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버이날이었죠.
3월말에 시댁으로 합친 후 백일때 울친정식구들, 시댁식구들 함께 저녁먹은 것 빼구는 한달가까이 친정에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신랑은 늘 토욜엔 학원에 가서 하루종일 수업듣고... 전 주말에 밀린 빨래며 청소며 애기보면서 동동거리느라 어디 나갈 엄두도 못내고...
이번 어버이날때 찾아뵈어야지 했었는데, 울 엄마왈, "아빠랑 유럽여행갔다 9일날 온다." 이러시더군여. 그래서 그럼 가기전에 갈까? 그랬더만, 오지 말라 하시더이다. 여행을 자주 가는거, 왠지 큰사위한테 눈치보인다구 하시더라구여. T.T 엄마 아버지 여행 자주 다니십니다. 그렇다구, 저희가 가실때마다 용돈드리는것두 아니구...
울엄마는 친정부모님이 자주 여행가는게 시댁부모님이랑 비교가 된다구 생각하시는거죠. 하지만, 울시어머니 그동안 여행 무지 자주 다니셨어여. 시아부지는 아직 직장에 다니시는 관계로 잘 못다니셨지만... 우좌지간, 그냥 신랑에게는 얘기하지 말라. 하시구 여행가신게 지난 26일...
시어머니가 친정에 다녀오라구 하시더군여. 엄마 아빠두 없는뎅... 시어머니는 절에 가시구, 빈집에 울아가랑 누워있었습니다. 감기가 오려는지 몸두 으슬으슬 춥고... 에라이~ 그냥 오늘은 집에서 쉬자하는데... 울아가는 자꾸만 같이 놀자구 보채구...
그러는데 동생한테서 전화오더군여. 머햐? 집지켜. 집에 안와? 엄마아빠두 없는데 머. 그냥 애기델꾸 와서 같이 밥먹구 하루 자구 가... 문득, 그래, 신랑두 엄마 아부지가 강릉가신줄 아니까, 친정에 안간다구 생각하는데, 나 혼자 갔다오지 머. 한달만에 휴가낸다 생각하지 머. 담날 어버이날이니까, 형님네 점심때 오시니까, 그전에 오면 되지 머.
참... 어이없는 며눌이져? 하지만, 그때는 넘 친정에 가구싶었어여. 그전부터 며칠동안 몸이 으슬으슬 아플라하는데 알아주는 사람은 없구... 아파도, 설겆이... 아파도, 집안청고... 아파도, 퇴근후에 울아가 돌보기... 아무도 대신해주는 사람은 없는데... 시어머니도 당신아들 조금만 콜록거려도 꽈리를 삶는다. 배숙을 만든다. 홍삼액을 먹인다. 난리면서... 저한테 못해주시는건 아니지만... 제가 아픈지, 기분이 저조한건지... 아는지 모르는지... 밥먹을때도 몇끼 먹다 남은 반찬은 죄다 내앞으로 몰아노으시고는 자꾸만 먹어라 먹어라. 내가 무슨 잔반처리반인가... 싫은 음식도 여자는 남자입맛 따라가게 되어있다는둥 하시기나 하구...
이런저런 쪼매난것, 사소한것들이 쌓여서 별로 기분이 안좋았죠. 친정에 가자. 그래, 동생들이랑 수다떨구 오면 좀 낫겠지. 8Kg짜리 울애기 앞에 매고, 등에는 우윳병, 기저귀, 여분옷, 가제수건, 분유, 보온물병... 한가득 담은 배낭 뒤에 매고... 용감하게 집을 나섰습니다. 어깨가 빠지는듯 한데도, 동생들 보러간다구 생각하니까 힘이 절로 나더군여.
