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127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63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63
정연에게 바짝 붙어 있던 가영은 더욱 달라붙어 움직일 줄 몰랐다. 이런 가영의 행동은 정연은 당황스러웠고, 준일의 눈치를 보기 바빴고, 결국 정연이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하란이 가영에게 한 소리를 했다. 그러자 밖의 일에만 신경을 쓰던 준일이 가영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준일의 눈이 가영의 눈에 마주치자 가영은 고개를 푹 숙이고 정연에게서 약간 떨어져 앉았다.
지난 두 달여를 같이 지내면서 가영은 언제나 정연의 꼬랑지 같이 쫓아다녔다. 정연의 수련이 거칠고 다칠 위험이 많은 것이기 때문에 하란이 늘 가영에게 잔소리를 늘어났다. 그때마다 가영은 정연에게 달려가 하소연하는 것으로 하란의 잔소리를 피했다. 하란은 이상하게도 정연에게는 꼼짝 못했다.
“고, 고모 전 괜찮아요!”
정연은 머쓱해져서 어색함을 떨어버리기 위해 말을 하며 뒷머리를 긁었다.
- 우르릉!
정연의 난처함을 덜어 주려는 듯 오두막이 부서질 것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수 산다는 결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다 모아야 했다. 신수 산다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자 정연이 영의 검을 빼들고 기의 장막을 만들어 산다를 도왔다. 다시 한 번 커다란 폭음이 들리고 오두막의 흔들림도 잦아들었다.
- 후! 작은 주인, 끝난 것 같다.
정연과 신수 산다는 만이의 사태에 대비하기위해 준일의 식구를 오두막 안에 머물도록 하고 둘만 밖으로 나섰다. 거대한 지하광장의 모습은 변한 것이 없었다. 오히려 더 왕성한 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어라, 어찌 된 일이지?”
- 후후, 원천의 기가 이곳에 가득 하구나. 주인님이 하신 일이 성공하신 것 같다. 어서 가보자, 작은 주인!
신수 산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연은 총알처럼 신단수 쪽으로 뛰어 갔다. 뒤를 따르는 신수 산다도 이제부터 그들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이 다가 온 것을 느꼈기 때문에 흥분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신단수 위에는 정좌를 하고 앉아있는 정민을 중심으로 세 여인이 정삼각형을 이루며 정민을 보고 앉아 있었다. 세여인은 모두 벌거벗은 채였고, 몸에서 고유한 빛을 내고 있었다. 빛에 싸여있어 몸의 생김새를 자세하게 볼 순 없어도 연정과 아고, 그리고 수였다. 세 가지 빛이 몸에 모여 희게 빛나고 있어 정민의 모습은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각기 빛을 내고 있는 연정과 아고, 그리고 수는 아직 의식을 차리지 못한 듯 조금의 움직임도 없었다.
“햐, 진짜 멋있다!”
“연이는 잠시 물러나 있고, 산다는 즉시 셋이 입을 것을 마련 도록하라!”
정신없이 구경을 하는 정연에게 아무래도 벌거벗은 모습으로 있는 걸 쳐다보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정민이 급히 입을 열었다. 정연은 정민의 말을 듣고는 버릇처럼 뒷머리를 극적이며 고개를 돌리고 신단수 아래로 내려갔다. 신수 산다는 정민의 지시에 따라 옷을 준비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고 신단수위에는 다시 넷만 남았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난 건가! 그래 이제 세상에 나가야할 시간이야. 곧 하늘님의 결계가 무너지기 시작 할 것이니 아원이 본진을 거느리고 세상에 나올 것이다. 아원이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군. 그 애가 그렇게 변한 건 결국 내 반쪽의 책임이니까 결국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아수가 그립군! 그 애는 언제나 내 그림자이길 원했지…. 착한 아이였는데…, 아원의 등살에 어찌 변했을까?’
정민의 생각은 끝없이 이어졌다. 처음 하늘님께 선택받고 수련을 시작했던 일로부터 사람의 몸을 얻어 하늘님이 마련해준 수련장을 떠나 겪은 일들과 수백 번에 걸쳐 몸을 바꾸며 현재의 정민으로 태어나기 까지 격은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런데, 하늘님에게 선택받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없군! 이상해…, 왜 그때의 기억만 사라져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하늘님이 선택하시면서 지웠을까?’
- 뭘 그렇게 깊이 생각하는가?
‘으흠…, 왔군!’
-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지!
‘자다니? …, 내가 또 잠이 들었나!’
- 후후후, 역시 너는 그 잠이 문제다. 넌 꼬박 하루를 잠들어 있다. 내일이면 하늘님의 결계가 사라진다. 그들의 수장을 만났다. 그리고 동방상제도 만났지.
