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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1-그들만의 세상

핫세 |2005.07.27 17:00
조회 794 |추천 0

강은은 레포트 작성을 서둘렀다.늘 그런식이다.느긋한게 없다.그래서 엄마나 할머니한테 혼나기 일쑤다.

 

"엄마,나 또 늦었어"

 

"서두르지마,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구 그래?"

 

"헤헤,내가 엄마 딸이긴 한가 보다.사람들은 아빠랑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하지만,그래도 엄마랑은 이렇게 사소한것 까지 닮았잖아 킥킥"

 

영주는 아무탈없이 커준 강은이 고맙기만 했다.어렸을때는 유난히 허약해서 나중에 크면 병치레를 하면 어쩔까 고민투성이었다.하지만,그 고민도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인 강은이 말끔히 씻어주고 있었다.

 

"오빠,오늘 제대하지?조오타,오빠 없이 내가 삼년동안 어케 산거야?얼른 보고싶다.오빠"

 

"그렇게 오빠가 보고 싶어?몇시간만 참으면 될것 같고 얘는"

 

 

 

 

"오늘 강준이 제대한다더라....안가볼거야?"

 

"가봐야죠.강준이 형이 잘난척 한건 여전할까요?"

 

"세현아,너 아직도 그러니?"

 

"강은이와 강준이형 보면 누가 남매라고 그러겠어요?형도 아주 오래된 여자를 대하듯 강은을 대하는데.."

"그런소린 하믄 못써..세현이 강은이 맘에 두고 있는거 엄마 다 안다.하지만 강준이는 오빠로서 동생을 위하는거야.그정도로 오빠가 못해주겠니?너는 여동생이 없어서 모를거야.내가 뒤늦게 후회하는거지만 너에게 여동생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니?"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오빠?나야 강은이"

 

"말안해도 안다.어디야?"

 

"여기 터미널..왜 안나왔어"

 

"형은 왔어?"

 

"아직...지금 안 올거야?강준이 오빠가 오빠보면 엄청 좋아 할텐데..."

 

"이따 저녁때 술이나 한잔 하면 되는데 뭘"

 

"알겠어.오빠 나두 술한잔 사주는 거다 알았지?"

 

"그래 알았다."

 

세현은 다시 마음이 맑아졌다.언제나 강은의 목소리를 들으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풀리니,그런 세현의 엄마는 강은 만큼 좋은 약도 없다고 그랬다.

 

 

"오빠!!!"

 

"강은아!!"

 

그야말로 이산가족 상봉이다.강은은 그동안 흘리지 못했던 눈물을 강준앞에서 맘껏 흘러버렸다.

 

"바보,여전히 눈물은 많구나"

 

"응,이제 오빠 나랑 같이 있을시간 많겠네?"

 

"야,임마!다시 복학하고 그러면 그럴 시간이 어딨냐?"

 

"왜 없어?만들면 있지.오빠 나랑 안놀아 주면 알아서해"

 

"야,넌 대학생 됐으면 미팅도 하고,멋진 남학생들도 만나지 할일이 그렇게도 없냐?"

 

"난,오빠만  있으면 된다구"

 

"어련하시려구,내일이라도 아니 지금당장이라도 멋진 남자아이가 너에게 프로포즈하면 상황은 달라질걸?"

 

"그래,그럼 멋진 남학생좀 데리고 와보시지"

 

"그 멋진 남자 여기 있는데..."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세현은 강준을 보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짜아식"

 

"완전 이제 남자됐네"

 

"나야 언제나 남자 였지,세현아,우리 강은이좀 어떻게좀 해봐라 저녀석이 이 오빨 꼼짝도 못하게 하니,복학해도 무지 힘들겠다."

 

"오빠,못 온다더니"

 

"나오려구 그랬어.강은이 전화 안받았어두.."

 

"역시 오빠 울 오빠 깜짝 놀래켜주려고 그랬구나?역시 장난꾸러기야 히히히"

 

"웃음소리도 안변했네.얼굴만 이뻤지,순 말괄량이라니까"

 

"오빠아~"

 

셋은 그렇게 오래간만에 만남으로 자리를 술집으로 옮겼다.

 

"형,여잔 생겼어?"

"임마,군대가 여자천지냐?여자 구경도 못해봤다.그런,넌 여자친구 생겼냐?"

 

"나야 뭐 일편단심 민들레 아니겠어?"

 

세현은 말을 하면서도 안주만 축내고 있는 강은을 측은한 얼굴로 쳐다봤다.그런 모습을본 강준은 흐뭇해 했다.

 

"그래,역시 넌 하나 뿐이 없는 멋진 사내 녀석이다.그맘 끝까지 변하지 않는거다.알았지?"

 

"뭘?세현 오빠 누구 좋아하는 사람 있어?누구야?나두 아는 사람이야?"

 

두사람은 서로 강은 얼굴을 쳐다보며 박장대소를 했다.강은은 아무 뜻도 모르고 고개만 갸우뚱 거릴뿐 속내를 알수 없는 두 남자 앞에서 그냥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할 뿐이다.

집으로 돌아온 강준을 보며 영주와 할머니는 나와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할머니,어머니,"

 

"그래,더 건강해 진것 같구나"

 

"할머니 몸은 괜찮으세요?"

 

"그럼,나야 괜찮치 말구.어디보자 이 녀석 얼굴이 많이 탔구나"

 

"배고프지?"

 

"강희는 어디 갔나요?"

 

"어?응 아직 안들어 왔어"

 

"그녀석 아직도 속 썩이나요?"

