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엄마.. 내가 잘못했어..거짓말 한거..진짜..진짜.. 잘못했어.. 일주일동안 집에 있으라고
하지마아~ 글구 핸드폰은 왜에~"
하면서.. 두 손 모아 싹싹 빌어댔다. 그러나 콧방귀도 뀌지 않는 엄마다..
" 조용히.. 반성하지 못해..? 한달 내내 집에 있을래..? 핸드폰도 아예 해지시켜버린다~"
" 알았어.. 그럼.. 일주일 뒤엔.. 외출도 되고.. 핸드폰도 줘..?"
" 너 하는 거 봐서.. 꼴 보기 싫으니까.. 니 방에 들어가~"
" ......."
뭐야.. 그럼 일주일동안이나 현욱이 얼굴 못보는거야..? 연락도 안되공.. 아씨.. 집전화는.. 핸드폰이나
시외전화 차단시켜놔서 전화할 수도 없는데.. 어떡하지..? 아..맞다! 언니 핸드폰을 잠깐..빌려야지..
마침 언니는 책상위에 핸드폰을 놔둔채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으니..잘됐다 싶어... 핸드폰을 살짝
열었더니..... ㅠ_ㅠ 일생에 도움이 안되.. 잠금모드다.. 진짜..치사빤스다..
두 모녀가.. 짜맞추고 그러는 게 분명하다. 아.. 이 상황을 어떻게 현욱이한테 알리지..?
아.. 맞아! 쪽지를 남겨놔야겠다.. 컴퓨터를 켜고 메신저를 접속하자.. 어..? 지성이가 있네...?
지성이한테 전해달라고 해야겠다.
[지성아, 나 하은이! 나 일주일동안 외출금지 당하고 핸드폰도 엄마한테 뺏겼거든..? 현욱이 만나면
이 말 좀 전해줘.. 연락도 못하고 답답하다.. 꼭 좀 전해줘~?]
[ 응.. 그래.. 현욱이한테 전해줄께..걱정마]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엄마가 방에 들어왔다. 그러더니, 컴퓨터 전원을 꺼버린다. 뭐..야..?
" 왜그래~? 나 친구랑 쪽지 보내는거 안보여..엄마는..?"
" 컴퓨터도 당분간 금지야.. 이게 맨날 밥먹고 할 것 없이 컴퓨터에 티비만 보고.. 키보드도 압수야.."
하더니.. 키보드를 빼서는.. 가져가버린다. 이런..황당한 시츄에이션이 있나.. 어이가 없어서..
멍~ 하니..쳐다보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지성이한테 전해달라고 했으니.. 앞으로 일주일동안..
좀이 쑤시고, 현욱이 연락이 궁금해도 어쩔수 없이 참는 수밖에..
아.. 근데.. 5일 후 토요일에 윤정이 200일 파티 있는 날인데.. 미리 회비까지 냈는데..안가기도 뭣하고.
아빠한테 애교를 떨고.. 협조를 얻어서 그날은 외출을 해야지..암~
" 아빠.. 나 핸드폰도 뺏기고, 엄마가 일주일동안 집에만 있으래요.. 이건 무슨.. 죄수들 감금하는 것도
아니고.. 민주사회에 이래도 되는거에요..? 그쵸..아빠..?"
" 니 엄마가 좀 심하긴 하다만, 하은이 너도 거짓말 하는거 고쳐야지.. 솔직히 말하면..
엄마가 안보내줄 사람이야..? 아빠도 하은이 그 점은 별로 좋아보이질 않아..."
" 잘못했어요.. 그건.. 근데.. 아빠.. 나 토요일날 친구 200일 파티에 가야되는데.. 일주일..그거..
엄마한테 좀 말해줘서 줄여주면 안되요..? 아빠~~~"
엄마한테 잘 말해보겠다는 아빠다! 역시 내 편은 아빠밖에 없다니깐...
담부터 또 내가 거짓말을 하게 되면.. 아빠도 일주일동안 감금(?)시켜버린다는 조건으로 난 그렇게..
외출금지령을 풀게 되었다. 야호~
윤정이 200일 파티라고 해서.. 나랑.. 서영이랑.. 정희랑 등등 여러명이 초대되었다. 윤정이 남자친구인
태웅이 친구들도 여럿이 온댄다. 다들 한껏 멋을 부리고 갈꺼라며.. 벌써부터 서영이는.. 파마까지
했댄다. 근데, 동네 미용실에서 해선지 완전 폭탄 머리가 되서 매직기로 1시간 넘게 생머리로 펴고
온다고 난리들이었다. 아주! 그래.. 옆구리 시린 늬들은 그렇게 열심히 꾸며대라. 나는 뭐.. 현욱이가
있는데.. 다른 사람한테 잘 보여서 뭣할꺼야.. 안그래..?
아.. 근데, 핸드폰은 아직 주시지 않겠단다. 이건 또 무슨 심보래..? 외출금지령도 풀어줬음..핸드폰도
돌려줘야지.. 요금 2만원 더 나왔다고 정말.. 바가지를 박박 긁어대며.. 잔소리를 늘어놓길래...
