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명절은 결혼한지 6개월만에 벌써 세번째 치르는 행사네요..ㅋㅋㅋ
그래도 저 그다지 두렵지 않았어요....
모 오전부터 하루종일 기름냄새 맡으며 전 부칠 생각을 하면 미리부터 무릎이 쑤시긴 했지만..
그거 말고는 따로 나물 할 줄도 모르고 탕 올릴 줄도 모르는 저를...
시어머니께서 많이 이해해주시고 감싸주시거든요..헤헤헤..
그래서 미움받지 않을라고 설 전날도 아침에 눈 뜨자마자 세수만 하고 신랑 깨워서
시댁으로 직행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저희 아침 안먹고 온걸 눈치채셨는지 아침 밥상도 챙겨 주십니다...
저 밥알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후다닥 먹어 제끼고 앞치마 두르고 일할 준비합니다..
며느리는 며느리인지라 시어머님 부엌에서 나물 다듬고 준비하시는데 저 맘편히 밥 못 먹겠더라구요..
그래서 부리나케 어머니가 미리 장 봐오신 나물이며 파며 이것저것 꺼내서 펼치고 다듬기 시작합니다..
항상 시댁가면 앉아서 티비 보고 아님 낮잠이나 즐기던 울신랑....요번엔 안절부절 못합니다..
왜냐...............제가 시댁 가기 전부터 다짐을 받아 두었거든요....
나 : 자갸....나 일하는거 안쓰럽지??
랑 : 응...대신 내가 집에 오면 팔,다리,어깨 풀코스로 주물러 줄께~~
나 : 그런건 필요없고........난 솔직히....음식할꺼 산더미 같이 많은 것보다...
자기가 방바닥 굴러댕기면서 티비 보는게 더 못마땅하고 기운 빠져....>.<;
랑 : 그럼 어떡하라구??
나 : 도와줘야지.....설거지같은거 해달라고는 안할테니깐...옆에서 꽂이라도 끼워!!
랑 : (버럭)내가 그걸 어케해??
나 : 그럼 난 첨부터 그런거 했는줄 알아..나도 친정서는 옆에서 주워먹기만 했어!!
랑 : 그래 알았다 알았어!!!!
하하하하하.....이리 말해놓고 나니......울 신랑...자기도 몬가 하긴 해야겠고...무지 불안한가 봅니다..
결국 내옆으로 슬금슬금 앉더니 파를 어케 다듬는지 물어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저도 부엌에서 물질하는 시어머니랑 방에서 티비보고 계시는 시아부지...
눈치 안보이는거 아닙니다....살짜쿵 민망하긴 했찌만...열심히 다듬는 법 갈쳐 줍니다..
시아버지 한마디 할 듯 말 듯 하시더니.....그냥 말없이 자리 비켜 주시네요..^^;
그리고 펼쳐놓은 것들을 다 다듬고 나서 이제 본격적으로 전을 부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습니다..
신랑 또 쪼르르 마루로 따라나오더니 꽂이를 끼워줍니다....밀가루도 묻혀 줍니다...계란도 묻혀주고요..
동그랑땡도 혼자서 다 빚어 냅니다....저는 신랑이 예쁘게 빚어 놓은 그것들을 노릇노릇하게 굽습니다..
호박전이나 동태전 위에 모양 낸다고 고명올리는거 있져....것두 울신랑이 옆에서 홍고추 썰은 거랑
쑥갓 이파리 조금씩 따서 위에 올리는데.....어찌나 여자답고 소박하게 잘도 하는지 저보다 훨 낫습니다..
하하하...그날 장장 두시간 넘게 꾸부리고 앉아서 저를 도와주는 신랑을 보니...어찌나 고맙든지...
어깨 좀 쑤시고 무릎 좀 결리고 다리 쥐 나려는거 아무렇지 않게 느껴집니다...
마실나갔다 들어오신 시아부님이......."울 아들 생각보다 잘하네~~" 하십니다....ㅋㅋㅋ...
그날 작은어머니랑 시집안간 누이동생이 신랑더러 변했다고 놀리고 난리도 아녔습니다..ㅋㅋ
요번주 일요일 또 시할아버지 제사가 있는데용.....이젠 머....듬직한 신랑둬서 걱정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