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로 군 기강 문제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요.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다 작년 12월 제대한 예비역으로서 이런 군의 모습을 볼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해 GP에서 국방의 최선봉 임무를 수행하다가 일등병의 총기난사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장병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다시 한번 머리 숙여 빕니다.
근래 잇따른 군대 사건을 놓고 언론들은 ‘신세대 병사와 구세대 병영문화의 충돌’에 의한 것으로 평가하며 총체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저와 군 동기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최근 군에 불미스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분명 우리군 내부에 문제점이 누적되어 이제야 하나 둘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 걱정스러운데요.
지금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군의 통제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는 말 그대로 전쟁 등 국가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특수 집단입니다.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사를 좌우하는 전쟁이란 특수한 상황을 전재로 힘든 교 육훈련을 받고 경계근무나 작업도 하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울 때도 있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선 인격적인 모멸도 참아 내는 것이 아닌가요?
그게 어떤 특정한 개인만이 당하는 문제라면 참을 수없겠지만 모든 소속원이 다함께 당하는 것이기에 괴롭지만 웃으며 참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군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말년에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신병 때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선임병이 되어서는 마치 당연한 일들처럼 벌어지고 또 그것을 그냥 지켜봐야했으니.. 속이 편치 않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무슨 얘기이냐고요? 그러니까 특수 집단인 군대 내에 평등과 인권 등이 강조되면서 이를 잘못 이해하고 적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등병을 선임병들은 이등병 아닌 ‘이등별’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군대의 생명인 기강이 무너지고 령이 제대로 서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럼 우리 사회는 군과 비교해서 평등과 인권이 보장되고 있습니까? 사람은 태어 나면서부터 시작되는 빈부격차, 이에 따른 교육환경의 차이, 그리고 의식주등 모든 것에서 차이가 납니다. 또 자라며 학교. 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각계각층으로 나눠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 아닌가요?
저는 우리 군대, 즉 병사들만큼 평등한 사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개인물품이 개인에게 나오고, 때가 되면 알아서 진급도 시켜주고, 계급에 따라 그만큼의 대우도 해줍니다.
처음부터 선임병으로 군대가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쫄병부터 시작해서 군이란 사회에 적응하고 굵은 땀방울을 흘려 비로소 선임병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사들의 최고 계급인 병장이 됐으면 선임병으로서 권한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언제부턴가 신병들의 세상이 되어버린 군을 볼 때마다 이젠 군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입장이 된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밤에 안심하고 잠을 못 이루지 못합니다.
분대장이 아니면 선임병이 후임병한테 지시도 못 내리는 그런 군대가 무슨 군대입니까? 그럼 유사시 분대장이 죽으면 누가 명령해야 하나요?
선임병과 후임병이 같아야 한다는 군대내 인권. 평등 어쩌구 하는 사람들, 특히 예비역 아버지님들! 자신들은 각종 모임에서 군대생활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진작 군대갈 자식에게는 평소 정신교육을 소홀하고, ‘마마보이’로 키우는 부인에 동조하고 있으니.. 이게 바로 우리 군을 나약하고 병들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비역을 비롯한 아버지. 어머님들,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이 나라를 지키고, 국익을 생각하는 대승적 차원이 아니라 우선 “내가 이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내가족을 비롯해 나의 소중한 모든 것들이 파괴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정신교육을 당부. 또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군기가 세고 엄정한 부대일수록 사기가 높고, 사고는 적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