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에겐 지금 결혼하자고 하는 남친이 있습니다.
작년 여름 7월쯤 아르바이트하다 알게되서 9월부터 만나다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간 짝사랑만 줄곧 해오다 짝사랑에 지친 저는 다시는 누굴 좋아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저에게 서서히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연락하고 지내다 괜찮은 사람이다 싶어 사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남친은 저 만나기 전에 결혼하려고했던 여자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찌하다보니 헤어지게 되었고 그 때는 그 여자분이 자기를 더 많이 좋아해서 그 여자분에게 소홀했었다고...지금 생각하기에 그 여자분이랑 결혼하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결혼했으면 그 여자가 맘 고생했을 꺼라고...자신과 결혼하지 않은 것이 그 여자분으로선 어찌보면 잘 된 일이라고... 사귀기 전에 했던 이말은 이 사람이 여자를 위할 줄 아는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했지요.
저희 집은 서울이지만 제가 지금 학교를 지방(경남)에서 다니고 있어 방학 때는 거의 매일 봤는데 학기 중에는 전화통화와 문자를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힘들고 자꾸만 둘 사이에 오해가 생겨 다투게 됩니다. 지금도 그 사람 어떤 일로 마음상해서 연락 안하고 있습니다.
남친은 결혼하자고 하는데 남친이 저희 집에서 반대할 만한 조건을 다 갖추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조건같은거 하나도 안보았습니다. 사랑만 하면 집에서의 반대도 무릅쓰고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요. 친구들이 저보고 조금만 현실적인 사람이 되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지금은 부모님 마음 아프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나 엄마가 저 때문에 고생하시고 계신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래선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사윗감에 대한 기대가 많으셔서 문제입니다. 모든 부모가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는 장녀인데다 엄마는 제가 엄마처럼 살지 않기를 너무나 바라기 때문에 남편 잘 만나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십니다. (그렇다고 저희 아버지께서 나쁜 분은 아닙니다. 단지 경제적으로 어려워 엄마가 50중반이신데도 식당일을 하십니다. 집에 가면 퇴근하신 엄마가 발목아프다 허리 아프다 하실때마다 가슴아파 미칠 지경이죠.) 그런 엄마한테 제 남친과 결혼하겠다고 아니, 사귀는 사람있다고 말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여러분들 어쩌면 제가 속물이라 여겨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결혼은 현실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고 진짜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비난을 받더라도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26살이고 남친은 31살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초등학교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우여곡절끝에 지금은 교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3학년에 재학중이고요. 남친은 실업고(공업고등학교)를 나와 대구에 있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건축쪽에서 일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 일을 하다 밤샘 작업으로 일이 힘들어 그만두고 서빙이나 판매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다 3년 전쯤에 일식에 관심이 생겨 식당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초밥집을 차려 운영하는 것이 꿈이지요. 초반에 백화점 초밥집에서 일하다 2002년에 게임 아이템 중개해주는 건가하는 사업을 하다 잘 되지 않아 빚이 생겼다고 합니다.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3,4천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일로 이전 여자분과 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동안 시골집에서 아버지 농사일 도와드리며 마음추스리고 작년에 제가 아르바이트했던 횟집에 와서 일하게 된 것이지요. 지금은 그곳을 그만두고 준 일식집 주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쓴 학력과 직업이야기는 엄마 입장에서 반대할 만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남친이 8남매중(누나 넷, 형 셋있습니다.) 막내라는 점도 엄마가 반대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는 다른 점에서 남친과의 결혼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남친은 고등학교때 오토바이를 타다 크게 다쳐 몇번의 수술을 한 후,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합니다. 그때문인지 건강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좀 마른 편이라 일이 힘든 날은 맥을 못 춥니다. 저는 남편과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데 남친이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힘들어하면 너무나 걱정됩니다. 술은 잘 마시지않으니 상관없지만(요즘엔 일 때문에 직업상 손님이 권하신 술은 거절할 수 없어 하루에 몇잔씩은 마시고 있습니다.) 담배를 계속 피워서 몇번이나 다투었습니다. 저는 담배피는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을꺼라고 말했는데도 끊지 못하더라고요. 저희 할아버지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신데다 저 자체가 담배연기를 너무나 싫어하는지라... 아무튼 건강문제가 제일 걸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제가 남자보는 기준에 있어 첫째는 성실에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듬직함을 느낍니다. 남친이 가게에서 일하는 모습은 참으로 성실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요즘 체력이 딸려서 그런지 아침잠 때문에 지각을 하곤 합니다. 아침엔 제가 모닝콜로 깨우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제 전화를 받고 나서도 계속 자다 지각을 하죠. 쉬는 날에는 낮2,3시까지 심할 땐 4,5시까지 잡니다. 그때문에 방학때는 데이트다운 데이트 한번 해보질 못했어요. 일어나서 나갈 때면 항상 해질 무렵이 되고... 저는 이 다음에 제 남편이 주말같은 쉬는 날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고 저랑 같이 여행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지금 남친은 그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큰 바램일까요?