 

"아니야.많이 좋아졌어"

 

강희의 말이 나오자 다시 침묵이 흘렀다.사춘기때부터 지금까지 가족들에게 알게모르게 고집을 부린 강희는 아직도 영주에게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버진,아직 안들어 오셨죠?"

 

"출장 가셨어..."

 

"네.."

 

저녁을 먹고 나서 디저트로 과일을 먹은 다음 다들 잠자리로 들 시간에 강은이 자신의 베게를 가지고 오빠에게로 가고 있었다.

 

"똑똑"

 

"말로 똑똑하는 사람이 어딨어?들어와"

 

강은은 강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잽싸게 강준의 방으로 들어왔다.언제나 자신의 편에 서주던 오빠였다. 어렸을때부터 몸이 약했던 강은에게 오빠는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강희언니가 강은을 괴롭힐때도,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 하지 못할때도 강준은 늘 그랬듯 언제나 따스한 어깨를 강은 앞에 내주었다.

 

"그 베겐 뭐야?다큰 처자가 오빠 옆에 자겠다는거야?"

 

"뭐 어때?우리가 남인가 뭐?"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도 몰라?얘기만 하고 나가는 거다?알았지?"

 

"치,알았어"

 

강준은 강은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겼다.언제나 같은 버릇 군대가기전부터 강준이 강은을 볼때 입술을 깨물고 아무렇지도 않게 있는 강은을 강준은 항상 이마를 튕기는 행동을 했다.그런 오빠의 행도에 강은도 싫은내색은 하지 않았다.

 

"오빠?왔어?"

 

강희였다.강희는 강준의 신발을 보고는 무조건 뛰어서 강준의 방을 열었었다.그런데,강희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갔다.

 

"너,지금 이시간에 오빠 방에서 뭐하는거야?그 옷차림은 또 뭐고,얘가 아주 웃겨?"

 

"이강희!오빠 처음보자마자 강은이한테 또 트집 잡을래?여전하구나 넌"

 

"뭐라구?강은,강은,강은,모두들 강은이밖에 몰라,세현 오빠두 강준 오빠두 정말 너무들 하는군 "

 

문을 얼마나 쎄게 닫는지 벽에 붙어있던 그림액자가 하마터면 강은이 머리쪽으로 떨어질뻔 했다.

 

"이해해라,강희 언니가 니한테 그러는거 하루 이틀 아니니까"

 

"아니야,오빠 나그만 올라갈래"

 

"이리와,오빠가 뽀뽀해 줄께"

 

"뭐야,징그럽게 잘자 오빠!"

 

강은은 오빠의 이마를 살짝 튕기는 시늉을 하고는 방으로 올라와 버렸다.

강은의 방으로 엄마가 살며시 들어온다.엄마는 그런 강은의 앞머리를 옆으로 슬어넘겨주었다.

 

"오빠 방에서 있다 온거니?"

 

"응,얼마나 좋은지 몰라 꿈인것 같기도 하구 꿈이었으면 안깨었으면 좋겠어"

 

"오빠가 그렇게 좋아?그러다 오빠가 색시 데리고 오면 어쩌려구"

 

"뭘 어째 그럼 축하해 주면 되는거지 ,엄마 나는 쪼끔만 더 시간이 지나면 강준 오빠같은 사람만나 결혼 할래,아빠랑 틀리게 강준오빠는 진짜 여자들한테나 어는누구한테나 잘해주잖아."

 

"그래 그러려무나,넌 분명히 좋은남자 만나 잘살거야.... 넌 이엄마처럼 살지않을거야사랑하는사람만나 결혼할거라구...."

 

"응?엄마 뭐라구?방금 뭐라 그랬어?"

 

"아니,아니야...."

 

다음날,강은은 눈을 뜨자마자 4월의 날씨에 걸맞는 진달래색 원피스를 꺼내 입고 학교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우리 바보 공주님 하룻밤사이에 예쁜 숙녀 되셨네,남자들이 우리 강은이 보면 한눈에 반하겠는걸?"

 

"진짜야 오빠?"

 

"순진하기는,오빠가 예전에도 그랬지만,장난말이라는거 너 모르고 하는 소리니?이제 스무살이 됐으면 속이다 차겠다.옛날 같았으면 넌 시집가고도 남을 나이야"

 

"강희 넌,애기낳구 살고 있겠고"

 

강희는 오빠에게 눈을 흘겼다.나쁘지만은 않게 흘린 눈이 었지만,그시선이 다시 강은에게로 돌렸을때는 살기가 가득한 눈이었다.

 

"언니,학교 같이 가자"

 

"사랑하는 오빠랑 같이 가라,니가 언제부터 나랑 학교같이가자 마라 그런소리 했었어?"

 

"이강희 그만해라"

 

"나먼저 나가, 어?아빠!!"

 

"그래 우리딸 지금 학교 나가는 거냐?"

 

"응 오빠 왔어,저 먼저 나가요"

 

"강준이 왔구나"

 

"네,출장은 잘 다녀 오셨어요?"

 

"그래,어디보자.벌써 어른이 다 됐구나"

 

"아버지,다녀 오셨어요?"

 

아버지는 강은을 쳐다보지도 않고 강준을 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멎적해진 강은을 보며 강준은 아버지에게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넌,앞으로 오빠방에 들락날락 거리는거 삼가해라"

 

"......."

 

"이젠 너희들 성인이야.어린시절은 이미 다 지났다구 "

 

고개를 떨군 강은은 아무말도 할수 없었고,그런 강은의 모습에 강준이 아버지를 보며 말을 했다.

 

"우리가 남입니까?강은아 나가자"

 

"어?어...."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모습에서 매우 본노의 찬 모습으로 그의 아내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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