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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 와이프...

김동주 |2005.06.16 09:40
조회 2,372 |추천 0

1년도 더 전에 저희 사는 얘기를 올려서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당시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리지 못해서 참 송구스러웠습니다.

덕분에 지금껏 저랑 제 와이프는 나름대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제 직장이 어려워 지면서 다시 한번 와이프에게 힘든 부담을 지우게 되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지금 경기가 많이 정말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허리띠 졸라메고 사실 줄 로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 건설회사(지방의 중소업체)를 다니는데, 건설경기가 단군이래 최악이라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올정도로 바닥이라 저희 회사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사장님과 다 같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 올 연말 까지 사장님 이하 전 직원이 급여를 가져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십시일반으로 어려움을 나누고 회사가 정상화 되면 그때 웃는 낯으로 급여를 가져가기로 했죠. 전 창립멤버라 사장님이 회사의 지분을 얼마간 주시면서 굉장히 미안해 하시더군요.

전 얼마전부터 같이 일하자는 선배의 제의도 있어서 잠깐 갈등도 했었죠.

그런데, 이렇게 어려울때 저 하나만 살자고 나갈수가 없더라구요. 회사가 잘 되면 그때 나가든지 하는게 제 맘도 편하고 그동안 지내온 사장님과의 인연을 지키는 거라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한편으론 홀가분하면서도 집에서 일하는 와이프를 생각하니 캄캄하더라구요. 저나 와이프나 모두 양가 부모님들께 생활비도 드리고 특히나 처가집에는 더 신경을 써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부러 제 미안한 맘을 숨기려구 몇일동안 집에가서 말도 줄이고, 장난도 안하구 하니까, 와이프가 무슨 고민 있냐구 물어보데요. 기회다 싶어서 그간의 사정을 얘기 했더니 우리 대장부 같은 와이프 왈  " 오빠가 그게 편하면 그렇게 해, 집안일은 걱정말구 내가 버는데 씀씀이 좀 줄이면 별일이야 있겠어?  나중에 잘 풀리면 그땐 더크게 얻을텐데 걱정말구 ... 화이팅"

그날 저녁 잠자리에 들어서 자는 마누라 얼굴을 보니깐 왈칵 눈물이 나더군요.

결혼전부터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놈이라 생각하구 지금껏 한번도 그맘 변함 없이 위해주구 사는 이 여자...전 분에 넘치는 복에 그날 눈물 반, 웃음 반 이렇게 밤을 꼬박 세웠습니다.

부부란게 이런 맘이구나. 이래서 부부는 하늘이 맺어주는 거구나...한쪽이 부족하면 다른 한쪽을 넘치게 주셔서 똑같이 만들어 주시는구나...

오늘도 비록 월급 없는 직장이지만, 절 바라보는 와이프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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