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가정환경이란거.. 정말 무서운것이군요..

한숨.. |2005.02.07 18:19
조회 66,078 |추천 0

얼마전에 사귀던 남친이랑 헤어지게 되면서 굵은 눈물 몇날 몇일을 흘렸는데...

 

드라마나 소설에서 보면 가정환경때문에 부모님이 연애나 결혼을 반대하는 장면이 많잖아요..

2~3년 전까진 그게 제 이야기가 될줄은 몰랐었어요...

 

저희집안 사정이 별로 좋지 않거든요...

제가 1남2녀중 장녀구 엄마가 안계세요...

집안에 엄청난 빚이랑 빚쟁이만 남기구선 엄마가 가출하셨었거든요....

그렇다고 원래 잘 살던 집안도 아니구 아빠 직업도 그날벌어 그날 살았었어요..

그래도 저랑 제밑에 여동생이랑 직장 다니면서 빚도 어느정도 청산하고 늦둥이 막내 남동생도 이제 고3이 되었어요...

솔직히 이제까지는 빚갚고 동생들 뒷바라지하고 생활비 보태느라 모아놓은 돈은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1년정도 열심히 일하고 또 5년 넘게 다닌 직장 퇴직금까지 하면 떡벌어지게 시집갈순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평범하게는 결혼할 수 있을정돈 되요...

 

남친 만날때도 모든걸 구구절절 다 이야기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 상황 여기 적은것만큼은 충분히 설명했고 남친도 지금 상황이나 환경들 제가 잘못한것도 아니고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들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건 상관 없다고 개의치않게 생각하더군요...

 

남친은 나이에 비해서 굉장히 생각도 깊고 예의도 바르고 그러면서도 은근히 유머있고...

자기 힘으로 전문대 졸업하고 지금은 대기업에 입사해서 돈도 잘벌고 회사에서 능력도 상당히 인정받는 사람이에요...

누나 둘에 막내인데 누나들 학교 문제로 어렸을때 부터 누나들관 떨어져 살았데요...

 

두서너달 만날때는 아무 문제 없었어요...

외모는 키도 작고 못생긴 편에 가까웠지만 솔직히 만나면 만날수록 좋은면을 많이 보게되어서 정말 이런 사람 만난거 감사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근데 문제는 남친 집에 인사드리러 가면서 시작됬어요...

남친 이제까지 단 한번도 여자를 집에 인사시킨적 없었다고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그말 듣고는 기분 좋은 한편으론 무척 부담스럽더라구요...

우선 제 환경을 어떻게 말해야하나....

정말 그것밖엔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남친 집에 인사드리러 갔고 근처 사시는 남친 이모님까지 오셔서 같이 저녁을 먹었어요...

이모님께서 이름, 나이를 물으시곤 바로 "부모님은 다 계시지?" 하시는데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서

"네"라고 대답해버리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그건 거짓말이란 생각이 자꾸 들어서 못참겠더군요..

 

저희 아빠.. 아직도 말씀은 아니지만 엄마 무척 기다리시거든요...

셀수 없이 가출 반복하시고 여기 적지 못할정도로 문제 많이 일으키셨지만 그래도 저희도 엄마 사랑하고 아빠도 그렇구요...  그래서 호적상으론  아무 이상 없어요.....

 

참 애매하죠.. 없으면서도 있고 있으면서도 없는 엄마....

 

그래서 "엄마와는 같이 살지 않아요.. 부모님께서 의견 안맞는 부분이 있어서 사정상 별거 중이세요.. 그래서 아빠와 동생들과 같이 살고있어요.."

남친 어머님 "아빠가 힘드셨겠어요."하시더군요..

 

그렇지만 그 뒤론 표정도 영 어색하시고 말씀도 아끼시고...

그 말하기 전엔 제 밥그릇위에 반찬하나 까지 얹어 주시면서 "많이 들어요"하시고 웃으시면서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말씀도 하셨었는데...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속으론 피가 마르더군요....

괜시리 이런 이야기 내가 직접하게 만든 남친이 원망스러워지기도 하고... 