신랑한테는 자구 올란다. 그랬더니 한두번 말리더만, 그럼 알아서 해라. 그러더라구여. 길은 나섰지만, 가면서도 막상 담날 집에 오는것이 걱정되더라구여. 넘 힘들어서... 그래도 1시간을 전철타구 가서 동생들 만나 아웃백에서 스테이크(울시댁은 전형적인 토종스탈이라... 정말루 한 두달만에 그런 음식 먹어봅니다. T.T)랑 파스타랑 슈림프 라이스랑... 이것저것 시켜먹음서 수다떨었죠. 동생들도 돌아가며 울애기 돌봐주고... 그러구 둘째동생 차를 타구 친정에 왔슴다. 비록 엄마 아빠는 없지만, 그래도 넘 편하더라구여. 둘째동생두 신랑에게 전화해 친정에서 잔다구 그러구 오랜만에 셋이서 신나게 수다떨면서 놀았죠. 그래도, 역시 체력의 한계... 제가 11시도 안되서 골아떨어졌슴다.
담날... 둘째동생두 시댁에 가는지라, 그차에 얻어타구, 또 조카가 쓰던 보행기도 싣고, 제부가 운전해 집까지 왔슴다. 근처 다 와서 전화하니 신랑 그제 일어나... 좀 일찍 전화주지. 니미럴... 지금 시간이 몇신데... (거의 11시 다 됐걸랑여.) 좀 내려와 짐좀 들어달라 하니... 씯고 내려온다나? 울신랑 스타일을 넘 잘 알기에... 또 제부에게 부탁하여 좀 들어다 달라. 착한 제부 군말않구 2층까지 보행기랑 다른 짐 같이 옮겨다주고 갔죠.
올라오니까 온몸에 진이 다 빠져서리... 주저앉아 있다가 얼렁 또 아랫층에 내려가야되겠기에, 울아가 좀 편한 옷으로 갈아입히는데... 띠리리리... 전화가 울리더군여. 받으니, 너 언제왔냐? 어머니십니다. "네. 금방 왔습니다." "근데, 들여다 보지두 않구 그냥 올라가는 법이 어딨냐?" 마구마구 역정을 내시더군여. "네? 애기 좀 편한 옷으로 갈아입혀서 금방 내려갈라 했어요. 어머니, 죄송해여. 바로 내려갈께요." 울신랑 머리 말리고, 스킨바르고, 옷 입고... 나만 애닳아 애기 들쳐앉고, 문앞에서 동동... 나 먼저 내려가마. 했더만, 끝까지 같이 내려가자 하더군여. 한 15분만에 아랫층에 내려갔더니... 오매나... 아버님 혼자 계시더라구여. 어머님이 화가 나셔서 그냥 절에 가셨더라구여. 이런... 민망할데가... 핸펀으로 전화드리니, 머라머라 소리지르시고는 뚝 끊어버리시기를 수차례... 전 몸둘바를 모르고, 나때문에 그러나 싶어... 아무리 그래도, 그냥 그렇게 나가버리시면 어쩌나... 그때 형님한테서 전화가 와 30분내로 온다고 하시더군여. 그럼서 뭔 일 있었냐? 네? 하니까, 어머님이 금방 전화하셔서 당신 절에 가니까, 너네들 올 필요없다. 그냥 집에 가라 하셨다네요. 엥? 왜 형님께는 또 그러신다냐? 어쨋든... 그렇게 형님네 도착하고, 어머님은 절에 휑 가버리시고... 저랑 형님이랑 점심상을 차려 다른 식구들 점심 먹구... 그러구나니 어머님 1시 넘어 오셨습니다.
알구봤더니, 제가 안왔다구 11시 넘어까지 윗층에서 막내아들은 자느라 내려오지도 않구... 큰아들은 언제 몇시쯤 온다 전화한통 없구... 창원의 사위 하나만 아침 8시에 어버이날 못 찾아뵈서 죄송타 함서 전화를 했다더군여. 가까이 있는 자식넘들은 전화도 않는데... 그때문에 뿔따구가 나신거죠. 에고... 잘 못했죠. 저두... 괜히 친정갔다왔다 싶더라구여... 한소리 듣겠구먼... 그래도 어머님, 한번 난리치시고는 끝... 뒷끝은 없는 분이신지라...
