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의 금융기관에 다니고 있는 직장 2년차 H씨(30)는 연봉 4000만원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 여자친구가 없는 그는
빨리 반쪽을 찾아 3년 뒤에는 결혼하는 꿈을 꾸며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금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아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앞으로 결혼자금과 주택자금 마련을
생각하면 앞길이 막막하다. 금융기관 직원이다 보니 나름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열심히 종잣돈을 모으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 H씨에게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백정선 TNV금융컨설턴트그룹 사장, 서춘수 신한은행 PB지원팀장,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등 전문가 4명이 머리를 맞댔다.
◆ 저축 더 늘려라
= 현재 H씨는 매월 장기주택마련저축 63만원, 근로자우대저축 50만원,
대투 인베스트 적립식 연금채권 25만원 등 138만원을 저축하고 있다.
이 밖에 HSBC 인도펀드에 거치식으로 2000만원과 청약부금(서울)
300만원이 있으며 개인 주식투자 자금으로 약 1000만원을 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H씨의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는 사회생활 새내기치고는
나름대로 알찬 편이라고 평가했다.
H씨 나이대 사회 초년병이 가입해야 할 상품은 대부분 가입했고,
요즘 인기가 좋다는 해외펀드에도 가입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H씨가 저축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주거비, 식비 등 기타 생활비가 안 드는 상황에서
돈을 바짝 모을 수 있는 사회 초년병 시절에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한다는 얘기다.
H씨는 한 달에 세후 270만원 정도 수입이 있다. 현재 138만원을
저축하고 있으니 월 소득 대비 저축률은 50%가 약간 넘는 수준이다.
H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저축률을 월 200만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추가로 한 달에 50만~60만원을 더 저축해야 한다.
이 돈을 현재 H씨의 포트폴리오에 빠져 있는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월 20만원, 저축은행의 고금리 정기적금에 월 30만원 가입하면 H씨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3년 뒤에는 2000만원으로 불어나 결혼자금에 보태 쓸 수 있다.
현재 갖고 있는 자산 3000만원과 합치면 결혼자금으로는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 빚내서 주식 하면 '패가망신'
= H씨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주식투자다. 코스닥 주식투자의
'손맛'을 잊지 못하는 그는 현재 1000만원을 코스닥시장의 소위
작전주에 투자하고 있다. H씨는 또 은행 마이너스 통장을
5000만원이나 받아 좋은(?) 종목이 있으면 바로 투입하곤 한다.
지금까지 주식투자 수익률은 평균 10% 선이다.
전문가들은 H씨와 같은 주식투자는 최악의 투자 방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H씨는 일단 현재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돈을 주식형 펀드에
거치식으로 넣는 것이 좋다. H씨가 공격적인 주식투자에도 불구하고
연 10%밖에 수익을 못 냈지만 현재 H씨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주식형 펀드는 상당히 많다.
특히 공격적이면서도 안정성까지 겸비한 배당주 펀드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또 현재 월 63만원씩 넣고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일부를 증권사의
장기주택마련펀드로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H씨가 선호하는
주식에 최대 70%까지 투자하는 상품으로 소득공제 혜택도
장기주택마련저축과 동일하다.
마이너스 대출까지 받아서 공격적인 직접투자를 하는 것은
대단히 무리한 방식이다. 목표수익률과 실제 수익률간 괴리가
클 뿐더러 직장 2년차 신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높은 수익률을
탐하는 것은 설령 높은 수익을 내더라도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직장인 재테크의 첫 출발은 저축 위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장기와 단기를 명확히 구분하라
= H씨 재테크의 1차적인 목표는 3년 뒤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H씨의 투자 방법은
소득공제 상품 위주로 장기중심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따라서 단기적인 투자방안부터 마련하고 이후 장기적인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인 목표인 주택마련을 위해서는 현재 청약부금을 청약저축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청약부금의 당첨확률보다는 무주택자 대상인
청약저축의 분양 매물이 더 많고, 당첨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단 지금 바꾸면 2년 동안 청약을 못한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현재 자산상태로 당장 내집 마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3~5년
뒤 은행 대출을 활용해 분양신청을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2008~2009년 송파신도시가
H씨에게는 최대 기회다. 거주 쾌적성과 투자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서초ㆍ송파지역의 10~20평형대 아파트도 고려할 만하다.
H씨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장기주택마련펀드 등 장기 상품과
주식형 적립식 펀드 상품을 적절히 활용해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보험이 하나도 없는 H씨는 상해나 질병에 대한 보장 중심의
보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보험료는 월 5만원 수준이 적절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젊고 부양가족이 없으니 암보험이나 상해보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고, 손해보험의 통합보험(추후 가족 추가 가능)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여기다 노후플랜을 하나 넣으면 보험 쪽에서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친구들과 동업해 저녁시간에 투잡(Two Jobs)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저녁에는 3명 정도와
동업해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돌아가면서 일하는 것이다.
물론 가게에만 몰두할 수 있는 동업자가 있으면 더 좋다.
창업에 관심이 있으면 친구들과 펀드를 만들어 고깃집, 주점, 카페 등
공격적인 업종에 투자해 볼 만하다. 대출 등을 끼고 2억원 정도 창업자금을
마련해 월 6~8% 수익을 목표로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뛰는 것도 H씨의
공격적인 스타일과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