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때부터 32살인 지금까지 너무나 절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햇수로 18년, 정말 긴 시간동안 알고 지냈죠.
그 친구와 저는 같은 중학교를 다녔고, 첫사랑의 아픔과 첫남자의 기억을 모두 공유한 그런 사이였습니다. 당연히 서로의 부모님에게는 아버지,어머니 소리를 당연히 하고 지냈구요.
친구 아버지는 딸의 친한 친구인 저를 어린 시절부터 예뻐하셨고 커서는 제가 며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자주 농담을 하셨습니다.(친구는 남동생만 2명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첫사랑인 남친과 헤어지고서 떨어져지냈던 친구를 좀 자주 만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친구의 남동생도 자주 얼굴보게 되었고 제 친구와 연년생인 이 동생넘은 맨날 "누나 밥 사줘, 술사줘"하는 말로 뻔질나게 제 직장 앞으로 오게되었지요.
제 애인도 아닌 놈을 단지 친한 친구 동생이란 이유로 열심히 사주었습니다.
솔직히 동생이기는 하지만 저랑도 연년생인데다가 생긴게 저보다 10살은 많아 보이는 녀석이라 제가 많이 두려워했지요....
이 넘은 맨날 오지말라는 제 말을 묵살하고 와서는 제가 사주는 술을 먹고 "누나 나한테 시집와라"는 택없는 소리를 자주 했습니다. 정말 택도 없었죠.
그리고 전 그때 당시 만나던 다른 놈팽이와 결혼을 하기로 하고 진행하고 있었죠.
근데 갑자기 친구가 전화해서는 심각한 목소리로 만나자는 겁니다.
뭔 일있나 싶어 갔더니만 자기 동생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데요.
뭘 어떻게 생각하냐고 내 동생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남자로서의 소감을 묻데요.
나참~친구 남동생을 남자로 생각할 일이 뭐가 있답니까?
그래서 남자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지 동생 사귀어볼 생각 없냐는 겁니다.
저는 그때 벌써 상견례 하고 결혼식장 잡고 있는 중이었는데...
나참 기가 차고 코가 차서...그래도 젤 친한 친구라 정말 어렵사리 돌려 말했습니다.
"OO가 정말 괜찮은 동생이고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난 여지껏 단 한번도 OO를 남자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그랬더니 이 지집애. 그럼 지금부터라도 생각해볼 여지는 없냐고 묻네요.
정말 친구가 맞나 의심스럽더군요. 솔직히 제가 뭐가 아쉬워서 젤 친한 친구의 남동생을 사귑니까?
그래서 솔직히 말했지요."OO가 별로라는 게 아니라 너의 동생이래서 남자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OO와 사귀게 된다면, 만약 연애가 잘 되어서 결혼이라도 한다면 너와는 시누 올케 사이가 될 텐데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요. 더불어 괜찮은 사람이니까 얼마든지 좋고 예쁜 여자 만날거라고 얘기해 주고요. 그랬더니 그 친구 하는 말이 "친구가 시누,올케 사이가 되면 더 사이가 좋아질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냐?"며 택도 없는 말을 하더군요."그래 네 말이 맞다. 네 말대로 친구가 시누 올케가 되어 정말 사이가 좋아질 수도 있지만 너와 나처럼 상대방의 첫사랑, 첫남자까지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될 수가 있겠냐? 나는 남자때문에 나의 소중한 친구를 잃기 싫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친구 하는 말이 제가 결혼한다고 해서 자기 동생이 요즘 방황한다고 자기 엄마가 저를 벼르고 있다네요.(뭘 벼르고 있으신건지..)게다가 동생이 카드값이 있는데 저랑 쓴거라고 저보고 내라고 하실거랍니다. 이 대목에서는 제가 기가 다 막히네요. 친한 친구라 그냥 웃으면서 얘기했습니다. "나 여지껏 OO가 사준 밥 한번 먹은 적 없고 동생이래서 술이고 밥이고 내가 다 사줬다.OO가 나한테 딱 한개 사준거 있다.길거리에서 2000원짜리 핀" 그랬더니 친구하는 말..."지 누나는 여지껏 암것도 사준 적 없는데 너는 그거라도 사줬으니 니가 좋기는 좋았나보다" 하더군요. 나 미쵸~~~~
지 혼자만의 감정을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친구는 전화를 끝으며 "그래도 피는 물보다 진해서 팔이 안으로 굽을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더군요.전 암 생각없이 들었고 그리고 나서 이 일을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제 결혼식 때..젤 친하던 친구는 직장 동생할머니 상을 핑게로 제 결혼식에도 오지 않았고 저는 서운하기는 했지만 그냥 그런 줄로 알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친구 결혼식...