 

그렇다고 남친 부모님을 미워한다거나 싫어지진 않았어요....

남친 생각하고 사랑하시는 모습..

어디까지나 자식 생각하시고 잘되길 바라시는거니까...

그리고 제가 맘에 안드신다고 해서 입밖에 내신다거나 함부로 대하시진 않으셨거든요..

그래도 끝까지 말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셨어요..

 

남친과 남친 부모님의 사이..

엄청 돈독하고 좋았어요... 제가 늘 부러워하던 모습 그대루...

얼마나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지... 남친이 얼마나 사랑받으면서 컸는지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을정도로.. 옆에서 보는 제 마음이 다 훈훈해 질정도였어요...

 

부럽기도 했죠.. 전 처음 입사해서 3년정도 기숙사에서 생활했었는데 몇달동안 엄마 목소리 한번 듣지 못하다가도 엄마한테 돈 붙여주는 날짜 늦거나 엄마가 돈이 급할때만 목소리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회사 앞에 찾아오면 엄만 내 얼굴한번 이름한번도 안부르고 돈만 받아들고 타고온 택시 타고 바로 가버렸었어요...

그런 제가 남친 부모님과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부러웠는지...

 

어쨌든 그날 어머님과 같이 하루를 자고 다음날 올라오는 길에 남친이 집에 전화를 드리더군요..

잘 올라간다고...

그런데 갑자기 남친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럼 다른것 가지고 트집잡으실거 아니에요"하고 말하는데 순간 제 얼굴이 장작불 뒤집어 쓴것처럼 화끈 거렸어요..

남친 어머님께서 제 얘기 하시고 맘에 안드신다고 한게 뻔할거니까..

그렇게 전화가 끊어지고 얼마후 다시 전화가 오더군요...

남친 고속도로에서 갓길에 차 세우고 내려서 한참을 통화하고 오고...

 

서로 아무말이 없었어요...

전 계속 눈물이 나려고 했지만 제 남친을 생각한다면 절대 울어선 안된다고 속으로 끅끅거리면서 참았어요..

남친도 한참을 아무말 없더니 대뜸 영화보러 가자 하고..

둘이서 아무일 없다는듯 서로 웃으면서 영화보고 시내다니면서 아이 쇼핑하고..

 

집앞에 데려다줄때 남친이 절 살며시 안고는 "오빠 믿지?"..

전 그 순간 눈물만 뚝뚝 떨어지고...

"힘들어도 오빠만 믿고 따라와... 아무생각이나 걱정말고.. 따라오기만 하면되.."

저 그때 이사람한테 너무 고맙고 그 따뜻한 말이 너무 와닿아서 펑펑 울었버렸어요...

 

제 평생 단한번도 그런 말 들어 본적 없었거든요...

 

살면서 전 항상 혼자라고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늘 배신당할거라고..

그렇게 마음문 꼭꼭 닫고 살아왔었는데....

내곁에서 지켜주는 사람 있구나 싶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요...

 

그렇지만 저 하나로 인해서 남친과 남친 가족 사이 갈라지는건 아닌가해서 그런걸로 불행주기 싫어서 헤어지자했고 남친은 제게 실망했다고 하더군요..

만나고 헤어지는게 그렇게 쉽냐고... 한번 만났으면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함께 해야지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게 어디있냐고...

 

그러면서 그때 말해주더라구요..

남친 어머님.. 새 어머님이라고.. 하지만 단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 없고 어렸을때 부터 지금까지 친어머니와 동일하게 길러주시고 사랑해주셨다고..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그리고 자긴 어렸을때 일이라 친어머니 얼굴 기억도 안나지만 위에 두 누나는 그런일때문에 많이 어긋났고 큰누나는 집안에 신경도 안쓰고 결국은 이혼해서 혼자 살고있고 작은 누나도 아직도 근래까지 속썩이는 일이 많다면서...

그렇기에 부모님께선 그런일 되풀이 되지 말란법 없다고.. 남친만큼은 구김살 없이 자란 사람과 만나길 바라시는 것일 거라고 말하더군요..

