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떡거리며 집까지 온 나는. 문을 벌떡 열고 오빠를 찾았다.
거실에서 자고 있을줄 알았던 오빠가 없다. 신발도 없다.
어딜간거지.....가버린건가? 갈꺼면 연락을 햇을텐데....무슨일이 생긴건가?
갑자기 오빠가 없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힌 나는 머리가 질끈 아파왔다.
"어? 혜미 왔어?-0-"
등뒤에서 들리는 오빠의 목소리. 나는 획 뒤를 돌아보며
"어디있었어! 놀랬잖아!"
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불안했던 마음이 반가움과 안도로 바뀌면서 갑자기 화가나기 시작했다.
"어딜가면 간다고 말을 해야댈거 아냐! 어디갔다와!"
"응? 왜그래? 화났어? 무슨일 있었어?"
나의 눈에는 서서히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오빠가 눈앞에 있다. 잠시나마 오빠가 없다는 사실에 너무나 불안했다. 모든걸 다 잃은것 같이
불안하고 암담했다.
오빠의 손에는 '성신마트'라고 크게 로고가 쓰여있는 봉지에 무언가가 잔뜩 담겨져 있는
비닐봉지가 있었다.
나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내 방으로 들어가 누워 버렸다.
"왜그래? 무슨일이야?"
"아무것도 아냐"
"아니긴...무슨일인데? 어디 아퍼? 화났어?"
"아니라고!"
"나때문에 화난거야? 내가 뭐 잘못했어? 왜그러는데..."
나는 벌떡 일어나 오빠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사람이 왜그래? 어딜 가면 간다 말을 해야할거 아냐. 당연히 집에 있을줄 알았던 사람이 없는데.
내가 걱정할거란 생각은 안해? 내 생각은 조금도 안해?"
오빠는 살며시 웃어주면서 말했다.
"우리 혜미. 오빠가 없어서 놀랬구나.^^ 오빠 여기 있잖아. 우리 혜미랑 맛있는거 해먹으려고
슈퍼 갔다왔지^^ 미안해..^^ 화풀고 밥먹자. 배고프지? "
"집에 우리 둘 먹을 반찬거리도 없을까바? 우리 집에 아무것도 없을까바?"
"알았어..알았어.. 오빠가 미안해..응? 이렇게 빌께ㅠㅠ 화풀어라.. 응? ㅠㅠ"
오빠는 비닐봉지를 내려놓고 두손을 비비며 비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괜시리 화를 내다가 민망해진 나는. 다시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획 올려버렸다.
"우리 베베가 이제 나 밥도 안해줄려나보네 ㅠ0ㅠ"
"...."
"알았어.알았어. 그렇다면 오늘은 내가 솜씨를 보여주지!!
조금만 기다려어-0-내가 최고의 밥상을 차려드리지요!"
오빠는 부시럭 거리며 비닐봉지를 다시 들고 주방으로 가더니, 부시럭 부시럭 봉지에서 뭔가를
꺼내고 있었다.
나는 머리끝까지 덮었던 이불을 살짝 내려서 오빠가 있는 쪽을 보았다. 오빤 혼자 냄비도 꺼내고,
쌀도 씻고, 뭔가를 하는것 같아 보였다.
방금까지 화가 나서 난동-_-;을 부렸던 나는, 그런 오빠의 모습을 보며 어느새 웃고 있었다.
이런 내 모습에 혼자 부끄러워진 나는 다시 획 이불을 덮어쓰고 누워 있었다.
"우리 베베 자는거야?+ _+"
"아~응?"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눈을 떴다.
오빠는 내 옆에 앉아서 자는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남 자는거 첨봐? 뭘 그렇게 봐?"
"우리 베베 아직도 화 안풀렸어?ㅠㅠ 내가 잘못했다니까아-0-"
"아냐-_-"
"일어나. 일어나. 내가 반찬이랑 밥이랑 다아 했다?-0-"
"정말?-_-;;"
"응!!! 맛있나 봐봐-0-"
"응-_-"
나는 주춤 주춤 일어나 거실에 차려져 있는 밥상을 보고 경악했다.
밥그릇에는 정체를 알수없는 알갱이들이-_-들어있었고. 냄비에는 김치 몇조각이 둥둥 떠다니는
냉수같은 것이-_- 올려져 있었다.
"오빠. 저건 무슨 찌개야?"
"응응. 김치찌개-0-"
"오빠네 집은 김치찌개가 하얘?-_ -"
"응? 고춧가루를 더 너볼까? ㅇ_ ㅇ"
"됏어-_- 내가 다시 하지뭐."
"나 배고픈데ㅠ0 ㅠ"
"이걸 먹으려고 만든거야?"
"흥 ㅠㅠ 내가 얼마나 엻심히 만들었는데에-0-"
"알았어. 알았어-_-;; 조금만 기다려. 내가 다시할꼐-_-"
"그럼 우리 그냥 나가서 먹자-0- 나 배가 아주 많이 고파ㅠ0 ㅠ"
"휴~ 그러자 그럼."
"여기 짜장면 하나랑 짬뽕하나요!!"
"아직 속 많이 쓰려?"
"응 ㅠㅠ 그래서 속 풀리라고 김치찌개 한건데ㅠㅠ"
"응-_-; 짬뽕국물 먹으면 되겠네"
"응^- ^"
오빠는 음식이 나오자 마자 국물부터 후루룩 들이 마셨다.
