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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길들이기 (3부)

베리소다 |2005.07.03 22:41
조회 1,024 |추천 0

또 한주의 시작이다. 그리고 나 박하은의 로맨틱한 사랑 또한 시작이다..야호~

흠.. 그 꼴통부터 처치해야겠어.. 전화를 할까, 아니다.. 전화를 하면 찐드기처럼 울고불고 매달릴게

분명해.. 그냥 쿨~하게 문자로 전하는 게 낫겠어..

[세현오빠/ 나 하은이.. 우리 그만 연락하는게 좋겠어.. 나 남자친구 생겼어..]

전송 중... 흠.. 하나는 해결됐고, 느끼남은 어떻게 해결하지..? 에라 모르겠다.. 그냥 연락처를

바꾸는 게 쉽겠다. 내일쯤 핸드폰 번호를 바꿔 버려야겠다.

 

방금 번호를 바꾸고 오는 중이다. 내 새로운 번호를 현욱이한테 젤 먼저 전해야지~ 으흐흐...

[현욱아/ 이거 하은이 새 번호야! 30초 안에 저장하기..필수다!ㅋ]

크크큭.. 요즘 내겐 새로운 버릇 하나가 생겼다. 남이야 신경쓰든 말든 혼자 좋아라 키킥 대는것..

현욱이만 생각하면 자꾸 웃음부터 나는게 왜 이러는지 천하의 박하은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오늘은 언니랑 시내 구경을 나가는 날! 사실 언니가 여름 원피스를 하나 사는데 같이 골라달라고

덤으로 따라가는 거다. 하긴 이 박하은의 보는 안목이 남다르긴 하지..픗~

 

날도 더운데 시내는 연인들끼리 친구들끼리 우왕좌왕 엄청 복잡하다. 이리저리 쇼윈도에 걸린

옷들을 보며 천천히 걸어가면서 구경들 하는데 딱~ 내눈에 포착되는 것 .. 날 고정시키게 했다..

커플티다.. 귀여운 꼬꼬닭 그림이 그려진 깜찍한 커플티.. 슬며시,, 언니의 눈치를 보며....

"이야.. 정말 귀엽다~ 그치..언니...?"

" 야~ 원피스를 보래두.. 커플티는 무슨.. 남자친구도 없으면서 무슨 커플티..."

"내가 남자친구가 왜 없어~ 키도 디따 크고 피부도 엄청 좋고.. 킹카야..이거 왜그르셔~"

그러자 깜짝 놀래는 언니.. 눈을 실처럼 가느다랗게 뜨고는....

" 고3 이 공부는 안하고 남자친구나 만나고 다닌다 하면 우리 엄마 조여사가 참도 기뻐라하겠군...

좋은 뉴스거리야..암...."

핫... 언니가 아니라 왠수다. 겨우겨우 사정해서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기로 약속했다...

입싼 언니, 아니 왠수가 언제 다 불어버릴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비밀을 지켜주기로 협상(?)했다..

시내를 몇바퀴를 돌고서야 겨우 꽃무늬 쉬폰 원피스 하나를 건진 언니.. 마냥 좋단다...

아이고.. 다리도 아프고 덥고,, 우린 가까운 커피전문점에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우리처럼 더위를 식히러 온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에어컨 빵빵하고...

우리는 창가쪽 세번째 자리에 앉았다. 언니는 복숭아맛 아이스티, 나는 아이스 카라멜 마끼야또..

으흠.. 달콤해~ 시원해! 언니는 잡지를 가져와 한참 패션쪽을 뒤적이고 있고, 나는 이리저리..

주위를 둘러보다.. 앗.. 현욱이 친구닷! 왜.. 하늘공원에 놀러갔을 때 인사했던 이름이 머였더라...

아..성완이랑 그의 여자친구 민희! 나란히 앉아서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흠.. 지금쯤 현욱이는 뭐하고 있을래나.. 문자 하나 보내봐야지..

가방에서 핸드폰을 열었다. 핫... 현욱이한테서 문자가 3개나 와 있었다. 진동으로 해놔서..

내가 못느꼈나보다.. 둔하다..박하은..

[하은아..오늘 뭐할꺼야..? 날씨 마니 덥다~그치?]

