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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이 사실을 안다면??

가슴앓이 |2005.07.09 10:29
조회 1,926 |추천 0

시간이 흐를수록
제 마음속엔 무거운 짐들이 가득 차오릅니다.
차마 꺼낼수 없는
나조차도 인정하기 싫은
하지만 어쩔수 없는 진리....

제게는 1000일을 향해가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보다 한살 어리지만 생각이 깊은 사람입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하다가 다시 4년제로 복학해서 지금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취업준비에 한창인 남친은 요즘 자격증을 따려고 열심히 공부중이죠
남친집에서도 졸업하고 직장 구하는데로 결혼시킨다고 하나봅니다.
제 남친이 막내거든요.
위에 누나 셋, 그 아래 형도 작년에 결혼시키고 제 남친 혼자 남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주변에서 하는 말들이
너희는 언제 결혼하냐? 나이도 차오르는데 결혼해야지? 그럽니다.
제 남자친구도 제게 올 가을에 집에 인사드리고 빠르면 내년이라도 결혼하자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제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실 그동안 남친에게 숨겨온 저의 어두운 과거 때문이죠..

남친과 남친 집에서는 제가 평범한 가정에서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게 살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 아버지.......
제가 태어나자마자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사진 한장 없어서 얼굴 조차 알지 못합니다.
저를 낳아주신 그녀는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제가 3살이 되던 해 저와 오빠를 버렸습니다.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던 오빠와 나...
작은 아버지께서 제 손을 잡고 지금 살고 있는 이곳으로 데리고 오셨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24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혹시나 이곳에서도 버림을 받을까 두려워
어린나이에도 궂은일 다 해가면서........
그 어떤 일도 참고 견뎌왔습니다.
가끔 친척들이 집에 놀러오실때마다...
저를 불쌍한 눈초리로 쳐다봅니다.
아빠도 없고 엄마까지도 나를 버렸다는.....
마치 쓰디쓴 약을 먹고 난 후 떨떠름한....그 눈빛
전 그 시선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그때마다 전 방안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질 않았었죠

딸은 엄마 팔자 닮아간다는 말.....
세상에서 제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입니다.
난 절대 결혼 안할거라고
남자도 만나지 않을거라고
절대 자식도 낳지 않을거라고
어린 나이에도 그렇게 독신을 꿈꾸며 스물다섯이 되도록
남자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남친을 알게되었고
너무나 다정 다감한 제 남친을 언제부턴가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사귀는 과정에서도 너무 마음 주지 않으려고 부단히도 노력했습니다.
첨에 남친이 너 왜그렇게 유별나냐고...
마치 자기를 벌레보듯 하는거 아냐고.....
애인사이면.....이정도는 가까워야 하는거 아니냐고......
몇번의 시련을 경험했을까??
이제 제 남친 무덤덤하게 넘깁니다.
가끔은 저보고 너가 무슨 조선시대 여인네냐면서 놀리지만요..
그래도 요즘 세상에 나 같은 사람 드물다며 좋아했습니다.
사실 믿기지 않겠지만.....뽀뽀도 한달에 한번 할까 말까 였거든요
사실 스물일곱 제 나이... 적지도 않는데.......
그래도 끝까지 이것만은 지키고 싶더군요
아무리 제가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저 마니 어리석죠?? 제 마지막 몸부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일이라도 생기면 엄마 없는 얘 교육이 그렇지란 말..
주변 사람들의 그 시선 저를 두번 죽이는 일이거든요...

첨에는 결혼할때까지 제 어두운 과거 비밀로 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설령 남친과 남친 집에 속이고 결혼한들 행복할 보장도 없고
세상에 비밀이 없다고.....나중에 알게되면 배신감도 크겠죠??

남친 집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저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결혼 못시킨다고 당장 헤어지라고 그러겠죠?
하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라도 저 같은 사람 며느리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아요
부모도 없고
학력도 짧고
가진 것도 없고
뛰어난 미모도 아니고
정말 내세울것이 전혀 없는

앞으로 겪을 시련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이 납니다.
사실 제가 힘든 거는 견딜수 있을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힘들어 하는건 차마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남친이 헤어지자고 해도 저로서는 보내줄수 밖에 없네요

이 사실은 남자친구에게 언제쯤 말해야 할지.......
참 답답하기만 합니다.
제게 많은 실망을 할터인데.......
자신을 그동안 속였다며 배신감도 크겠죠....
왜 난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했는지.......
밤새 울면서 부모님을 원망한적 참 많았지만..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더군요. 제 가슴속 멍만 더 짙어질 뿐..

지금까지 지내온 것처럼 저의 작은 아버지 어머니가 저의 부모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가 저의 언니이며 동생입니다.
설령 그들은 저를 가족으로 생각 않더라도
저는 저를 키워주신 그 분들을 존경합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저의 부모니까요.....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해서 대학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후 지금 일하는 이 곳에서 횟수로 8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의 첫 직장인데 좀처럼 나오기가 힘드네요...
직원들 모두 저를 인정해주시거든요.....^^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하시는 말씀이 8년정도 일했으면 돈도 많이 모았겠다고 생각하시는데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그동안 모은 적금 집에 고스란히 다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깝기도 하지만 그동안 키워주신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직장 생활할때의 마음가짐으로 작년 10월부터 한달에 백만원씩 적금 붓고 있습니다. 
입고싶은거 먹고 싶은거 아끼면서 한달에 20만원씩 모은 비상금
4,500,000원도 써버릴까봐 예금으로 예치해 두었네요
돈이란거 정말 쉽게 써버리잖아요......
지금 제 상황에선 뭐든 열심히 모아야  독립이든 시집이든 가능하니까요....
그래서 당장은 결혼에 대한 꿈도 꾸지 못하는 현실이네요....
나중에라도 꼭 대학도 가고 싶거든요.....

사실  제 머릿속엔 결혼에 대한 집착이나 신념은 없습니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써 잘해낼지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의 남친이 모든 걸 이해하고 사랑으로 감싸준다면 더할나이 없이 행복하겠지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전 행복합니다.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멋진 사람이었으니까요...
저의 첫남자이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늘 생각하거든요...


저의 어두운 과거가 결혼에 장애가 된다면
그래서
지금 제 남친과 결혼하지 못할 바엔...
멋진 캐리우먼이 될 것입니다.
절대로 제 자신을 두번 초라하게 하진 않을 것입니다.

저보다 더 힘들게 사신 분들도 참 많이 있겠죠...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도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환하게 웃는 날들이 올거라며
서로에게 용기와 힘이 되어주기로 해요......

 

하지만.....
두렵고 무서운건 어쩔수가 없네요.

또다시 혼자로 남겨질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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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부과세신고기간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이제서야 잠시 짬내어서 여러분들의 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글 읽어주신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한데....

이렇게 좋은 말씀들 많이 해주셔서 뭐라 감사를 드려야할지......

한사람 한사람의 격려 덕분에 많은 힘과 용기를 가져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좋은 일들 가득하세요

 

 

아직 남친에겐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부과세 신고 마무리 하는 데로 조만간에 조심스럽게 꺼내볼까 합니다.

자신은 없지만 여러분들의 말씀처럼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진실되게 말하면......좋은 결과도 찾아오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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