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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래 나 차였다.

지영이꺼 |2005.04.29 08:43
조회 392 |추천 0

안되는 콩글리쉬로 간신히 입국심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뻘쭘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같은 유학원을 이용한 사람들끼리 공항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유학원 관계자가 픽업 차량을 가지고 나왔다.
영화에서나 보던 허리 대빵 긴 리무진으로...얼~~~ 좋다. 좋다. 와우~ 좋다. 좋다고 사진 드립따 찍었다. 그리고 리무진 탑승! 좋다고 이것저것 만지작 거리고 놀다가 시차적응이 안되서 그런지 타자마자 3분만에 잠들었다. 자다가 눈을 뜨니 다왔다고 내리란다.
젠장~ 내 인생에 언제 또 타게 될지 모를 허리 긴 리무진을 타고 ㅡ.ㅡ 잠을 쳐 자빠져자다니 한심한 놈 으이구~
어째든 유학원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해 둔 홈스테이(하숙집) 맘을 만났다. 대인관계란게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맘을 보자마자 냅따 안아버렸다. ^^ 어메~~~리칸 스타일로...잠결에 일단 냅따 안아버리기는 했는데 안고나서 할 말이 없다. 뻘쭘했다.
맘에 차를타고 새로운 나의 집으로 가는 길에 우리 친절한 맘은 나에게 자꾸 말을 시킨다. 그래서 나도 최대한 친절하게 ㅡ.ㅡ 정자세로 자는 척 했다.
하숙집에 도착해서 하숙집의 어린 두 아들과 인사를 했다. 물론 어~~~메리칸 스타일로 안아버렸다. 그러나 ㅡ.ㅡ 또 그 담에 할 말이 없다. 이번엔 나보다 그 어린 녀석들이 당황하는 눈치였다. ㅋㅋㅋ
따뜻한 물로 샤워를하고 맘이 차려주신 정성스럽고 따뜻한 스파게티에 한국에서 가져온 볶은 고추장을 듬뿍 발라 배불러 쳐드시고 한국집에 잘 도착했다고 전화 한통드리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한테 너희들의 맘이  듬뿍 담긴 쪽지 잘 읽었다고 썅욕 한번 해주고 잠을 청했다.
유학원에서 시차적응이 안되서 잠이 안오겠지만 그래도 억지로라도 자야 시차적응이 빨리 된다고 충고를 해줬다. 그래서 나도 억지로 잘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ㅡ.ㅡ 잠 엄청스리 잘 왔다. 눕자마자 잠들어서 그 담 날 맘이 깨울때까지 한번도 안 깨고 잤다. 뭔 놈에 몸땡이가 이러냐?!
다음 날 2주 뒤부터 다니게 될 학교 위치 알아보고 은행계좌 개설하고 다운타운 이곳저곳을 휘젖고 다녔다. 혼자서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면서 되지도 않는 영어로 휴대폰도 개설하고 ^^ 물 좋은 클럽 위치도 확인 해뒀다. 사람이란게 1년 365일 공부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벤쿠버 다운타운엔 그랜빌이라는 거리에 물 좋은 클럽이 잔뜩 모여있었다. ^^ 내가 접수해주마. ㅋㅋㅋ
볼 일 다보고 유학원엘 들렸는데 같지 입국한 애들이 잔뜩 모여서 뭘하고 있는게 아닌가.
"너희들 다 모여서 뭐하냐?"
"어제 오늘 다 모이라고 했자나요."
이런 언제 그런 소리 했지?!
"어제 그랬자나 오늘 다 모여서 은행개설하고 학교 위치 알려주고 그런다고...못 들었어?"
유학원 대빵이 날 보면서 그따구 소리를 하길래 살며시 새로 개설한 은행 카드를 살며시 보여줬다.
"너 그거 어디서 낫냐?"
젠장 ㅡ.ㅡ 어디서 나기는 내가 훔쳤겠는가. 당근 만들었지.
"아침 나오는 길에 은행 보이길래 들어가서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요."
"너 영어 잘하는가 보구나?"
ㅡ.ㅡ 헉~ 이 무슨 개풀 뜯어 먹는 소린가?! 여기서 오해의 소지를 없앨 필요가 있겠다. 내 영어 실력이 얼마나 형편 없냐면 신입생 30명이 레벨 테스트를 받았는데 정말 뻥 안치고 딱 나 혼자만 레벨 ONE 받았다. ㅡ.ㅡ 물론 레벨 ONE이 제일 낫다. ㅋㅋㅋ ㅡ.ㅡ 젠장~
"아닌대요."
"..."
어째든 같지 온 동기들과 유학원 사람들이 다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 이 쌩뚱 맞은 분위기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럼 넌 은행 계좌개설 했으니까 애들 은행 갔다 올때까지 좀 기다려. 그 다음에 오리엔테이션 하자."
"그럼 저 잠깐만 나가서 점심 먹고 올께요. 애들오면 이 번호로 연락 주세요. 604-3X8-XXXX"
"뭐야? 너 셀폰 벌써 만들었어. 너 어제 입국하지 않았냐?"
"ㅡ.ㅡ ㄴ ㅔ 그런대요. 어제 입국한 사람이 오늘 셀폰 만들면 법이 걸려요?"
"그런건 아니...지...만..."
이 분위기는 또 뭐란 말인가?!
몇 달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참 베짱도 좋고 낯짝도 두꺼웠던 것 같다. 영어라고는 'HELLO' 밖에 못하는 놈이 별짓 다하고 다녔으니...ㅡ.ㅡ 아우~ 쪽팔려!!! 하여튼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은 진리다. ^^
같지 입국했던 애들은 아직도 내가 영어를 무지하게 잘하는 줄 안다. 하지만 맹세컨데 난 아직도 외국이란 2분 이상 대화를 지속하지 못한다. ㅋㅋㅋ
어째든 나의 천방지축 우당탕탕 뒤죽박죽 처절한 유학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나의 그녀를 곧...만나게 된다...VANCOUVER에서...

 

 

PS. 벌써 5편째네. 매일 하루에 30분씩 글을 쓰면 매일 매일 한국에 있는 그녀에게 편지 봉투에 넣어서 우편으로 이 글을 그녀에게 보낸다. 물론 답장을 바라고 보내는 편지는 아니다. 단지 나의 얘기와 나의 사랑에 대해 그녀에게 천천히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지금쯤 첫 편지가 도착했을 것 같다...지루하고 외롭고 힘든 유학생활이지만 이렇게 그녀를 생각하는 30분간의 시간은 참 행복하다. 난 아직도 여전히 그녀가 그립고 너무나 사랑스럽다. 내 사랑이 진심일까?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정말 궁금하다. 이 감정이의 정답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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