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쉬지않고 많은 비가 내린다.
그탓인지 아님 어제 볼링모임 갔다가 무리한 건지 찌푸둥한 월요일이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는 여직원에겐 외출한다고 얘기하고는 잠시 짬을 내어본다.
XX 사우나,
목욕탕인데 왠만한 호텔사우나 만큼이나 시설이 잘 꾸며진 곳이라 심신이 고단하거나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을때 슬쩍 몰래가는 곳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땡땡이 친다고 태클걸지 마슈~.가끔은 일도 합니다)
여느때 처럼 허브탕에서 몸을 풀고 반신욕탕과 냉탕을 왔다갔다 할 즈음 저 만치서 덩치가
산만한 녀석들이 5~6명 몰려 들어온다.
일명 깍두기로 통하는 행님들이다.
큰 행님은 아닐 듯 하고 아마도 꼬붕 나부랭이 정도는 되어 보인다
(본인은 이쪽 세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림)
그들만의 최신 럭셔리 헤어스탈인 깍두기 머리며, 어깨와 다리 그리고 등짝에 여러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 중 한녀석은 등짝 전체에 무시무시한 수를 놓았고, 다른 녀석들은 어깨며 다리에 작은 수를 놓았다.
그림중엔 헬로키티 비스무리한 캐릭터도 그려져 있다.
요즘은 조폭들도 아바타를 사용하는가 보다.
곁눈으로 슬쩍보니 하나같이 모두가 오른쪽 어깨엔 "龍" 자가 그려져있다.
(짜슥들 읽을줄은 알아도 쓸줄은 알란가 몰러~~)
설마 세이클럽이나 다음까페 용띠모임은 아닐테고, 용문파인지 용두파인진 모르겠지만
분명 조폭들 단체로 사우나 온 모양이다.
일순간 영화 “친구”에 나왔던 대사가 생각난다
“건달의 역할이 뭐꼬? 그거는 바로 자신들은 비록 음지에서 살맨서 양지를 더욱 밝고 환하게
해주는기 건달 아이가? “
써글넘들~!! 그것도 그들만의 철학이고 이념인지는 몰라도 약하고 힘없는 사람앞에서
주먹질이나 하는 것들이 무슨 양지 운운하는건지….
하여튼 아무도 말은 않지만 뭔가 이상한 기운이 탕내에 감돈다.
대여섯넘이 탕에 들어서자 거의 반쯤 물이 넘치고 가운데 턱 하니 무게를 잡고있는
그 사이에 있던 중년의 아저씨 얼굴표정이 바뀌더니 이내 다른탕으로 옮겨간다.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슬슬 피해가며 탕을 돌아다니는게 느껴진다.
맞은편 탕속에 있던 나, 슬쩍 보아하니 덩치만 컷지 얼굴은 이제 갓 스물정도를 넘긴 아직
애리애리한 녀석들이다.
모처럼의 망중한을 즐기는지 이넘들 신이 났다.
반신욕탕에 우루루 들어갔다, 또 냉탕으로 황토방, 소금사우나, 각 방마다 휩쓸고 다닌다.
나중엔 냉탕에서 쫘악 깍두기 머리만 내놓고 앉아 있더니 물장구 치며 장난을 치고 노는걸 보니
아직 애리애리한 애들티가 난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했거늘 어찌 그 어린나이에 지우지지 않는 그림을 몸에 세기고 그 세계에
빠져들었는지 한편으론 그들도 불쌍하고 안타깝다.
이런 생각을 하다 나도 시계을 봐가며 구석구석(?) 몸을 씻고 밖으로 나간다.
근데 아 ~ 이넘들 깍두기들 배가 고팠는지 마루바닥에 모여앉아서 도란도란 삶은 계란을 까먹고 있다.
그려~~ 너그들도 밤이슬 맞아가며 일한다고 피곤도 하고 배도 고프것제…
이 모습을 보고 속으로 한마디 한다.
“ 그래 야 이넘들아~ 삶은 계란이다(Life is eggs)...
부디 삶은 계란처럼 둥글둥글하게 살고 선량한 남의 몸도 제 몸도 깨지지 않게 살거라~!!”
여러분 차카게 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