[아직 자고있는거야..? 잠팅이~ 해가 중천에 떴어..일어나요 박하은씨♡]

[하은이 연락도 엄꼬, 걱정된다! 이쁜 하은이 누가 잡아갔을려나.. 이거 보면 연락하기!^-^]

귀여운 자식.. 이 박하은 얼굴이 무기라 아무도 안잡아간단다..으흐흐...

생긴것하곤 다르게 문자는 귀엽게 보낸단 말야...픗.. 문자를 보내려다말고 맘을 바꿔먹었다..

전화를 하기로... 공일일... 구육일칠.. 공팔오구.... 버튼을 힘있게 하나씩 꼬옥꼬옥 눌렀다...

몇번 통화음이 울리더니.. "여보세요...."하고 현욱이 목소리가 들렸다...

"으응.. 나 하은이.. 나 언니랑 시내에 쇼핑하러 왔어.. 아.. 나 성완이랑 민희 봤다..? 응.. 같이

있드라구.. "

"성완이랑 민희랑 넷이서 같이 볼려고 했는데, 너가 전화해도 문자보내도 연락이 없길래.. 응...

다음에 같이 보지뭐.. 응? 나는 집에서 엄마 설거지 도와주고 있었어..."

역시 자상하다니깐.. 나중에 결혼해서 집안일도 잘 돕게 생겼다니깐.. 크크큭...

" 그래.. 언니랑 쇼핑 잘하고, 가끔씩 문자도 보내주고 그래라야~ 하루종일 연락엄꼬,,,

나 하루종일 목빠지게 기다려서 목이 기린처럼 늘어나버렸어~ 책임져! "

미워라 할 수 없는 이 귀여움이 현욱이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렇게 알콩달콩 전화통화를 끝내고나자드르르.. 진동소리를 내며 문자가 도착했다.. 어..? 현욱이네..?

[하은아/ 내일 점심 같이 먹을래..? 내일 우리 학교 빨리 끝나거덩.. 너 외출증 끊고 잠깐 점심만

같이 먹자~]

외출이 문제겠어..? 조퇴라도 해야지... 아하하~

 

다음날 아침, 아침 자율학습이 끝나고 유린이가 내 책상 앞으로 다가와서 말을 건넸다..

" 하은아.. 너 현욱이랑 연락한다면서.. 아니, 사귄다면서..? 이건 또 무슨 일이래니.. 주선자랑..

소개팅 하러 온 사람이랑 연결되고,, "

"어.. 하준이한테 들었어..? 그렇게 됐어....."

참 소식통도 빠르다.. 아무튼 오늘은 현욱이랑 점심 약속이 있는 그날 이다.. 교복 입은 모습은..

첨 보여주는 날인데. 오늘은 특별히 아침부터 교복 깃 세우고, 다림질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새벽부터 부산하게 난리를 떨었다. 3교시가 끝나고 좀 아픈 표정을 짓고, 교무실로 내려갔다..

우리 담임 선생님이야 워낙 착한 천사표라서 이렇게 연기를 안해도 보내주리란 걸 알지만 또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완벽한 연기몰입에 들어갔다...

"선생님...."

"어..? 하은아.. 왠일이야.. 어디 아프니..? 많이 아파 보인다 너.."

"그래서요.. 선생님.. 제가 오늘 병원 좀 가려구요.. 조퇴를 하려고 하는데... 요...."

"그래..? 알았다.. 오늘 병원가서 진찰 받고 푹 쉬다.. 내일부턴 또 열심히 해야지.. 고3이 아프면..

공부에도 방해가 되는데 거 참 걱정이구나.. 4교시 끝나고 조퇴하려무나..."

야호~ 완벽한 내 연기에 속아넘어가신건지.. 선생님 너무 죄송하옵니다..

옷매무시를 다시 고치고 4교시가 끝나는 종소리가 나자마자 시내로 한걸음에 달려나갔다..

한성당이라는 금은방 가게 앞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 녀석 나를 30분이나 기다리게 한다.

뭐야..지난번에 공원에 8분 늦었다고 이거 복수하는 건가..? 왜 이렇게 늦는거야... 흠...

