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팅 부은 눈으로 아침에 신랑 챙겨서 출근시키고 겨우겨우 맘을 진정시켜봅니다.
전 참 철없는 아내인가 봅니다. 울 삐쟁이가 '모든 걱정은 내가 할테니까 넌하지마'
그렇게 말한다고 정말 아무 걱정 안해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그저 삐쟁이랑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이순간이 전부인것 같이 그저 행복에 겨워서
투덜대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전 참 철없는 아내였습니다.
울 삐쟁이... 어제 갑자기 소주한잔이 먹고 싶다고 해서 편의점에서 소주를 한병 사왔습니다.
전 술을 잘 못하는 관계로 삐쟁이가 술마시는 동안 혼자서 중얼중얼 대며 컴퓨터를 하고
있었구요... 그러다 울 삐쟁이가 '마눌아... 일로 잠깐 와볼래?' 하길래 쪼르르 달려가서
옆에 앉았습니다.
'왜?'
'아니... 그냥 울 마눌 이뻐서....'
'당연한걸 가지고 새삼스럽게.... 히....'
그러다 울 삐쟁이 눈을 보니 빨갛게 충혈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눌아... 미안하다'
'뭐가?'
'그냥.... 너 돈 때문에 마음 고생 안시킬려구 그랬는데... 상황이 계속 안좋아져서....
처음 일 시작할때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그게 시간이 길어지네... 맘이 영 안좋아'
휴.... 철없는 나는 그저 돈이 있건 없건 행복에 겨워 아무 생각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울 삐쟁이는 많이 힘들었었나봅니다. 사실 요즘 새로 시작한 일이 좋지를 않아 조금 많이
힘든 형편이다보니 그동안 내색은 안했지만 혼자서 많이 생각 했었나봅니다.
'너 먹고 싶다는거... 한번도 제대로 사주지 못해서 미안해. 매번 먹고싶은거 뭐냐고 물으면
핫도그라고 대답하는 너 보면서... 참 미안하기도 하고 맘도 아프고... 그렇다'
맘이 찡했습니다. 나는 괜찮은데... 정말 힘들지 않았는데...
'바보같은 여보야.... 난 괜찮아. 나 안힘들어. 죽을때까지 당신이랑 같이 살껀데
뭐가 힘드니? 지금까지도 힘들다고 생각 안했어. 그리고 앞으로 살날이 더 많은데 뭐...'
울 삐쟁이... 갑자기 씻고 자야 겠다고 하더니 화장실로 냉큼 들어가 버립니다.
불쌍한 남편.... 자기집에서 맘 놓고 울지도 못하는... 참 불쌍한 내 남편입니다.
울보 삐질이... 그런 남편을 보면서 맘이 너무 아팠습니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둘이 누워있는데 갑자기 울 삐쟁이 제 발을 만져보더니
벌떡 일어나 앉아서는 제 발을 막 주무르더군요. 하지말라고 했더니...
'가만히 있어봐. 차갑잖아 난 울 마눌 발이 이렇게 차가운지 오늘 처음 알았네... 미안해'
하지말라고.... 됐다고... 저도 일어나서 이렇게 말하다가 울어버렸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울 신랑.... 나보다 좋은 여자 만났으면 지금처럼 이렇게 돈때문에 걱정 안해도 되었을
좋은 사람인데... 이사람 고민하고 걱정하는게 모두 제 탓인거 같아 맘이 너무나
아픕니다.
'그래두 여보야... 아무리 힘들어두 우리 지금처럼 꼭 잡은 두손.... 놓지말자. 평생 꼭 잡고 살자'
했더니... 울 삐쟁이 왈...
'응 그래... 고맙다. 근데........... 여보야는 반말이잖아 ㅡㅡ+ 너 왜 반말햇!'
'ㅡㅡ;;'
이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콧물도 나고... ^^;
예전에 남들의 행복한 예기를 들으면 그건 내 몫이 아닌줄 알았습니다. 워낙 힘들고
어렵게만 자라왔기에 그건 그저 남들의 예기인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전 세상 누구보다 많은걸 가진 느낌입니다.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배풀며 살겠습니다.
그리고.... 죽을때까지 한사람만 보며 살겠습니다. 저만 바라보는 그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