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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04번글 쓴 써니입니다

써니 |2005.07.15 15:27
조회 885 |추천 0

여러 시친결 고수님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고이 새겨듣고 다시는 남편에게 욕듣고 가만있거나 울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그날밤 저는 오후에 제가 먹을 밥만 해서 먹고 전기밥통 코드를 뽑아버렸습니다.

'나쁜 자식...한번 굶어봐라' 물론 신랑이 잘못해서 밥 굶긴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을 밝혀드리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편에게 너무나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왔니, 씨*놈아?" 황당하게 쳐다보데요. 얘가 미쳤냐는듯이...신랑이 부엌으로 가자마자 밥통을 열어보더니 밥이 없으니까 혼자서 궁시렁대면서 뭔가를 만듭니다. 쏘세지 볶음이었어요. 가스렌지는 온통 고추장으로 범벅이 되고...그걸 보니까 또 열이 받아서...암튼...오늘은 정말 진지하게 얘기를 해봐야겠다하고 신랑옆에 아기를 데리고 앉았습니다.

"씨*, 맛있냐?"

신랑...아무말 안하고 맥주와 쏘세지볶음만 먹습니다.

"나 이게 저녁이거든?"

"그러게 아침에 씨발*이라고 욕만 안했어도 된장찌게 맛있게 해줄려고 했는데. 안됐네. 난 또 자기가 이혼이혼 하길래 오는길에 새 마누라라도 얻어오나 하고 밥을 안했지" 저는 이렇게 말하고선 남편을 빤히 쳐다봤습니다.  성질은 개만도 못한 이런 인간이 어쩌다 내 남편이 됬을까...물론 내 무덤 내가 팠지만서도...

"왜 그렇게 쳐다봐? 내가 불쌍하냐?"

"불쌍하긴 개뿔이 불쌍하냐...불쌍한 놈이 마누라한테 씨발*이라고 욕하냐?"

"당신은 우리 딸이 나중에 시집가서 남편한테 그런 욕들으면 우리 딸 기분이 어떨꺼같애?"

신랑, 아무말도 안합니다. "상당히 *같을꺼 같지? 그럼 우리 딸이 당신한테 전화해서 신랑이 씨발*이라고 불렀다는 얘기 들으면 당신 기분은 어떨꺼 같애?" 아무말 안합니다.  "그럼 지금 내기분은 어떨꺼 같냐?"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순간 저는 이 사람은 새 마누라를 데려와도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딴 여자가 와도 걱정이다. 어떤 골빈 뇬이 당신 똥묻은 속옷 빨아주겠냐?" 이랬더니 피식 웃습디다.

"말년에 후회 안하려면 지금부터 잘하는게 좋을걸. 니 똥기저귀 갈아주기는 커녕 쭈글쭈글한 등짝 긁어줄 여자도 못찾을 테니까 (앞으로 이 대사를 많이 써먹을 예정입니다. 여러번 말하면 뭔가 깨닫지 않을까 해서)"

저의 이 한마디로 그날밤은 그냥저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 나가서 외식하고 기분 좋았는데. 밤 12시가 다되서 예고도 없이 시누와 시아주버님을 데리고 온것이 아니겠습니까?  예고없이 손님 끌고 오는것도 이사람 전문이죠(이 버릇은 또 어케 고치나...젠장...).

시댁 식구들을 본 순간 또 머리 뚜껑이 열리려고 했지만...'참자...오늘은 욕도 안했는데...' 그러는데 짜증나는 말투로 "떡볶이좀 하지 그래?" 이러는 겁니다.

금방 아기 목욕 시키고 파김치가 된 저는 "나 지금 무지 피곤하거든? 자기가 해먹어" 이랬더니 이번에는 시댁식구들 다 듣는데 또 욕을 하는 겁니다. 어이가 가출을 하고...'그래 이제 니가 막나가자 이거지'

안방으로 들어와서 샤워를 했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너 오늘 날을 잘못 잡았어. 두고봐라' 하고 밑으로 내려오니 시아주버님과 시누가 밖에 나갔더군요. 이틈을 타서 한방 날렸습니다. "어머 이제는 다른 사람들 있는데서도 욕 잘하네? 부인 무시 하려고 작정을 했나보지? 하긴 오늘은 씨발*도 아니고 씨발인데 그냥 봐준다" 그랬더니 후라이팬을 던질려는 기세로 "다 엎어버린다" 이러는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나중에 니가 다 치울꺼면 엎던가 아니면 그냥 곱게 쳐먹고 자라" 라고 말했죠.

그말이 끝나자 마자 시댁 식구들 들어오고 넷이 식탁에 모여 떡볶이를 먹었습니다. 저는 시댁식구들 음료수를 챙기면서 신랑한테 재잘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오늘 뉴스봤어? 한국에 어떤 횟집에서 살인났대 (이 얘기는 물론 제가 남편 찔리라고 지어낸 얘기였죠)"

남편과 시댁식구들은 당연히 무슨 얘긴지 모르고..."글쎄 형님 한국에 어떤 횟집 아줌마가요 남편을 홧김에 횟칼로 포를 떴대요." 시누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아니 정말 그런일이 있었어? 왜?"

"왜긴 왜겠어요.  횟집 장사도 안되는데 남편이란 놈은 부인한테 욕이나 하고 술쳐먹고 행패나 부리고 매일같이 시댁식구다 동네 친구들 다 모아서 술을 마시니까 부인이 참다못해서 횟칼로 찔러 죽인거죠 뭐" 이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리 남편 한다는 말이 "그만해라. 간접적으로 나한테 하는말 같은데."

제가 질리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어머 자기 왜 그래? 뭐 찔리는거 있어? 그리고 이거 실제로 있었던 일이야. 그리구요 형님, 오죽하면 딸이 아버지를 넥타이로 목졸라 죽인 일도 있지 뭐예요. 술만 쳐먹었다 하면 부인한테 욕하고 때리고 온 식구들 다 있는데서..." 뭐 이러면서 분위기를 살벌하게 조성을 했지요. 그 효과가 있었던지 떡볶이를 다 먹지도 않았는데 시댁식구들 자리를 뜨고 남편과 저 둘만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둘만 있으니까 저를 안더니 웃으면서 "사랑해"라고 말하는 겁니다. 속으로 저는 평생 잊을수 없는 기록을 만들게 되었지요. '이사람 정말 싸이코구나'라구요. 

저는 남편을 확 밀쳐내면서 "욕이나 하지마 이 씨발놈아~"

"으이구 이 화상아..."

"누가 더 화상인지 내기 할까?  이참에 아예 우리 이름도 바꾸자. 씨발년 씨발놈으로. 어때? 그럼 욕이 아니라 이름이 되니까 부르기도 편하겠네! 죽어서 묘비에 새기면 볼만하겠다 안그러냐"

이래서 욕때문에 싸운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네, 저 써니는 여기서 아주 중요한걸 배웠습니다. 저를 존경하지 않는 남편은 존경할 필요도 없는 거구요.  두번다시 남편의 언어폭력에 가만있지 않을껍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또다시 남편이 욕을 하면 저는 그 두배로 다 갚아 줄껍니다.

 

남편때문에 마음고생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시고 대한민국 남자들이 욕을 하지 않는 그날까지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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