곧 오겠지 싶어서 계속 기다리자 전화가 왔다.. " 여보세요..."

"어. 하은아.. 미안.. 나 집에 갔다가 잠깐 옷 바꿔 입고 나오는데 차가 많이 막히네~ 쪼금만 기다려줘..

미안해.. 얼른 갈께..."

흠.. 착한 내가 참는다.. 아니, 김현욱 너니까 내가 참는다...

5분쯤 더 기다리니 맞은편 정류장쪽에 택시에서 내리는 현욱이의 모습이 보인다.. 급했던지..

택시를 타고 온 모양이다. 그 정성이 갸륵해 오늘은 특별히 봐준다.. 흠흠...

신호등이 바뀌자 황급히 뛰어오면서 엄청 미안한 표정을 짓는 현욱이.. 짜식..괜찮은데.. 픗..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는데 어찌 미워할 수 있으리요.. 새침해졌던 내 표정도 금방 풀린다..

2주 전에 새로 생겼다는 경양식집에 가보고 싶어 점심은 거기서 먹기로 했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자꾸 옆에서 옆구리를 찌르면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눈치를 보는 현욱이..

"주문하시겠어요...?"

"네.. 전 이탈리안치즈돈까스요.." 치즈는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오늘은 왠지 이것이 땡긴다..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현욱이도 나랑 같은것으로 주문을 했다..

음식이 나올때 까지 더워서 냉수를 벌컥벌컥 마셔댔더니, 내가 아직 화가 덜 풀려 그런줄 알고..

현욱이가 몸을 비비 꼬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니 이건 또 무슨 기교란 말인가..

현욱이의 느닷없는 행동에 난 웃고야 말았다. 안웃고야 배길수 있어...?

음식이 나왔다. 우와~ 맛있겠다. 아침을 거르고 중간체조 시간에 잠깐 과자부스러기만 먹은 탓에..

엄청 배가 고팠던 나다. 그래도 얌전히 얌전히.. 가정시간에 배운데로.. 왼쪽 가장자리부터...

차근차근 잘라가면서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욱이는 돈까스를 다 자르는 것이 아닌가..

사람마다 먹는 스타일은 다른거니까 뭐... 정말 잘게도 자르는 현욱이.. 입이 작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작게 자를 필요가 있나.. 싶어서 쉴 새 없이 먹으면서도 칼질하는 그 손길에 눈은 멈췄다..

" 햐~ 겨우 다 잘랐네.. "

하면서 이 녀석 다음 행동에 나는 두 번 놀래버렸다. 열심히 먹고 있던 내 돈까스 접시와...

열심히 자른 그 접시를 바꿔주는 것이 아닌가...

" 한입 크기로 잘랐으니까 먹기 쉬울꺼야.. 자.. 먹어..."

아니,, 이 녀석 매너가 좋은거야.. 선수인거야... 연애에서라면 자신있다고 자부하는 나 박하은도..

한순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이 엉뚱한 현욱이에게 나도 모르게 점점 빠지고 있나보다...

"어..? 어.. 고마워.. 잘 먹을께..."

자꾸 이 묘한 매력의 녀석에게 자꾸 빠지고 있다.. 나도 모르게.. 점점.....

돈까스를 거의 다 먹어갈 무렵.. 현욱이가 갑자기 당황해 하는 것이 아닌가...

"어..? 분명 가지고 왔는데, 어디갔지..? 분명 뒷 주머니에 가지고 왔는데..."

뭐가 없어졌나..? 허둥거리며 뭔가를 찾는 현욱이를 보며...

"뭐.. 없었졌어..? 뭘 찾는건데...?"

"으응.. 지갑! 분명히 뒷 주머니에 넣었는데 없어졌네..?"

뭐.. 꼭 남자가 음식값을 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없는 나로서는 내가 계산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다는 현욱이의 말에.. 잠시 현욱이를 기다렸다..

그리고 현욱이가 돌아오자, 계산서는 내가 쥐고 계산을 하러 갔다. 그러자 계산대에 서 있는 아가씨왈/

" 남자분이 방금 계산하셨는데요..."

놀래서 현욱이를 쳐다보자, 뒷주머니에서 슬며시 지갑을 꺼낸다.. 이녀석.. 나를 놀래키다니..

