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06년 9월 4일 지금 서울에서 한국과 일본 외무성 당국자 사이에 독도의 EEZ(배타적 경제수역)경계선 획정을 위한 회담이 열리고 있다. 동시에 이 회담에서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또 하나의 주제인 독도수역에서의 러시아 방사능 오염 조사를 두고 사전에 두 나라가 서로 통보하는 제도에 합의를 볼 것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본은 지난 4월부터 사전 통보제에 집착해 왔다. 일본의 속셈은 뻔하다. 한국과 독도수역에서의 과학조사나 환경조사에 대하여 사전통보하기로 합의하면 이는 독도를 명백한 공유상태로 만들 수 있고 이는 한국 영토주권의 배타성을 훼손되는 것이다. 이러한 합의가 이루어 진다면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을 부정하고 국제법상 일본 영토로 인정받게 하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된다.
유엔해양법협약 제 56조 1항 b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b) 이 협약의 관련 규정에 규정된 다음 사항에 관한 관할권
<(ii)해양 과학조사>
<(iii)해양 환경의 보호와 보전>
이라고 하여 배타적 경제수역에 관한 연안국의 권리 의무를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다. 일본이 주장하는 방사능 오염조사도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한국과 일본이 사전통보제에 합의하면 이 규정은 방사능 오염조사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곧바로 해양권리 전반에 대한 공동행사로 확대 적용될 수밖에 없다. 어업뿐만 아니라 독도 수역 전반에 대한 권리의 공유는 국제법상 대한민국 영토주권의 명백한 부정으로 귀결되고 이는 일본 영토주권의 창설로 이어지게 된다.
유엔해양법협약 제 56조 1항 a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연안국은 다음의 권리와 의무를 같는다.
(a)해저의 상부수역, 해저 및 그 하층토의 생물이나 무생물 등 천연자원의 탐사, 개발, 보존 및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주권적 권리와 해수 해류 및 해풍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과 같은 이 수역의 경제적 개발과 탐사를 위한 그 밖의 활동에 관한 주권적 권리>
이처럼 독도에 대한 한국 영토주권의 부정이라는 독소를 담고 있기 때문에 2006년 4월 이후 한국 외교부는 일본이 제안한 사전 통보제 논의를 거부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 정부의 방침이 점차 바뀌어 온 과정을 살피면서 오늘 열리는 회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거둘 수 없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방침은 아래와 같이 바뀌어 왔다.
2006년 4월 18일 일본의 야치 쇼타로 외무차관이 나종일 주일대사를 만나 상호통보제를 제의했을 때 나종일 대사는 일본 선박의 나포까지 불사하겠다며 분명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4월 21일 일본의 야치 차관과 한국이 유명환 차관 회담에서도 상호통보제 불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2006년 6월 12-13일 일본 동경 회담에서 일본측이 사전 통보제 도입을 다시 요구 했으나 한국측은 회담의 의제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같은 해 7월 5일 오전 일본 외무성의 가또리 요시노리 외무보도관이 사전 통보제를 제안했을 때 반기문 장관은 “우리 정부의 사전 신청을 받으면 양해해 줄 수 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7월 27일 반기문 장관은 쿠알알룸푸르 회담에서 사전통보제를 <검토하고 싶다>고 입장을 변경하였다. 8월 8일 김성진 해양부장관이 회견에서 일본이 사전통보제를 공식적으로 제의해 오면 논의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맞장구를 쳤고 8월 11일 일본 동경에서 열린 회담에서 한국의 박희권 국장은 일본의 사전통보제 제의에 대해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9월 4-5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한국은 일본측에 독도수역에서의 ‘원만한 해양질서 구축을 원한다’고 미리 입장을 밝혀 일본 측을 고무하고 있다.
지난 4월 일본이 한국 정부의 국제수로기구 지명 등재를 핑계로 독도수역에서 공개적인 해양조사를 벌이려고 시도했을 때 한국 정부는 국제수로기구에 독도 수역의 바다 밑 이름을 반드시 제안 할 것이라고 국민 앞에 약속했으나 6월 21일부터 독일 브레머에서 열린 ‘바다밑 지형 이름에 관한 국제회의’에 한국정부는 바뀔 이름을 제안하지 않아 보장된 기회를 사실상 포기하였다.
아직 한국정부는 사전통보제를 수용하겠다는 분명한 표현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이미 9월 또는 10월에 일방적으로 해양조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쉽게 일본의 협박을 뿌리치고 영토주권을 온전하게 지켜 낼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여기에 일본이 미리 조직한 언론 공작을 진행할 경우 외교부는 여론을 핑계로 일본 제안을 수용해버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바로 이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독도본부는 그동안 사전통보제나 그 변형제도에 합의하면 그 순간 독도 영토주권의 배타성은 명백하게 훼손되고 독도는 공유상태에 들어가며 이는 일본의 새로운 주권 창설로 귀결될 것임을 여러 차례 경고하였다.
외교부는 일본과 독도수역에서의 원만한 해양질서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 같으나 무슨 일이 일어나건 상관없이 기어이 독도를 침탈하려는 일본과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원만한 해양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것인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이런 해적국가와 원만한 해양질서 구축에 합의한다는 것은 바로 영토 포기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외교부는 쓸모 없는 일에 희망을 걸지 말고 사태의 진상을 국민 앞에 솔직하게 알리고 국민의 협조를 얻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다. 독도 수역의 올바른 해양질서 구축을 위하여 일본의 침략 야욕과 한번은 전국민이 분명하게 맞서야 한다. 그래서 물리적으로 밀리면 오히려 일본의 침략성을 세계에 고발하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이런 뚜렷한 자세 없이 강도떼가 요구하는 대로 다 내어 준다면 언제 수도 서울까지 요구할지 누가 아는가. 멀지 않은 우리 역사가 바로 이런 사실을 일러주고 있다.
외교부가 영토 보존을 위한 분명한 입장을 세운다면 독도본부는 아무리 어려운 짐이라도 나누어지면서 외교부를 지지 성원할 것이다. 한국 외교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2006. 9. 4. 독도본부 (www.dokdocente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