춥디 추운 12월 겨울, 저는 7개월이 막 넘은 아이를 안고 남편과 함께 친구의 결혼식에 갔지요.
친구 어머니의 그 쌀쌀한 얼굴을 보고서도 왜 그러는 줄 몰랐습니다. 아니 생각도 못했지요.
친구 결혼식 끝나고 다른 중학교 동창 친구가 저에게 묻더군요.
"니가 아무개 동생 OO사귀다가 찼다매? 네 남편 어디가 좋았는데?"
너무 황당무개한 소리라 저는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어디서 그런 유언비어를 들었어?? 내가 제 동생을 왜 사귀어?내가 미쳤냐? 뭐 잘못 먹었냐?
그랬더니 친구는 "아님 말구"하더군요.(원래 말투가 그런 친구라 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결혼식 끝나고 다른 친구들은 폐백실로 우르르 몰려가는데 저는 아기가 울까봐 가보지도 못하고 추운 밖에서 2시간 가량 기다렸죠.폐백 끝나고 화장 고치고 옷갈아입고 밥 먹고 나온 친구는 그제서야 보고 아는 척 하더군요.그리고 나서도 비행기 시간은 한참 남았는데 아기 춥다고 가란 말도 없이 거기서 같이 기다려 달라고 하더군요. 그 추운날에...T.T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미친년인지, 뭐가 좋았는지 혼기 꽉 찬 친구가 결혼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거기서 또 기다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예식이 11시였는데 10시까지 가서 예식장에서 5시까지 있었네요. 어린 아이 델구...
그리고 한참 후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제 동생OO이의 여자친구를 엄청 자랑하더군요.
일주일에 두세번씩 자기 집에 와서 저녁 먹고 논다, 먹고 나면 하지말라고 해도 꼭 설겆이 한다.
자기 부모님한테 아빠,엄마 하면서 찰싹 붙어 있는다 등등...
친한 친구와 간만에 통화하면서 왜 동생 여친을 자랑하는 줄은 몰랐지만 그냥 동생 여친이 귀여우니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걱정스러운 마음에 "남자 친구 집에 너무 자주 놀러가면 안좋은데..네가 밖에서 놀라고 얘기해" 했더니 뭐가 삐졌는지 "내가 얘기해도 걔는 집에서 노는게 더 좋대"라면 날카로운 음성으로 말을 하더군요. 그냥 기분이 상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친구가 임신을 했습니다. 너무나 좋았지요.제 아이와 몇 달 차이로 친구의 아이가 태어날테니 그 친구의 아이와 제 아이가 친구가 된다면 너무 좋을거 같았습니다.
친구에게 임신을 축하한다고 노래까지 불러주며 난리를 쳤지요.
친구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문자를 받자마자 휴가까지 내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친구는 없더군요. 30분을 기다려서 친구엄마를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한 느낌...친구엄마와 함께 친구를 기다리는 내내 너무 이상했습니다.
마치 엄청 사이나쁜 시모와 며느리가 간만에 만나 서로 견제하는 듯한 느낌, 내가 왜 이런 느낌을 가져야하지 계속 생각했지요.
친구에게 선물한 아기옷을 보며 친구엄마는 "뭣하러 이런 걸 가져왔어. 옷도 많은데..."
헉~ 이 얘기는 돈으로 가져오지란 말이죠? 근 20년을 알고 지낸 어머니였는데...
이때도 저는 둔했습니다.
친구가 퇴원해서 친정으로 간 후 저는 간간이 친구와 통화를 했지요.