남친 아버님은 남친과 동일한 생각이라 반대도 없으시고 제가 화초 키우는거 좋아하시는거 아시곤 손수 분갈이까지 해주시면서 화초 10그루를 제게 들려주셨는데 어머님께서 반대하신다고...

 

그리고 자기도 부모님께 실망 많이 했다고 제 겉모습만 보고 이렇게까지 말씀하실줄 몰랐다고..

제 성격.. 됨됨이.. 생각하는 깊이를 지금 바로 봐달라는건 아니지만 남친 집도 잘난거 없고 내세울거 없으면서 어떻게 이러실수 있냐고 그렇다고 바로 화내고 말대꾸하면 오히려 절 더 안좋게 보실까봐 차분히 설득하느라 혼났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들은말이 처음으로 어머니께 화나서 말대꾸한거라고....

 

아직 저에 대해 아시는거 없으니까 좋은 모습 보이고 자꾸 얼굴 보면 달라지실거고 또 저의 좋은면을 보시면 제 환경같은걸로 말씀하실분들 절대 아니니까 서로 조금만 노력해보자고 말하는데 차마 끝까지 헤어지자고 말할 수 없어서 우선은 노력해보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남친 바쁘다고 하더니 일주일에 서너번은 만나던 일이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밥한끼 아니면 얼굴 잠깐 보는게 다구... 전화는 이삼일에 한번 문자 하루에 한통도 없을때있구...

그래서 그걸로 몇번 싸웠죠.... 노력한다고 일에 특성상 폰 켜놓을수가 없어서 그러니까 이해해 달라고 말하길 몇번... 남친도 많이 노력했다는거 알죠...

적어도 하루에 한통 문자는 왔었으니까.. 늦어도 전화 한통 하고... 거의 하루에 전화 잠깐.. 문자 한통..

그쪽일 저도 아니까 그정도에 만족하기로 했지만..

주말도 없고 평일에도 잠잘 시간도 없고.. 그래서 만나는 것도 뜸하고... 연락도 거의 없고..

 

저도 사람인데 한두달 계속 되니까 짜증도 나고 화도 나더군요.

주위사람들 다들 " 또 혼자있니"그러구..

오죽하면 제 여동생마저 "언니 오빠랑 안만나?"그러더라구요...

저랑 친한 사람들은 "네 남친 너한테 너무 무관심하다.. 니가 너무 외로워보여..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잘 생각해봐... 그리고 연락이란거 사소하지만 엄청 중요한거야... 널 얼마나 생각하느냐하는 관심의 표현인데..쌓여서 감정이되면 그거만큼 무서운게 없거든...  말로야 이해란게 쉽지만 이해해서 될 정도가 아닌거 같아서.. 잘 생각해봐.."하고 몇번이나 말하구요..

 

가끔씩 남친 어머님께 안부 전화 드리면 손님 왔다거나 밥먹는다거나 하시면서 빨리 전화 끊으시더니 나중엔 특별한 일 아니면 전화할 필요 없다면서 전화비 많이 나오니 끊자고 하시데요..

무슨 뜻일까... 내내 고민하다가 어른들 다그러시지 넘어가자 생각햇지만 그래도 저 맘에 안들어 하시는거 알아서 그런진 몰라도 기분이 몹시 안좋고 섭섭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섭섭한게 하나 둘 쌓이다 보니까...

전화없이 문자 한번씩오고 일에만 파묻혀 사는 남친도 힘들텐데 내가 이해하고 기다려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안좋은 쪽으로만 쌓이게 되었어요...

내게 관심도 없는것 같고... 외롭기도 하고 서글픈 맘에 말도 못하고 밤마다 눈물만 흐르고...

그렇다고 피곤한사람에게 징징대기는 싫고..

 

그러다가 내가 남친에게 짐이 되는건가 싶었어요..

그 사람 생활에 내가 도움은 못될망정 부담이나 귀찮은 존재인건 아닐까하고...

