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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아기때문에... 제발 현명한 조언을...

아기는... |2005.02.13 07:45
조회 3,576 |추천 0

전 지금 뱃 속의 아기가 12주가 다 되어 가는 임산부입니다. 올해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임신하면 정말 행복할줄 알았어요... 남편도 더욱 잘 해주고, 저도

마음이 안정될줄 알았지요...

 

남편은 삼일 전 집을 나갔습니다. 제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

 

전화를 하니... 바람쐬고 오겠다... 밤에 전화하겠다... 하더군요...

그리고 전화를 끊더니 전화를 받지 않기 시작했어요.

 

전 전화끊기 전 이번에 또 이러면 나는 죽는다. 제발 들어와라...

얘기 했지만... 남편은 저랑 아기가 죽던지 말던지 상관이 없나봅니다.

 

남편이 이렇게 갑자기 나가서 연락이 안되는 적이 임신하고나서만도

서너차례됩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죽을 것처럼 힘들어서

입덧때문에 힘든 몸을 이끌고 차가운 밤거리를 남편을 찾아 헤매고 다닙니다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합니다.

 

 남편이 이렇게 된데는 제 책임이 크다는 걸 압니다.

저도 성격이 불같아서... 참지 못하고 남편을 때리고 윽박지르고 숨통을

조였나봅니다.

 

 그러나... 제가 그렇게 정신병자처럼 소리지르고 울면서 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남편에게 있습니다.

 부모님이 재작년 갑자기 돌아가신 저는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나이도 여덟살이나 많고 빚도 이천만원 넘는 남편이 착하다는 이유만으로 일년 전혼인신고만 하고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착한게 아니라 무능력하고 경제관념이란 없고, 게을렀습니다.

 

 늘 한탕 한탕 하면서 살다가 이제는 빚이 오천만원이 되었고, 그걸 제 카드로

돌려막고 생활비하고 하다가 저 또한 결혼 일년 사이에 천오백만원이란 카드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전 정말 상황이 이 지경이 안되게 하려고 노력하며 살다가 미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옷을 팔기도 하고, 주말도 없이 강사생활을 해서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는 삼개월마다 끊기기 직전까지

갔다가 제가 번 돈으로 해결되었고, 제 카드가 터지기 직전 저는 쌀과 김치를

사재기 해서 지금까지 그걸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임신 한줄 모르고 계속 무리를 해서 일하던 저는 몸이 너무 안좋아서 일주일만 쉬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고 일을 그만두고 온 날 임신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너무 무리를 해서 일을 해서인지 몸이 너무 안좋고 입덧이 심해서 삼개월이라도 지나고 일을 시작하려고 쉬고 있는 상태이니다.

 

 임신을 하고 나니 미치겠더군요. 월세방은 만기가 다 되어가고 보증금은 월세를 못내 다 까먹고, 남편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대리운전한다 나간답시고

하루 나가서 삼만원 오만원 벌면 일주일을 쉽니다. 카드사에서는 매일 하루에 삼십통씩 전화가 오고, 집으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전 임신한 몸으로 집도 절도 없이 병원비도 없이... 이런 상황 속에서 살아가게 된 것이 원통해서 날마다

울고 남편을 닥달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우울증은 너무 심해져서 남편을 많이

때렸습니다. 남편은 거의 백키로에 가까운 사람인데 그냥 저한테 맞기만 하고

묵묵히 있다가 집을 나가곤 했습니다. 

 

 전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누워서 잠만자고 제가 좋은 말로 얘길 하면

눈도 뜨지 않고 계속 잠만자는 남편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울면서 어깨

등 이런데를 때렸습니다.

 

 남편도 힘들었을 거란 건 압니다.

 

 하지만 부모님도 잃고 지금껏 남편을 만나 고생만 한 저한테 임신 중까지

무책임하게 이런다는 것이 용납이 안됐습니다. 남편은 제가 닥달하면

어쩔 수없이 열심히 사는 척이라도 하거든요...

 

 저희가 시끄럽게 싸우니 이웃이 경찰에 신고를 했는지 경찰이 왔습니다.

경찰에게 남편은 맞았다면서 저를 감방에 처넣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혼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의 아버님이 오게 되고...

아버님이 남편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니... 남편은 다시 안그러겠다면서

정신을 차린 듯했습니다.

 

 추석연휴 기간 제게 잘 하는 듯 하더니 끝무렵 다시 집을 나갔습니다.

저도 이제는 닥달하지 않으려 잘해주었는데...

 

 전 밤새도록 남편을 찾아 헤매다가 새벽녁에야 남편이 전화를 받더군요.

 

 저랑 못 살겠다며... 아기는 저 혼자 낳아서 키우던지 지우던지 하랍니다.

