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한님(桓雄)의 구슬 - 58

내글[影舞] |2005.09.05 18:08
조회 300 |추천 0

한님(桓雄)의 구슬 - 58   - 내글[影舞]

 

 

사운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천부정검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후후, 그건 아직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야! 그가 왜 제자를 거두려하지 않고 그런 극단적인 방법만을 실행에 옮기려고 했는지 모른다네. 아마도 천부에는 특별한 뭔가가 있는 모양이지. 언젠가 그에게 직접 물어 본적이 있는데, 제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없다는 말을 하더구먼. 다른 무언가가 천부의 제자를 선택한다는 말을 하고 입을 다물었지. 그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려 했지만 숨기려 하는 걸 굳이 물어보는 건 예가 아니라 생각되어 그만 두었지. 아마도 그가 죽을 때 말했던 ‘환웅지주’란 것과 관계가 있지 싶은데….”

“그, 그렇군요!”

청허자의 말을 듣고 사운은 맥이 빠졌다.

“후후, 그렇다고 자네 마음속에 품은 생각만은 잊지 말고 실천하게. 이 책에는 절대자의 심득이 적혀 있다네. 나는 타고난 자질이 모자라 이 책에서 이렇게 편법을 배워 흉내를 내고 있지만 자네라면 분명 크게 성취를 이룰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네.”

“…!” 

“자, 어떤가. 이래도 그 강시가 물속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하는가?”

청허자의 말을 듣고 있던 사운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청허자의 차분하게 이어지는 말속에서 연륜이란 게 어떻게 쌓이는 것인지 교과서를 보는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계속 행방을 쫒겠습니다.”

사운의 머릿속에는 사라진 천부정검의 시신으로 만들어졌을 강시를 찾을 일로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생각이 채 정리도 되기도 전에 청허자의 말을 듣고 자신의 능력이 아직 멀었음을 깨달아야 했다.

“그건 그렇고, 소주에서 종적을 놓친 자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사부님께 그자의 추적을 부탁드렸습니다. 머지않아 꼬리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아니, 그만 두게나.”

“왜 그러십니까?”

그만두라니, 사운은 청허자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굳이 찾아 나설 필요가 없어. 머지않아 이곳으로 올 것이라 생각하네.”

“어째서 그렇게 생각을 하십니까?”

“그자가 천부와 관련이 있다면 당연히 천부정검의 사인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을 것이 아니가?”

“그, 그렇군요!”

사운은 청허자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 청허자 그놈의 뱃속에는 구렁이가 아홉 마리는 들어 있을 것이다.

‘에고, 사부의 말이 맞구나!’

“그리고 그가 천부와 관련이 없다면 소란을 피울 이유도 없지. 안 그런가?”

“알겠습니다.” 

“참, 시신을 제작한 자는 어떻게 했는가?”

청허자의 갑작스런 물음에 사운의 표정이 굳어 졌다.

“그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너무 심했군! 가족들에게는 섭섭하지 않게 해주도록하게나.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겠지…. 피곤하군!”

“그럼 쉬시지요!”

사운이 밖으로 나가자 청허자는 창문을 열고 잔뜩 흐린 하늘을 쳐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 보였다.

- 주군, 자운입니다.

- 무슨 일이냐?

- 교응방이 폐문을 했습니다.

- 그래! 누가 그렇게 했다더냐?

- 유가장과 충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 후후, 결국 유벽이 손을 썼군. 그래 위진호는 어떻게 되었느냐?

- 총관 왕방과 함께 남은 식솔을 이끌고 종적을 감추었다고 합니다.

- 그랬나! 명색이 사부가 있는데 얼굴도 내밀지 않고 사라지다니, 혼이 나도 아주 크게 난 모양이군. 방주 위연은 죽었겠지?

- 네!

- 알겠다. 그만 가 보거라!

- 한 가지 더 있습니다.

- 무엇이냐?

- 아무래도 유가장에 눈을 붙여야 하겠습니다.

- 왜?

- 유가장에 고수가 셋씩이나 있다고 합니다.

- 그 정도는 있어야 교응방에 맞섰을 것 아니가?

- 그 정도가 아닙니다. 죽은 위연의 친구들이 복수를 하겠다고 유가장에 몰려갔다가 깨끗하게 패했답니다. 백이 넘는 인원이 동원된 모양인데 단 세 사람에게 당했답니다.