"앗! 뜨거어-0-"
"천천히 먹어-_-; 오빠가 애기야?"
"응 ㅠㅠ"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근처 공원에 앉았다.
오빠를 처음 만난게 여름이었는데. 벌써 가을이 되어, 밤바람이 시원하다.
어둑어둑 해진 공원에는 우리 외에도 몇몇 커플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고.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혜미야"
"응?"
"후회하는건...아니지?"
"뭐가?"
"나 선택해준거...내 마음 받아준거....후회 안하지?"
바보...내가 오빠때문에 얼마나 행복한지. 그 전에는 어떻게 살았는지 모를만큼 하루하루가 얼마나
새로운지. 아직까지 모르는...바보...
"후회하면?"
"후회....해?"
"......."
"힘드니?"
"풉...바보. 왜그렇게 긴장해?"
"난 가끔 겁나. 내 품에 있다가 갑자기 나 떠난다고 할까봐...가끔 겁나. 이렇게 행복한데. 혜미가
내 옆에 있어서 이렇게나 행복한데...갑자기 떠난다고 할까바...아주 가끔 겁나.."
"행복해..."
"뭐?"
"오빠가 있어서 행복해."
"으아...내 심장 만져봐"
갑자기 오빠는 잡고 있던 내 손을 자기 가슴팍에-_- 턱하니 얹어 놓는다.
"심장 터질거 같지?"
내 손으로...내 가슴으로 느껴지는 쿵쾅거리는 오빠의 심장박동...
내 심장도 뛰기 시작한다. 이렇게 뛰다가 심장이 터져 죽는건 아닐까 걱정이 될만큼...
"바보야. 심장이 안뛰면 죽지!"
"췟-_-; 무드도 없어ㅠㅠ"
"....."
"아...시원하다. 우리 자주 여기 나와 있자."
"고마워..."
"응?"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
아무 말도 없는 진우 오빠. 나는 뺴꼼히 오빠를 쳐다봤다.
오빠는 한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나를 꼭 끌어 안는다.
"사랑한다고 해줘.."
"나... 그런말 안해봤어-_-"
"해줘...듣고 싶어."
"챙피해"
"그래도 해줘.."
사랑한다고. 너무 사랑한다고. 그동안에도 수도 없이 말해주고 싶었다. 부끄러움에 한번도
못해준말...
나는 오빠에게 안긴채 크게 한번 심호흡을 했다.
"사.......아우...못하겠어...챙피해ㅠㅠ"
"나는 혜미 사랑하는데 혜미는 나 안사랑하나부네? 말도 안해주고?"
"후....."
나는 다시 한번 크게 심호흡을 했다.
"사.....사랑해.....사랑해.. 오빠...."
이순간 오빠가 나를 안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지금 내 얼굴은 토마토가 친구하자고 할만큼-_-; 빨개져 있을꺼다.
화끈 달아 오르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있다.
오빠는 안고 있던 나를 살짝 풀어주려고 했다.
"오빠. 계속 안고 있어. 지금 내 얼굴 보지마. 챙피해"
어둑한 공원의 벤치.. 그 옆에서 우릴 비춰주고 있는 가로등의 여린 불빛...
오빠는 나를 살짝 풀고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나는 오빠와 눈을 맞추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부끄러운 적은 처음인것 같다.
"그만 봐. 바보야."
"왜? 지금이 젤로 이쁜데?^- ^"
"치...나 진짜 챙피하단말야..."
"나.....사실은...."
"응?"
"사실.......말이야....."
"응? 뭐?"
"나......참을성 되게 없는 사람이다?"
"응? 갑자기 무슨 말이야?"
나는 진우오빠의 뜬금없는 말에 말똥 말똥 오빠를 쳐다보았다.
"야야. 고개 숙여-_-"
"왜-_-"
"나 참을성 없다고! 고개 숙여!- _-"
"무슨말인데!!!"
"후........."
"왜그러는데? 할말있어?"
"안그래도 힘들게 참고 있는데. 그렇게 쳐다보면 못참겠잖아-_-"
"무슨...."
더이상 말을 할수가 없었다.
오빠의 입술이 내 입술에 부드럽게 와서 닿았고. 나는 놀라서 아무런 행동도 할수가 없었다.
오빠의 입술이 조금씩 내 입술을 스쳤고, 어느 순간 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빠의 부드러운 감촉은 나를 중독시켰고, 어느새 나는 오빠와 호흡을 마추고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오빠는 서서히 나의 입속에서 빠져나왔고,
나는 오빠의 가슴으로 들어갔다.
"참을수가 없었어..."
"......"
"혜미야..."
"이게....키스야?"
"응..."
"오빠...."
"응?"
"나...있잖아...앞으로...키스가 좋아 질거 같은데....어쩌지?"
"뭐?-0- 한번더 해드릴까요?-0-"
"바보...-0-"
나는 오빠를 툭 치고는 벤치에서 일어났다.
"오빠...나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내가 너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했잖아.."
"약속 지켰네?^-^"
"내가 또 한 신용하잖아-0-"
"픕..."
벤치에서 슬며시 일어나는 진우 오빠. 내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다.
"사랑해..."
"응..."
"너는?"
"아까 말했잖아-0-"
"또 듣고 싶은걸? ㅜ0 ㅜ"
"......사랑해.....나도 사랑할수 있게 해줘서....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