가장 큰 문제는 제가 남친과 남친 부모님사이 갈라놓고 있는건 아닐까하는 부담감이었구요...

그래서 몇일을 곰곰히 생각하고..

결국엔 헤어지자고 먼저 말을 꺼냈어요...

 

남친 처음엔 설득하려고 하더니.. 나중엔 남친도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니 잘해준게 하나도 없다구요.. 제 몸 안좋은대도 챙겨주지 못했고 자주 만나거나 연락도 안해줬고 집에 데려갔을때도 좋은 소리 듣지 못하게하고....

지금하는일 계속 하는 동안에는 거의 지금처럼 생활하게 만들텐데 그건 절 힘들게 하는것 밖에 없다고 언제까지 이런식으로 만들지 모르기에 너무 미안하다고 하는데.. 제가 먼저 그래놓고 눈물만 뚝뚝 흘러내리더라구요...

 

그렇게 헤어지면서 몇번을 호흡곤란과 열때문에 쓰러지고 병원을 갔는지 몰라요...

 

이젠 남자친구라던지 결혼이라던지 그런 생각 안하기로 했어요..

좋은 사람 많다고 더 좋은 사람 만날거라고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싶네요...

좋은 사람 만나면 뭐할까요...

제가 그 좋은 사람에게 부족한 사람일텐데...

 

요즘 세상 그리 호락호락 한가요...

돈도 있어야 되고 그럭저럭 외모도 따지고 능력도 있어야되고 성격 안좋으면 안되고...

그런데 전.. 돈도 없고 외모도 보통이고 빚밖에 없는 집안에 엄마 노릇하는 장녀고..

배운것도 없고 할줄 아는것도 회사 다니는거...

제가 부모라도 안좋아할 조건만 두루 갖췄으니...

 

사랑하고 믿고 의지하고..

내 인생은 내것이다..

그런말들이 있다해도...

 

가정환경이든 조건이든.. 정말 무서운것이네요...

 

 

  위아래로 훑으며 아가씨도 공짜인가? 

추천수0
반대수0
베플아참|2005.02.09 15:40
저번 톡 사연에 어떤주인공이 글을올리기를, 이혼한경험이 있던여자였는데, 그여자분께선 재혼한 시댁식구들이 이혼경험에 대해 감싸주고,,, 그동안 맘고생이 얼마나 심했냐는둥.. 거기다 시아버지께선 아들한테 너 니마누라 평생토록 과거 안들출 자신있다면 내 둘이 결혼하는것 허락하겠다고.. 그러셨답니다.. 물론 그여자분께선 그후로 아이도낳고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시겠다면서, 자기의 이혼경력을 사실대로 털어놓은것에대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며 행복해하시는 글을 올렸었답니다^^ 세상엔 .. 이런저런 사람들 많아요.. 님께서 사람으로인해 어떠한 아픔을 겪으셨다고해서, 모든세상사람들이 그사람처럼 똑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아니랍니다..주변의 않좋은일들의 경험담만 듣고 낙심하지마시고, 세상엔 얼마든지 좋은사람들도 많이 있으니까 앞으로 좀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셨으면 좋겠네요^^ " 인연이 아닌자는 좁은골목을 밤낮지키고 서있어도 엇갈리며, 인연인자는 엇갈린 골목을 스쳐가도 만나는게 인연입니다"
베플저기.. 님..|2005.02.09 12:23
님의 어머님께;;; 돈을 드리지 마세요.. 이상황에서 할말 아니지만.. 전.. 그렇게 생각해요.. 전.. 남친분보다도.. 님의 어머님이 더 야속하네요.. 사랑도.. 어느정도 오고가야죠.. 님.. 부디.. 좋은 남자만나시길..
베플우리모두|2005.02.09 05:38
보통사람 인걸요..님 자신을 사랑하세요,,인연이 아니였다고 생각하세요..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하는거 처음에는 사랑때문에 감싸질수 있다하지만 살다보면 많이 힘드실 거에요..용기 내시고 힘내세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