로 배를 돌리고 있었다.
태상국의 진영.
허유기가 보낸 무국의 사신이 군사 선우현을 만나고 있었다. 그는 지금 선우현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희 무국의 제안이 어떠신지요?”
군사 선우현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우선 물러가 계시지요.”
사신을 물린 선우현은 장수들과 숙의를 하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