돈은 벌어서 부쳐주겠다는 데 믿을 수 없는 얘기지요...

 아기 낳아서 자기 집에 갖다주랍니다. 자기 집도 지지리 못살고 가난하면서

어머님도 뇌졸증에 쓰러지셔서 몸도 못가누는데 저한테 그 집에 애를

갖다주고 새출발하랍니다.

 

  전 뱃속의 아기를 생각해서 돌아오라고 했지만 남편은 저한테 넌 돈만 아는

여자라며 자기는 전기 수도 가스 다 끊겨도 남편을 바라보며 깜깜한 집에서

웃어주는 여자랑 살겠답니다.

 

 도대체 왜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걸까요.. 이 세상은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

는 걸 왜 모를까요... 제가 돈만 아는 여자라면 왜 남편과 결혼했겠어요

전 한달에 오십만원이라도 벌어와서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 건데

그게 남편 눈엔 돈만 아는 걸로 보였나봅니다.

 

 결혼 이후 한푼도 갖다주지 않고 오히려 제게 빚만 얹히고, 저를 고생시키더니 이젠 임신한 저를 버리려 합니다.

 

 전 수중에 정말 돈이 하나도 없어요... 아직 배가 나오지 않았으니 일을 시작하려 했지만 임신한 걸 말 안하고 일을 시작해도 금방 티가 날텐데... 어쨌든

저는 제가라도 일을 해서 최소한의 생활과 방 한칸이라도 얻고 싶은 마음에

일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남편때문에... 이젠 죽을 거 같아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이혼을 해달라고 했더니 아침에 쪼르르 달려왔더군요. 가만히 있었더니 혼자서 호적등본떼고 주민등본떼고 신이 났더군요...

 

 아기때문에 난 어떡해야 하냐고 제가 울고 난리를 치자 조금 정신을 차렸는지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어제 오늘 ... 다시 미안하다며... 다시는 안 그러겠다며

열심히 일하겠다면서... 아기랑 저를 책임진다고 맹세하는데...

 

 전 도대체 믿을 수가 없습니다. 늘 미안하다고 했지만... 똑같이 되풀이되는

가출, 연락두절...

 

 제가 임신중이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이젠 애가

뱃속에서 부쩍 커가는지라... 전 아무 것도 생각 안나고 죽을 것만 같아요...

 

 남편이 다시 가출하면 전 아마 자살할거에요...

 

 아기를 지울 자신도 없고, 저런 남편을 믿고 낳아서 키울 자신도 없고...

죽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제가 만삭이 됐는데, 또 남편이 가출하면 그 땐 정말 어떡해요... 아기 낳을

돈도 없고 도와줄 가족도 없고... 집도 절도 없는데...

 

 아기를 지금이라도 떠나보내야 되는 건가요...

남편이 결혼 초 술집여자랑 자서 저에게 성병을 옮겨서 전 거의 불임직전까지

갔다가 어렵게 얻은 아이에요...

 

 돈만 있으면... 낳아서 키우고 싶지만... 정말 아기를 보내기 싫은데...

 

 제가 남편에게 닥달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다시 집을 나가지 않을까요.

 

 아님 지 버릇 개 못준다고... 답답하다며 저랑 아기를 두고 또 나갈까요...

 

 임신 기간 내내 저한테 자기가 벌어온 돈으로 딸기 한 웅큼 안사줬으면서...

왜 저한테 이러는 걸까요...

 

 지금이라도 모든 걸 끝내야 될까요... 아님... 아이를 낳으면 남편이 변할까요...

 

 본성은 착한 사람인데... 악다구니 쓰는 저때문에 이렇게 된 거 같기도 하고..

저는 또 무능력하고 게으른 남편때문에 악다구니쓰며 살게 된 거 같기도 하고..

 

 남편도 모질지 못해서... 다시 돌아오곤 하는 거 같기도 하고...

다음번엔 정말로 떠나버리려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전 판단이 완전 흐려져서... 바보가 된 것같아요...

 

  정말 이젠 안그러겠다고 맹세하고 다시 들어와서... 지금 자고 있는 남편...

한번 더 믿어야 될까요... 그러나 시간을 주기엔 제게 시간이 너무 없어요...

 

 일이주일만 더 지나도... 저는 그냥 아기를 지울 수도 없고, 거의 낳아서 죽여야 되는 상황에 처해집니다. 아마 제 성격상 그렇게는 못하고 거지처럼 길거리에서 낳게 될거 같아요...

 

 제발 조언 좀해주세요. 죽을 것처럼 힘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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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휴~|2005.02.13 11:55
정말 중절수술 하는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한사람이지만...두분의 미래가 아니라 아기의 미래를 위해서라도..걍~ 아기 포기하고.두분 각자 새 삶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나중에..아기만 힘들어질게 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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