나를 놀래키는 발상도 너무 귀여운 현욱이,, 우린 배도 부르고 해서, 배도 꺼질겸.. 오락실에 가기로

했다. 평소 오락을 좋아한다던 현욱이, 오락하는 쪽으로는 가지 않고 갑자기 동전을 바꾸더니..

"노래하자.. 노래하고 싶어~"

조그만 노래방 기계가 있는 노래방으로 날 이끌고 간다.. 동전을 넣고 번호를 누르더니...

으잉..? 최재훈의 [편지]다. 최재훈 노래는 좀 어려울텐데... 흠.. 지켜봐야겠다..

전주가 끝나고 노래가 시작하는데,, 목소리..감미롭다.. 노래실력..? 가수 뺨친다....

눈을 살며시 감더니, 옆에 앉은 내 손을 꼭 쥐는데,, 또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한다...

노래가 끝나자 나는 막 조아라 박수를 쳐댔다..

"와~ 현욱이 너 노래 정말 잘한다.. 정말이야~ "

" 쑥스럽게.. 자..하은이 너도 한곡 불러.. 니 노래 듣고 싶어서 온거야..."

헉.. 나도 노래방 가면 빠질세라 노래 불러댔지만, 왠지 현욱이의 노래를 듣고나니.. 감히 노래를..

부를 용기가 없어졌다. 얼굴이 빨개져 있는 나를 보고 현욱이가...재촉하며 한곡 부르랜다...

흠.. 현욱이는 감미로운 발라드를 불렀으니, 나는 발랄한 노래로 한곡 불러야지~

쥬얼리의 [니가 참 좋아]~ 전주가 흘러나오는데.. 자꾸 긴장되고,, 현욱이는 자꾸 빤히 쳐다보고..

민망해 죽겠네..정말.. 무슨 정신으로 그 노래를 다 불렀는지...

짝짝짝... 현욱이가 박수를 쳐준다..

"와~ 하은아.. 너 앞으로 이 노래 다른 남자앞에서 부르지마.. 나처럼 홀딱 반할라..."

농담까지 제법 하면서 나를 띄워준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잠시 걷기로 했다...

"하은아.. 넌 어떤 스타일 좋아해..? "

"나..? 음.. 나 잘챙겨주고, 나만 좋아해주고.. 그럼 되지뭐.. "

딱 김현욱 너 같은 스탈이면 되.. 뭘 더 바라겠어... 흐흐흐...

" 그래..? 그럼 어떤 스타일을 싫어해..?"

"음.. 막~ 욕 지껄이는 사람, 여자 깔보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 넌 어떤 스타일 좋아하고..

싫어하는데..?"

갑자기 현욱이한테도 물어보고 싶었다...

"나는.. 나만 바라봐주는 사람.. 그거면 되.. 바람 피고 그런걸 가장 싫어하거든..."

헉.. 미리 정리해두길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것 뿐이야..? 너만 바라봐주는 사람..? 에이~ 너무 쉽다! "

그러자 살짝 웃는 현욱이다. 좀 찔리긴 한데.. 뭐.. 과거는 이미 정리했으니.. 앞으로 나 박하은..

김현욱 너만 바라 볼께.. 약속해 정말..

오늘도 현욱이와 즐거운 데이트를 즐기고 온 나는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

현욱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현욱아/ 나 앞으로 해바라기 할꺼야.. 현욱이라는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그러자 띵동.. 하고 답장이 왔다...

[그럼 난 그런 하은이 해바라기를 영원히 지켜주는 햇님이 될께.. 사랑해..]

씨익 웃음이 난다.. 이런 닭살 멘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름 돋도록 싫어했는데...

이젠 현욱이와의 문자에선 이런 닭살스러움이 자연스레 묻어나오니 말이다...

아.. 사람은 사랑을 하면 바뀌나보다. 물갈이하듯 바꿔대던 남자도 다~ 정리하고, 이젠

김현욱이라는 한남자만을 이렇게 깊이 사랑하고 있는 나 박하은을 보면 말이다..

나.. 아무래도 현욱이에게 길들여져 가는 것 같다.. 행복한 길들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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