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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님(桓雄)의 구슬 - 23

내글[影舞] |2005.07.15 12:46
조회 315 |추천 0

한님(桓雄)의 구슬 - 23   - 내글[影舞]

기쁨도 잠시 눈앞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살펴보았다.

‘으흠, 아직 숨은 붙어 있군. 괜히 나 땜에 죽으면 짝퉁선녀와의 연애전선에 문제가 생긴다. 아까 내 목숨을 간당간당하게 한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그래도 죽으면 안 되니까.’

방중선의 몸에 손을 대려다 멈칫했다. 보호구를 오염시킨 독기가 손이 다가가자 자석에 끌리는 쇳가루처럼 손을 통해 흡수되기 시작했다. 원래 정민의 몸에 있던 것이라 다시 자기자리를 찾아 가려는 듯 보였다.

‘이런, 아까 마지막에 몸에서 빠져나온 독기에 중독 된 모양이로구나!’

이미 내성이 있기 때문에 중독은 되지 않겠지만 애서 몰아낸 독기를 다시 몸에 지니긴 싫었다. 어떻게든 원래의 자리를 찾아 들어오려는 독기를 막아내며 중독된 사람의 독기를 해소할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지만 별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에이 이렇게 된 거 한번 책대로 해보자.”

천부무관 입경 속에는 독에 중독된 환자를 다루는 법이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우선, 혈이 잘 보이게 옷을 벗기고…. 끄응, 손을 안 대고 벗기려니 힘들군. 와아, 몸 좋다! 몸짱이 따로 없군. 다음엔 몸을 편안하게 눕게 한 후 용천에 손을 댄다는 못하겠으니 생략하고, 에… 또 보자 용천에 기를 불어 넣는다, 넣는다! 손을 안대고 넣는 방법은 없나? 에이 주사기 같은 게 있어서 그걸로 하면 안 되나? 후후, 안될 것도 없지, 하면 되잖아!’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기를 주입할 매개체로 쓸 만한 게 없었다. 그사이 방중선은 보호구가 완전히 벗겨졌기 때문에 더 많은 독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를 깨닫고 아차 싶었지만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제기랄, 꾀피우다가 제 꾀에 넘어가게 생겼군! 어, 말도 한다. 와 이제야 나도 사람 구실하는구나! 참, 이럴 때가 아니지….”

다시 방중산에게 시선이 갔을 때는 앞뒤가릴 때가 아니었다. 보통의 독이 아니라 기와 완전히 동화된 독이였기 때문에 한번 중독되기 시작하자 독이 독을 부르는 상승작용으로 방중산은 완전히 독기에 절여진 상태가 되어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다. 독기가 뇌수를 파고들기 시작하는 단계의 직전까지 진행되면서 호흡이 느려지고, 맥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가사상태로 빠진 것이다. 즉시 중요한 혈을 막아 더 이상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았다. 혈을 집을 때마다 독기가 원래의 자기 집을 찾아 가겠다는 듯 손끝에 흡수 되었다.

‘이래가지고서야 치료가 가능하겠나. 이무래도 독기에는 근육의 운동과 신경을 조절하는 물질이 들어있을 것이다. 게다가 특수한 파장의 소리에만 반응을 하는 물질이라…, 이거 특허내면 완전히 벼락부자 되겠다. 시체를 썩지 않게 유지해야 되니까 지독한 방부제와 굳으면 안 되니까 연화제도 일부 들어 있을 것이고…, 그런데 피고름이 생긴다는 것은…? 맞다, 내성이 없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군. 이제 대충 원인과 성분분석이 끝났으니 해독을 해볼까.’

정민은 다시 머릿속에 있는 책의 내용을 들쳐보았다. 언제 읽은 지도 모를 방대한 양의 한자로만 쓰인 책들이 수없이 떠올랐다.

‘와, 이 책들은 어떻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거지? 그동안 있는 줄도 몰랐는데 머릿속은 완전 고서 도서관이 되었군. 언제 시간 내서 정리를 해야겠어. 이렇게 뒤죽박죽 되가지고 이렇게 화급을 다툴 때는 써먹을 수가 없잖아.’

