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의 끝은 또 다른 사랑이다 **
제14부
“제가 도와드려도 될까요?”
여자는 가게에 들어온지 한시간째 어떤것을 골라야 될지 망설이는 민혁에게 다가왔다.
“아..네..그럼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민혁이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여자는 민혁이 가게안으로 들어올때부터 유심히 살펴보았다. 젊고 잘생긴...무엇보다 당당함이 넘쳐나 보이는 그는 곧바로 반지가 진열되있는 곳으로향했다. 바로 고를 것 같았던 그는 의외로 무척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여자를 위해서 반지를 고르는 일은 민혁에겐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동안 여자를 만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선물을 주더라고 김실장을 시켜서 사오도록 했지 자신이 고른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골라주고 싶었다. 세희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으로 자신의 손으로 끼워주고 싶었다.
“어떤 분이세요?”
“네? 무슨....”
점원의 말을 이해못한 민혁이 몹시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손님이 반지를 끼워주시고자 하시분 여자분이요..어떤 이미지인가요? 이미지에 따라서 반지의 모양과 빛이 틀려지거든요..”
“아~네... 음......깊은산속에 소리없이 흐르는...한번 발을 담구면 빠져나오고 싶지 않는 계곡물같이 맑고 깨끗해요. 그리고 그 옆에 수줍게 피어있는 작은 들꽃처럼 청초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후훗”
점원은 연인을 표현하려고 꼴똘히 생각하며 말하는 민혁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왜그러십니까?”
“아니예요...그 여자분이 너무 부럽네요...그 여자분은 자신이 이렇게 멋있는 남자한테 이토록 완전한 사랑으로 표현될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하하..글쎄요..”
점원은 민혁을 얼굴에서 연인을 생각하는 꿈꾸는 듯한 눈동자를 보았다. 연인을 표현하는 방법은 많았지만....깊은산속의 계곡물이 비유하는 사람은 처음이였다.
아무런 때가 타지 않았다는 뜻인기도 한가? 민혁의 표현으로도 점원의 그 여자의 이미지를 충분히 떠올릴수가 있었다.
“그럼...화려한 디자인 보다는 심플한 디자인이 더 어울릴거예요.. 이건 어떠세요?”
점원이 보여준 반지는 정말 심플하면서도 그 빛이 영롱했다. 마치 세희를 위해 만들어놓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아주 맘에 들어요...감사합니다..”
“아니에요...손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제가 더 고마운걸요..아무쪼록 멋진 사랑하세요..”
“네...하하.”
쑥스러운 웃음을 짓고 가게를 나온 민혁은 다시한번 그 반지를 쳐다보았다. 볼수록 세희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민혁은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반지를 양복 안쪽에 잘 넣어두었다.이제 세희에게 프로포즈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어떻게 할까? 항상 남에게 지시만을 하다가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
의 손으로 하려니 난감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반지를 사고 들떠있는 민혁은 자신의 모습이 마치 사춘기 소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먹을만큼 먹은 나이고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신이 지금은 혹시 세희가 자신의 프로포즈를 거절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서 어쩔줄 몰라하기 때문이다.
띠리링~~
“여보세요”
“나요..”
“네....”
“뭐하고 있었어? 혹시 내생각 하고 있었나?”
“내가 왜요? 청소하고 있었어요...”
모처럼 집안 대청소를 하고 있던 세희는 자신도 모르게 민혁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허겁지겁 달려가서 받은걸 보면...그리고 전화한 사람이 민혁이라는 사실이 무척 기뻤기 때문이다.
“이따 6시에 회사 앞으로 나와요...저녁이나 같이 먹읍시다”
“오늘 저녁이요?”
“왜? 안되나?”
“아니요...네..알았어요..”
“그럼 이따보지..”
전화를 끊은체 세희는 벌써 오늘 저녁에 입고 갈 옷이 신경이 쓰였다. 그동안 옷차림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민혁을 만나면서 왠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이 쓰이는 세희였다.
약속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세희는 하던 청소를 멈추고 옷장앞에 서서 오늘 입을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민혁은 아까 산 반지를 다시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만반의 준비는 다 끝난 것 같았다. 프로포즈 장소는 김실장을 시켜서 예약해놓은 상태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올 세희를 생각하니 민혁은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혼자 세희를 생각하는 걸로도 이렇게 행복하고 흥분되는걸 보니 자신이 세희를 어지간히 좋아하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계를 들여다본 민혁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세희와 만날 시간이 왜 이리 더디 가는지....
“사장님...큰일났어요..”
김실장이 급하게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뭔가”
한참 세희생각에 혼자 즐거운 하던 민혁이 자신의 시간을 방해하는 김실장을 보고 짜증을 부렸다.
“저희에게 자금대출을 해주던 은행들이 하나같이 거래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뭐? 이유가 뭐야? 우리가 자기들한테 신용을 잃는 행동을 한게 없는데 왜지?”
“모르겠습니다”
“모른다니...? 말이되나? 거래를 중단하려면 그에 맞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될것아니야?”
뜻밖에 소식에 민혁이 당황했다. 아니 화가났다. 아무 이유없이 몇 년을 거래하던 은행들이 거래 중단을 통보해오다니...
“은행에서 말을 하지 않습니다..이유를 물어도..위에서 하는 일이라 잘 모른다고만 하고..”
“젠장할....”
민혁의 입에서 거친 말이 나왔다. 이번 신제품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야 했다. 이미 일이 진행된 상태기 때문에 도중에 자금줄이 끊어진다면 다른 회사에 선수를 뺏길수가 있다.
“내가 은행장을 만나봐야겠어.”
“네..사장님..”
민혁은 급히 은행으로 차를 몰았다. 한시도 지체할수 없는 상황이다. 젠장..하필..오늘...
“사모님 지시대로 일이 잘 되고 있습니다..”
민혁이 차를 급히 몰고 나가는 것을 몰래 지켜보단 한남자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그래...그래야지...”
전화기속의 여자는 남자의 보고에 아주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