또하나 걸리는 문제는 생활패턴입니다. 나중에 결혼하게 된다면 남친은 아침에 늦게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고(지금 남친은 10시까지 출근해서 10시 퇴근인데 손님때문에 늦게 끝나면 12시도 넘고 합니다.) 저는 선생님이 되면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하게 될 것입니다. 남친은 분명 아침을 안먹고 잠을 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하루세끼중 한끼도 함께 먹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기껏해야 쉬는 날 점심, 저녁이나 어쩌면 저녁만을...운나쁘면 일주일에 한번 같이 밥먹는 부부가 무슨 정이 쌓일런지...그것이 과연 부부일런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요즘 그런 부부들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런 부부는 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아닌가요?
너무 남친의 안 좋은 면만을 이야기해 헤어지라고 쉽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좋은 면도 있음을 밝혀 드리겠습니다. 남친은 솔직하고 정직합니다. 남친 자신이 자기는 거짓말 안하고 모든 것을 솔직하게 사실대로 이야기 한다고 했으니까 믿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를 사랑한다는 말도 믿고 있고요. 믿고 싶습니다. 또한 남친은 사람이 된 사람입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가끔 욱해서 성격 드러내 흥분하고 화내는 모습을 보면 안되겠다 싶기도 하지만... 어른에 대한 예의는 바릅니다. 좋은 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아 좋은 점은 별로 없는 것같이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점 참고해 조언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얼마전 남친 아버님 생신이시라 남친 가족들 거의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큰누나, 매형, 둘째누나, 매형, 큰형, 셋째형, 형수님, 조카들까지...초대받아 간게 아니라 갑작스레 가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부모님은 좋은 분들인 것 같았습니다. 형제분들은 대체적으로 좋은 분들인 것 같았고요. 누나들이 저에게 남친과 결혼생각하고 있느냐면서 남친이 나이도 있으니 가볍게 만나는 건 아니길 바란다면서 올 가을이나 내년 봄에 결혼해야하지 않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우리집에는 남친의 존재를 알고 있느냐기에 아직 모르신다고 했더니 빨리 집에 말씀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집에 허락을 받고 마음놓고 미래도 설계하며 만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 같아 엄마 마음에 상처주는 일 같아 자꾸 망설여집니다. 솔직히 겁도 납니다. 엄마가 받으실 적잖은 실망감...반대로 인해 남친이 겪게될 아픔...그 모든 것을 이겨내야하는데 과연 제가 이겨낼 자신이 있는지의 여부도 모르겠고...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중요한 이 시기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제가 한심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친구들은 계속 지켜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려워집니다. 지금 큰 문제는 제가 결혼하고 싶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꼭 지금 남친과하고 싶다기보다는 제 나이대가 그런 생각이 드는 생각인건지 결혼이 하고 싶다는 것이므로 열외로 제쳐두려합니다. 조건들을 전부 무시하고 사랑하나만 믿고 결혼하자니 친구들은 사랑이 밥먹여주냐하고 그 사랑이 언제까지고 계속 될 것 같냐고...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사랑도 끝이라고 아마 웬수가 될 꺼라고...그렇게 말합니다.
제가 남자친구를 사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여러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참으로 어렵습니다. 남자를 만나보지 못해 남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됩니다.
부디 경험자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여러분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