속으로 투덜대며 독을 해독하는 방법을 열심히 찾았으나 전부 초기 조치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해약의 제조법만 잔뜩 있었다. 지금처럼 내부 장기까지 독에 침범당하는 상태에서는 손을 써도 불가능하니 초기 조치를 강조하는 말로 끝을 맺고 있었다.

‘참나, 모두 똑같군. 참, 아까 그 책…, 독을 기로 갈무리하여 내공의 한 형태로 쓸 수 있다고 했겠다. 그럼 어디 보자…, 으흠 그렇군! 흐흐흐, 내 목숨을 위협했으니 죽여야 마땅하겠지만 살려주는 대신 독인을 만들어 주겠소! 그냥 허무하게 죽는 것보다 그게 낫지, 암 낫고말고. 단 당신의 성질이 개차반이라 그 독을 함부로 쓴다면 곤란하니 한 가지 금제를 거는 건 이해를 해주시오, 크크!’

격체격공의 수법으로 방중선의 온몸의 혈을 지극하며 몸에 퍼져있는 독기를 단전으로 모았다. 그리고 운기법에 적힌 대로 그 독기를 움직여갔다. 그러나 내응 없이 격체격공의 수법만으로 기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에이 어쩔 수 없지, 들어온 것들이야 나중에 다시 몰아내는 수고를 좀하면 되겠지.’

결심이 서자 방중선의 용천혈에 손을 댔다. 손을 대는 순간 방중선의 단전에 있던 독기가 손을 타고 밀려들어 오려고 했다.

‘이에는 이다!’

몸으로 들어오려는 독기를 자신의 기로 밀어내어 방중선의 단전에 다시 가두었다.

‘자 시작이다. 우선 임맥을 따라 움직이고…. 후, 힘드네! 이제 다시 독맥을 따라 움직이고…, 둘로 나누어 동시에 갔다 오고…, 다시 나머지 세맥으로 보… 내고…. 후, 겨우 한차례 끝냈다. 에이,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게 상상외로 귀찮군! 아예 하나로 뚫어놓고 뺑뺑이 돌리는 게 낳겠다.’

정민은 임맥과 독맥을 가로 막고 혈의 경계를 뚫어버리기 위해 모든 세맥에 흩어져 있는 독기뿐만 아니라 별채에 스며있는 독기들까지 방중선의 몸에 불러 들였다. 원래 자신의 몸에 있던 것들이었기 때문에 쉽게 모을 수 있었고, 거기에다 자신의 내력까지 적당히 섞었다.

‘이놈들이 배신을 하는군! 몸 안에 있을 때는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을 하더니 밖에서는 너무 사이가 좋구나. 다행이지 뭐. 자 간다!’

방중선은 갑자기 머리가 깨지는 것 같은 충격에 의식이 돌아왔다.

“으으!” 

- 가만히, 그대로, 입 막고, 에~ 또, 그냥 내가, 하고 있는데, 음, 오시오, 따라. 알겠소?

어순도 틀리고 발음도 엉망인데다가 의식을 차린 직후라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전음에 방중선은 말을 하려고 입을 열려고 했다.

- 미안, 어쩔 수 없소!

방중선은 안면 근육이 따끔했고, 풀칠이라도 한 듯 입이 딱 붙어버렸다. 그리고 몸 안에는 이질적인 기가 운기 되고 있었다.

‘아, 이 사람이 나의 내상을 치료하고 있는 거구나!’

방중선은 전음을 날린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지만 나쁜 의도는 없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있었다.

‘후우, 큰일 날 뻔했네. 이로서 무림고수 하나가 나에 의해서 태어났다, 하하하! 하지만 독인이라 조심해야겠지. 어 어… 이것들이 왜이래?’

정민이 잠시 방중선을 진정시키기 위해 방심하는 사이 방중선의 몸에서 운기 되던 독기가 그대로 정민의 몸으로 흘러 들어왔다. 급하게 손을 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 순간 방중선은 몸속에 넘칠 것 같은 기가 풍선 터지듯 한꺼번에 사라지는 는 황당한 기분을 느껴야했다.

