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버지 약주 한잔 하시고 저녁에 재활용 쓰레기 버린다고 나가시다 계단에서 굴러서
응급실 실려 가신게 2005년 시작하기 3일전...
사지 마비로 꼼짝을 못하셔서 CT 찍고 MRI 찍고
각종 검사 다해보고...
2004년 마지막날 수술을 하셨습죠~!
의료보험 안되는데 무통 주사 하실거냐 묻는 간호사말에...
괜찮다고 하면서도...
울아버지 처량하게 울 동생을 처다보시더랍니다..
울 남동생.... 아빠 술 담배 이참에 끊으시면~! 해드립죠~!
물론 무통 주사 해드렸죠...
울 아버지 정신력 하나 끝내주신다면서도 엄살 무지 심하시거든요.
그 엄살을 어찌 남은 가족이 감당할까 싶어서... ^^
그리고 수술 들어가시고 울 신랑이 5시간 내내 수술실 앞을 지켰답니다..
읽던 신문을 또 읽고 또 읽어가며..
딸은 일한다고 가보지도 못하고...
수술후 발은 감각이 돌아왔는데 손은 여전히..
화장실도 혼자 못가시는 것은 물론 혼자 일어나지도 못하셔서
물도 밥도 다 먹여드려야하니...
가족중에 하나는 영락없이 묶여있어야 하지요
핑계같지만 딸들은 보탬이 안되더이다..
아버지 몸이 불편하시긴해도 정신이 아주 말짱하시니...
부끄럽다.. 절대 일 (대소변) 못보신다고 하여..
울 남동생하고 엄마, 시간여유가 되는 울 신랑이 돌아가면서 병실을 지킵니다..
물론 딸들도 퇴근하면 병원에 들려서 늦게 까지 있다가 갑니다.
울 엄마 당뇨라 무지 힘들어하셔서
엄마를 위해서라도 아버지 빨리 일어나셔야 할 텐데..
액땜은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그제는 울랑이가 가게도 못나가고 징징 대는 전화를 하더라고요
뭐에 찔렸는데.. 피가 한바가지라고.. 펑펑..지혈도 안되고 아프다고..
"피가 한바가지인거야? 그런거야?"
평소에는 전화 한통 없더니 일하는 마눌한테 열두번 전화를 해대네요..
나중에는 화가 나서 아주 가게고 병원이고 가기 싫으니 자해 쌩쑈를 하냐구..
퇴근후 학원 들렸다가 부랴 부랴 갔더니
정말 온 집안을 피바다로 만들어 놨더라고요..
병원에는 절대 안간다하여..
불법의료행위를 했습죠...
어른 엄지발톱만한 유리조각 빼내고 소독하고 약 발라 드레싱하고...
혹여 자다가 건드려 자지러질까봐.. 탄력붕대 칭칭 감싸두고..
전에 염증 생겨서 처방받아놓은 항생제 소염제에 진통제까지 찾아다가 챙겨먹여놨더니
어지럽다하여 그 오밤중에 해장국집 찾아다가 선지국까지 한사발 사다가 먹였습니다.
그간 들지말라던 보험 무리하게 들더니 나 몰래 해약해 써버리고...
PC방 하네마네 사네마네로 박터지게 싸우다가
기어코 PC방 내서 돈 까먹고 있는 신랑이라...
미움이 찰랑 찰랑 하고 있었는데..
어제는 장모님 병원가는 날이라
대낮부터 장인어른 병실에 있다고 나 심심해..퇴근하면 올꺼지???
전화를 하는 신랑이 밉지가 않대요..
절룩대면서도 가게일 보고
장인 병실 지키면서 온갖 수발 다하고..
이제 퇴근한 처남 처제 마누라 힘들다고...
혼자 과일 깎고 음료수 내오고...먹을 거랑 마실 물까지 챙기고
병원에서 동생들이랑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추운 밤길.. 내 어깨를 꼭 감싸안고 절룩이면서 가는 신랑에게...
"고마워" 했는데..
기어코 분위기 깨는 말을 합니다..
"니 어깨 목발로 쓰면 참 좋겠다... "![]()
자기 하고 싶은 일로 금전적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신랑이지만...
바보 같은 짓하고 수습못해서 거짓말로 속여 내속을 홀라당 뒤집는 신랑이지만...
담주 화요일 우리 아버지 2차 수술도 우리 신랑이 지키게 될 것 같아요..
쓰잘떼기 없이 내 속만 썩힌다고 생각하던 신랑도
이런 맛에 데리고 사나봅니다...
그리고... 날마다 아빠 잔소리에 시달리는 울 남동생
대학원공부로 날 꼴랑 꼴랑 세우며 바쁠 텐데
싫은 내색 없이 퇴근후에는 물론
근무하는 짬짬이 ( 울 동생이 병원에 다녀서 동생 병원에 아버지 모셨거든요)
아버지 곁을 지켜주어서 고맙고요..
임신해서 밥냄새만 맡아도 구역질하는 여동생
퇴근하고 자고만 싶을텐데 피곤한 몸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병원에 들려주니 미안할 따름이고요...
무엇보다 아버지 미워하면서도
아픈 몸으로 수발하시는 우리 엄마도 안쓰럽습니다..
아빠.... 이참에 이제는 술도 담배도 끊으시고 (본의아니게 끊고 계신 상태지만)
건강해지셔서...
우리 가족 모두 설에는 오붓하게 병원이 아닌 집에서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쩍 우리 시친결방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만 올라와서...
기운 내셔야 할 분들 많네요..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곁에 소중한 가족이 있으니 꼭 좋은 날 올거라 믿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