그냥..핸드폰은 됐다며.. 집을 나섰던 나다.
술집에서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먼저 여자들끼리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현욱이한테
연락하는 것을 깜박한걸 잊고는.. 공중전화로 갈려고 하자.. 윤정이가.. 이따가 연락하라며...
내 손을 잡고 술집으로 이끈다. 그래.. 술집가면.. 공중전화정도는..있겠지..뭐..
미리 태웅이랑.. 그의 친구들이 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태웅이랑 윤정이를 가운데 자리로 옮기고..
태웅이 친구 재영이가 사온 케익을 놓고 커다란 초 2개를 꽂고는.. 그렇게 파티가 시작됐다.
" 축하해... 윤정아~ 태웅이도!"
다들 진심으로 그렇게 축하를 해주었다. 타이타닉 게임이며, 숟가락 엎기 게임같은..신기한 게임을
하면서.. 그렇게 다들 한잔씩 취해갔다. 윤정이도 술을 잘 하지 못해.. 나랑 윤정이는.. 콜라를 마셨다.
거나하게.. 취해서 분위기가 좋아졌을 즈음. 술 깨고 3차로 가자며.. 노래방으로 이끌었다.
노래방에 가니, 다들 한곡씩 뽑으며.. 우리쪽 여자애들과.. 그쪽 남자애들의 묘한 애정전선으로..
불꽃을 튀는것을 대강 눈치챌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3차로 옮기자는..말에
시간을 보니.. 막차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헉.. 엄마한테 미리 늦게 들어간단 말도 안했는데...
공중전화로 가 집으로 얼른 전화를 했다.
" 엄마, 나 막차를 놓쳐버렸어.. 그냥..이모집에 가서 잘께.. 응.. 이모집가서 전화할께.."
엄마가 이모한테 문을 열어두라고 연락해놓는다고 이모집에 가서 잠을 자랬다. 아...그러고보니..
한다한다 하면서.. 계속 현욱이한테 연락한다는 걸 깜박하고 있었다. 현욱이 전화번호를 누르자..
" 여보세요..."
" 여보세요~ 나 하은이! "
" 너..지금 어디야..?"
약간 화가 난 말투다..
" 나.. 여기 친구들이랑 놀고있어..."
" 술집에 있었다든데.. 민성이가.. 아까 너 봤대.."
헛.. 민성이가 술집에서 날 봤었나..? 난 못봤는데.. 아씨...
" 기어이 200일 파티 간거야..? 내가 안갔으면 좋겠다고.. 말하지 않았어..? 그리고.. 지금까지 놀면서..
나 걱정하는 건 신경도 안쓰고.. 이렇게 늦은시간까지 집에도 안들어가고.. 뭐야~"
사실, 태웅이 친구들도 여럿이 온다는 말에.. 안갔음 좋겠다는 뜻을 내비춘 현욱이다. 그냥..친구들이랑
놀다가 늦은거라고 말할려고 했는데.. 민성이가 날 봐버렸다니.. 할말이 없다. 그것도.. 현욱이한테
연락한다는 것도 깜박 잊은채...
" 막차시간도 넘었구만.. 어디서 잘꺼야..?"
화가 난 말투지만.. 그래도 챙겨주는..현욱이다.
" 이모..집...."
" 그럼 얼른 들어가봐.. 끊을께.."
하고 툭..끊어버린다. 뭐야.. 단단히 화났나보네... 택시를 갈아타고 이모집으로 와서..씻고..
누웠지만.. 현욱이의 화난 목소리에..맘이 편하질 않는다. 마침, 이모집이 현욱이집과 가까우니..
내일 얼른 현욱이집으로 찾아가봐야겠다.
다음 날 아침, 이모랑 이모부, 사촌언니는..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간다고 챙기고 있다.
" 하은아, 이모 올때까지 있어~"
" 아.. 친구 좀 잠깐 만났다 바로 집에 갈꺼에요.. 열쇠는 경비실에 맡겨두고 갈께요..."
다들 챙겨서 나가고 나자, 휑~하니..썰렁하다. 급히 샤워를 하고.. 챙겨서.. 현욱이네 아파트로
뛰어갔다. 주말에는.. 11시부터 알바를 하느라.. 10시 반쯤부터 기다리면.. 나올꺼라고..생각하고
아파트 복도에서 기다리려고 하는것이다. 한.. 10분쯤 지났을까.. 복도 끝에서 현욱이의 전화받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몸을 숨기고, 기다렸다. 으잉..? 전화통화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인지..
엘리베이터를 타지않고 비상통로로 내려가버리는 현욱이다. 발걸음을 죽이고..한발한발..따라갔다.
아직까지 내가 뒤따라가는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현욱이다.
그러다 빨간신호등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현욱이다. 내가..슬그머니..다가가 능청스럽게..옆에 섰다.
그러자.. 날 힐끗 보고는.. 짐짓 놀래더니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뭐..뭐야..?
아직 화가 덜 풀린거야..? 여기까지 찾아온 성의를 봐서라도 좀 봐주면 안되냐...? 칫...
신호가 바뀌자.. 혼자 성큼성큼 가버리는 현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