형님네 점심만 드시고 4시반쯤 일어나 가신 뒤... 저녁은 7시반쯤 먹을테니, 저회도 올라가 좀 쉬다가 내려오라 하시더군여. 애기안고 올라갔지만, 계속되는 으슬으슬... 형니도 오셨고, 또 쫌 속에 캥기는게 있는지라... 아픈티도 못내고... 올라와서는 애기는 계속 울어대고... 신랑은 화장실서 30분 넘게 멀 하는지... 나오는 소리가 나길래 세탁소에 맡겨놓은 와이셔츠 찾아와. 그러구서는 애기 간신히 재우고, 저두 쫌 눈 붙이는둥 마는중... 얼핏 눈뜨니까 7시반이 넘었는데... 신랑은 안오구... 애는 계속 세상모르고 자더군여. 어머님께 전화해 애기가 아직 자는데... 안구 내려갈께여. 그러니까, 자면 그냥 냅두고 내려오라십니다. 헉스~ 4개월밖에 안된 애기를 어케 혼자 놓구 옵니까? 주저주저하는데... 울신랑 들어오더군여. 맡기고, 내려가서 또 저녁 준비... 울어머니, 당신 아들이 애기보구 있다니까, 애 델꾸 내려오라구 성화입니다. 데리구 내려와 좀 토닥거리니 또 자는 우리 애기... 밥 꾸역꾸역 먹구, 과일 먹구, 설겆이 하구... 9시 조금 넘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울신랑이 올라와 10시가 넘어 울엄마에게 전화하더군여. 머, 엄마가 그냥 강릉갔다 하라구 해서 그렇게 말은 했지만, 어차피 해도 못 받을 전화지만, 그건 울 신랑은 모르는 일이구... 우째 난 아픈 몸 이끌고 지 엄마아빠 비위맞추느라 난리였는데, 우째 맞사위란 넘이 처가에 하루종일 다른날두 아닌 어버이날 전화를 안하다가 오밤중에 하냐구여. 울컥 넘어오더군여. "전화 안받으시네." 저 잠시 있다가 물었죠. "너 지금 전화한거냐?"
저여... 울애기 우유주고, 재운뒤에 물끓이면서 맥주 한캔 원샷! 혼자 술먹는 사람들 기분이 이해가 되더라구여. 도저히 속이 안풀려 나가서 황도캔 하나, 소주 2병 사왔죠. 앉아서 한잔 한잔 마시니까 어느새 1병... 눈물이 절루 나구... 나 아플때마다 울아빠가 사다주시던 황도. 먹으면서 목구멍으로 넘어갈때마다 눈물도 찔끔찔끔. 나 아프다 하면 울엄마아빠두 어디가 아프냐. 멋이 먹구싶냐. 하시는데... 사위란 넘은... 안봐두 뻔해여. 한 2~3주 전화도 한번 안했겠죠. 니미럴... 핸펀값은 한달에 10만원 넘게 나오면서, 손가락이 뿌러지나? 왜 처가엔 전화도 한번 안한대?
그동안 쌓이고 쌓이게 터지면서 눈물콧물... 울신랑한테 야, 너, 이럼서 주정했습니다. 니가 내새끼였슴 오늘 나한테 주겄다. 나라두 열딱지 났겠다. 좀 일찍 일어나 내려가 기분 좀 맞춰드리지 그걸 못해서 오늘 그 사단이 나냐? 야, 너 설사병 났다고 오밤중에 달려온 엄마한테 하는 말 듣고, 내 속으로 넘 싸가지 없다 했다. 니네 엄마 그정도면 괜찮은 사람인데... 너 니엄마한테 그렇게 함 나중에 벌받아. 계실때 잘해. 글고, 왜 울집에 전화 안했어? 그시간에 전화함 좋은 소리 듣냐? 씨발... 그리고, 나 니엄마한테 얹혀 산다는 소리 듣고 일주일간 밥이 목에 안넘어가더라. 내가 진 빚이냐? 왜 당신아들한테는 암소리 않구, 벼락맞은 나한테 그래?
2병 다 마시고, 비틀거리며 또 나갔습니다. 2병 더 사가지고 와서는... 1병을 마시다가 !@#$@#@#... 속에 있는것 다 확인하구... 침대에 쓰러져... 어케 잠이 들었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에 울신랑 나 안구 토닥거리구... 나는... 엄마 아빠가 보구싶다구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36살이라두 내안에는 아직 작은 어린애가 있나봅니다. 괜히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