- 위연의 친구라면 그리 실력 있는 자들도 없었을 것 아닌가? 머릿수로 싸움을 하는 건 아니야.

- 알고 있습니다. 그 이백 명에는 저도 쉽게 당해낼 수 없는 사천오악과 산동칠패 등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당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위연보다 무공이 뛰어난 자들도 상당수 있었지만 대부분 죽거나 치명상을 입고 도주 했다고 합니다.

- 으흠, 의외로군!

- 알아본 바에 의하면 세 사람 모두 삼 갑자에 달하는 내공을 가진 자들이라고 하니, 하나같이 대 문파의 장로에 필적하는 것이 아닙니까?

- 유벽이 돈 좀 쓴 모양이군. 세 사람의 이력을 자세하게 조사하도록 하게.

- 알겠습니다.

‘허,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하나 생겼구나. 유벽, 그 샌님이 무력까지 가진다면 앞으로 껄끄러운 일이 많아지겠는걸.’

청허는 창문을 닫고 탁자에 앉아 종이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밖에 누구 있는가?”

“네, 맹주님!”

문밖을 지키던 호위무사가 청허의 소리를 듣고 대답을 하며 들어왔다.

“이걸 형산파에 전하라 하게. 참 되도록 빠르게 전할 방법을 강구 하라고 하게나.”

“예!” 

봉서를 받아든 호위무사가 나가자, 청허는 다시 일어서서 서성거렸다.

‘형산파라면 쉽게 일을 처리 하겠지!’


‘생각보다 힘드네!’

정민은 자신이 묵었던 호텔이 서있을 자리를 찾기 위해 백두산일대를 이 잡듯 뒤졌다. 천 년 후에는 울창한 나무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울창한 수림이 있어야 할 곳이었지만 오히려 황량했다.

‘아, 그렇군! 이 시간대가 백두산이 대폭발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지!’

꼬박 하루를 헤맨 끝에 호텔이 들어설 자리를 발견하고 그 곳을 시점으로 자신이 도망치던 길을 따라 움직였다.

‘에구, 완전히 다른 지형이라 만만치 않겠는걸!’

기억을 더듬으며 전진하던 정민은 맥이 풀렸다. 너무나 미래와는 다른 지형에 찾을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앞만 쳐다보며 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좋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래, 눈을 감고 그때 상황을 머리에 그리면서 몸이 움직이는 데에 맡겨보는 거야! 그럼 그곳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몰라!’

결심이 서자 다시 호텔이 설 자리에 되돌아가 눈을 감고 쫓기던 상황에 머리에 떠올리고 몰입을 했다. 워낙 그런 훈련이 잘 돼 있는 몸은 정민이 의도한대로 천년후의 사건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헤헤, 성공이다!’

10분여를 움직여가던 몸이 멈추었다. 하지만 눈을 뜬 정민은 실망하고 말았다. 이쯤이면 천년 후처럼 눈앞에 땅이 갈라진 틈이 나타나야 했지만 그저 평평한 평지만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된 거지? 분명 이쯤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는데, 그런 곳이 전혀 보이지 않네! 잘못 된 건가? 에고 다시 한 번 해보자.’

정민은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상황에 몰입하였다. 하지만 조금 전에 왔던 같은 장소에서 눈이 떠졌다.

‘이상하네, 분명 이곳이 맞는다는 말인데…. 맞다! 조선시대 이곳에서 다시 작은 화산 폭발이 있었다고 했지. 그럼 내가 떨어졌던 낭떠러지는 앞으로 오백년 뒤에나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되나! 제기랄, 어떻게 한다.’

정민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특별하게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보퉁이를 뒤져 육포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신경질적으로 씹어댔다. 짭짤한 육포를 씹다보니 목이 말랐다. 물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음파 탐지기 수준의 청력을 돋웠다.

‘어라, 바로 근처에 물이 흐르는데 왜 눈에 뛰지 않았지? 그, 그렇군! 땅속이야, 땅 속에 굴이 있었어! 그러니까 화산 활동 때문에 그 굴이 노출되었던 거로군.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한심하군!’

정민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불과 스무 걸음도 안 되는 곳에서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를 듣고 발밑에 지하수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그 곳까지의 깊이가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였다.

‘그때 상당시간을 미끄러져 내렸었던 것 같은데, 그 깊이까지 파고 내려간다는 게 쉽지 않겠어.’  

------------------------------------------------------------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