그러던 중 제가 남편이 아주 미워 미치겠던 때가 있었습니다.(결혼 4년차라 요즘 남편이 까닭없이 밉습니다. 남편도 가끔 저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 같구) 그날따라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남편 흉을 봤지요.(저희는 맞벌이인데, 남편 고집에 따라 시댁에 아기를 맡기면서 100만원씩 생활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그러다 남편 결정에 따라 시댁에 생활비를 드리지 않고 아이를 데려와 제가 키우기로 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이고요.시댁에 생활비를 계속 드려야하는 상황이면 제가 직장을 계속 다니겠다고 했는데 남편은 드릴 필요 없다고 하고 제가 직장을 그만둔 지금도 생활비를 드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결혼해서 아이 낳고 나니 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저희 신랑이 다른 것은 좋은데 돈에 대한 개념도 약하고 장남의식만 있는 사람이라 제가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친구한테 "어떻게 자기부모만 그렇게 챙기냐고 누군 하고 싶지 않아서 힘들다고 그러는 줄 아냐"고 투정을 했더니 친구 왈 ~ "너 신랑 그런 줄 알면서 결혼한 것 아니야? 신랑 성격이 결혼해서 변한 것은 아니잖아" 하더군요. 갑자기 제 머리가 띵~ "그래 그런 성향을 가졌는 줄은 알고 결혼했지만 너무 심하잖아"라고 대답은 했지만 제가 18년간 알아온 제 친구가 맞는지 갑자기 의심이 가더군요.
친구도 자기가 심했다고 생각했는지.."너 기분 상했니? 기분 상했다면 풀어.그냥 네가 선택한 사람이니까 시댁일도 남편이랑 너랑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여"그러더군요.
전화를 끝고 나서 생각하니 갑자기 그동안의 일들이 다 생각났습니다.
그동안 친구의 말과 행동이 왜 그랬는지, 결혼식장과 병원에서 그 어머니가 저를 왜 그런식으로 쳐다봤는지...참 기가 막혀서 저는 잊고 있었지만 친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근데요 제가 친구 동생 OO이랑 사귀기나 했음 억울하지도 않죠.
아니 뜬금 없이 전화해서 "누나 술사줘, 누나 밥 사줘". 제가 그 넘에게 소개한 여자친구까지 덤으로 술사먹이고 밥 사먹였습니다. 저 한테 좋아한단 소리한번 한적 없는 놈이 절 좋아했는지 제가 어떻게 아냐구요?
좋아한단 소리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저 결혼한다니까 지 성격에 술먹고 돌아다닌 것을 왜 제 탓을 하냐구요? 그 넘 술고래라 그동안 쓴 제 카드값이 얼마인데...친구 동생이래서 다 사줬구만.
원통해도 내가 원통해야 하는디....
그리고 더 웃긴거, 친구 결혼한다고 해서 친구랑 신랑감 보러 갔을 때,(친구 중에 제가 신랑감을 젤 나중에 봤습니다) 친구 신랑이 처남이 워낙 목메어 하고 안타까워 하길래 제가 엄청 미인인 줄 알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니어서 (제가 얼굴은 꽤 예쁜편인데 키가 매우 작습니다.남들이 미니어쳐라고 하죠)
놀랐구 이 정도 여자는 많은데 처남이 뭘 목메나 했다는 군요. 이 말도 친구가 나중에 저에게 해준거죠. 저 쫌 기분 나빴지만 그냥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근데 저 엄청 멍청하죠? 세상에 그 넘이 뭘 어떻게 했길래 지네 매형감도 처남이 목메는 여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어했다는데 그걸 다 들었으면서도 친구의 맘을 의심 안했으니...
아무리 피는 물보다 진하고 팔은 안으로 굽는데지만 내가 왜 자기 동생이랑 연애 안했는지도 알고 있고 게다가 상견례까지 하고 난 다음에 그딴 소리를 하고서는 나보고 멀쩡한 남자랑 이유도 없이 결혼 파토내란 것인지...참~~~그것도 모르고 여태 친구 맘 의심한번 한적 없는 제가 더 미련하네요.
이번 일로 친구에 대한 마음을 접기는 했지만 애정이 워낙 깊었던 친구라 배신감도 그만큼 크구요.솔직히 친구가 너무 서운하네요.
신랑한테는 이런 얘기 하지도 못하고 너무 속상하고 맘이 답답해서 여기다 올립니다.
솔직히 친구한테 나쁜년~ 밴댕이 같은년 이라고 욕하고 싶네요.
자기에 대한 내 맘 알면서 지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갖는지..
에구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맘이네요.
저 좀 위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