‘동방상제는 어디 있나?’
- 그는 이틀 전 신수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세상으로 떠났다. 나머지 세 명의 상제들도 동방상제의 뜻을 따르기로 하고 그들을 따르는 영을 모두 거느리고 같이 이 세상을 떠났다.
‘아니, 내일 까진 이 세상에 있어야 되는 거 아니가?’
- 아니, 이미 그들의 역할은 보름 전에 끝이 났다. 단지 동방상제가 다른 상제들을 설득하기위해 더 머물렀을 뿐이다.
‘허, 동방상제에게 받을 빚이 많았는데 아쉽군!’
- 후후후, 그래 앞으로 세 여인을 거느리게 되었는데 기분이 어떤가?
‘그, 그게…, 머리만 아파 오는데…!’
- 후후, 너도 농담을 할 줄 아는군! 앞으로 네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세 영은 너의 분신이다. 따라서 네가 소멸하면 그들도 같이 소멸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들에게 이상이 생기면 너에게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무슨 소리냐? 분명 연정의 말에는….’
- 그녀의 말이 다 맞지만, 한 가지 너에게 말 안한 게 있다. 네가 그녀들의 몸을 만들 때 순수한 구슬의 기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네가 지닌 기를 썼기 때문에 그렇다. 그녀는 너에게 그 말을 하지 않았다. 구슬의 기만으로도 세 영의 몸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걸 원치 않았나보다. 그래서 그 말을 빼 먹었을 것이다.
‘아, 아니…! 그럼 내가 큰 실수를 한 게 되었군.’
- 후후후, 그건 네 실수가 아니라 그녀들이 원해서 그렇게 된 거다. 그러니 너무 그녀들을 나무라자 마라.
‘그, 그건…! 그, 그래도 따질건 따져야겠다. 난 사람의 모을 가졌기 때문에 훗날 문제가 생길게 틀림없는데 그냥 덮어 둘 수는 없다.’
- 하늘님의 뜻은 언제나 스스로 선택하길 원하시는 것을 잊지 말라. 그리고 그 선택이 바로 각자가 갈 길이다. 잘못되지 않은 선택에 대하여 너무 간섭하는 건 하늘님의 뜻이 아니다. 난 이 세상에서의 일을 마쳤으니 떠난다. 옛 친구여 고맙다, 이렇게 기억해 주어서!
‘그래, 다시 만나지.’
- 아니, 난 이제 다른 영에게 나의 몫을 주고 하늘님의 본원으로 돌아간다. 이 시간이 너와 이 세상에서 보는 마지막이다.
‘아쉽군!’
- 후후후, 너도 꽤나 담담 해졌군! 그럼 훗날 하늘님의 본원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옛 친구여 잘 지내라!
‘너도…!’
“정민 씨, 이젠 일어나세요! 언제까지 그렇게 눈만 말똥거리고 있을 거예요?”
“호호호, 그렇게 있는 게 오라버니의 특기 아닌가!”
“주…, 아니 오, 오라버니! 아고, 문안 여쭙니다.”
“으응, 모두 깨어났구나! 내가 잠시 의식을 잃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어찌된 거지?”
정민은 꿈속에서 하늘님의 사자에게 이미 들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몸을 일으키면서 연정에게 눈총을 주었다.
“그, 그건…!”
연정은 지은 죄가 있기 때문에 더듬거리며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아고도 역시 연정과 정민의 눈치를 번갈아 보며 쉽게 입을 열 것 같지가 않았다.
“오라버니도 참! 오라버니가 무리를 해서 그런 거잖아요. 괜히 언니에게 따지고 들지 마세요. 그리고 앞으로 몸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거 아시죠?”
“으, 응!”
옆에 서 지켜보던 수가 참지 못하고 나서서 간단하게 상황정리를 하고, 정민도 얼떨결에 고개를 끄떡이며 대답을 하고 말았다.
“언니, 이젠 됐죠! 이젠 우리 셋은 오라버니와 같은 운명의 사슬로 묶인 거니까 잘 지내도록 하지, 아고!”
“으, 응!”
아고는 거침없이 말을 하는 수에게 대답을 하며 다시 정민의 눈치를 보았다.
‘연정아,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겠어!’
정민은 아무래도 연정이 숨긴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에 수와 아고 모르게 연정의 의식에 직접 물어보았다. 연정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정민의 의식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언니, 할 말이 있어요!”
“무슨 일인가요, 수님?”
“아고의 의견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아고도 불러야겠어요.”
“무슨 일인데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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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병원에 검사를 받고 오느라고 쉬었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