‘뭐, 뭐야!’

방중서은 급히 자신이 익히고 있는 내공심법을 이용하여 운기를 시작했다. 빠져나간 곳이 진공 상태라도 된 듯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아, 완전히 비었다! 어, 근데 이건 뭐지?’

완전히 비었다고 생각한 단전에 미약하지만 무언가가 둥지를 틀고 앉아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움직여 보려고 노력을 했다. 요지부동 움직이지 않으려고 버티던 것이 서서히 깨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의도대로 순순히 움직여 주기 시작했다. 운기를 하다 보니 전과 달리 기의 움직임이 달랐다. 소위 기경팔맥뿐만 아니라 거의 기의 흐름을 느끼지 못했던 구석구석의 세맥 까지도 기의 흐름이 감지되었고, 그 흐름도 아주 유연해 졌다. 게다가 그동안 무공진전의 걸림돌이 되었던 임독양맥의 소통을 막고 있던 경계도 사라지고 없었다.

‘허, 언제 이렇게 내 임독양맥이 뚫렸지?’

방중산이 이렇게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에 한편으론 놀라고 다른 한편으론 기꺼워하며 내력을 회복해가고 있을 때, 정민은 몸에 다시 들어온 독기를 몰아내기위해 사투까지는 아니지만 애를 먹고 있었다. 방중선의 몸 안에 있던 독기가 정민의 몸에 완전히 이동되자 비로소 방중선에게서 손이 떨어졌다. 그리고 독기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자신의 자리를 되찾으려는 듯 단전을 비집고 들어오려고 했다.

‘야, 제발 나가라!’

아무리 노력해도 독기를 몸 밖으로 밀어낼 수 없게 되자 일단 왼손에 묶어 두기로 했다.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정민이 익히고 있는 운기법인 우보의 위력으로 퍼져가는 독기를 한곳으로 모으는 데 성공을 했다. 뭉쳐진 독기를 잘 감싸서 왼손에 갈무리 하는데 성공을 하고 한숨을 돌린 정민은 무언가 빼먹은 것 같은 찝찝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독기에 신경 쓰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아참, 그거!’

만일을 대비하여 방중산의 단전에 심어놓은 기의 행방을(?) 알아보기 위해 방중선을 쳐다보았다. 그 기는 특별한 자극을 받으면 발동하여 몸에 있는 독기와 부딪쳐 목숨에는 상관없지만 내공을 완전히 잃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정민이 방중선의 단전에 숨겨놓았던 것이었데, 방중선은 그걸 이용해서 자신의 내공을 회복하고 있었다.

‘어, 이사람 봐라! 언제 저걸 찾아서 내공을 회복하고 있지? 이제 보니 대단한 고수였었군. 에이, 모르겠다. 일단 독은 제거해 주었으니 그걸로 죽을 끓여먹던, 밥을 해먹던 다음은 당신이 알아서 하쇼!’

정민은 오랜만에 누군가의 조정을 받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발로 걸어보는 기분을 느끼려고 일어섰다. 그러나 자신이 완전히 발가벗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곧 목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방안을 이리저리 서성거리며 어떻게 하면 창피를 당하지 않으면서도 품위 있게(?) 이곳에서 나갈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제기랄 하필이면 짝퉁선녀가 밖에서 지키고 서있을 게 뭐람. 발가벗고 쌍방울을 울리며 나간다. … 앞으로 마누라를 삼을 건데 뭐…. 에이, 역시 안 좋아, 안 좋다고!’

걸칠만한 건 다 독이 스며들어 있어 그냥 입었다간 다시 독하고 담판(?)을 지어야했기 때문에 다시 아까처럼 고생하긴 싫었다. 그래서 옆방을 둘러보았지만 마찬 가지로 온통 독에 오염된 것들 밖에는 없었다. 자신의 몸에 있던 독이 이렇게까지 지독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절로 고개가 저어졌다.

‘어, 어라, 저 사람들이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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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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