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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땡아!뚱땡아!-34

하이수 |2005.10.11 03:08
조회 355 |추천 0

팬 까 페 : 하이수의 하나지기(http://cafe.daum.net/haisu)

 

 

작 가 : 하 이 수 (asdf2130@hanmail.net)

 

 

싸이월드주소 : http://cyworld.nate.com/hais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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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놈 갑자기 왜 저래! 똥그란 눈에 들어온 저 쌍불은 뭐고, 저 진지한 표정이라니!..

 

당황한 나.

 

얼떨결에 깜짝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문을 닫으려 했다.

 

하지만 문이 닫힐 리가 없었다. 

 

베이비의 발이 껴있는 한 말이다.

 

아프지도 않나보다!

 

하긴, 저리 튼튼한 운동화를 신었는데 아플 리가 없지!.. 

 

더더욱 당황스러움에 어쩔 줄 모르고 방황하던 내 눈빛은 또다시 베이비의 진지한 눈동자와 마주하고 말았다. 

 

 

 

 

 

 

"자..잘자, 베이비!"

 

 

 

 

 

아주아주 엉뚱한 소리까지 내뱉어 버렸다.

 

 

 

 

 

"절대 안된다고 했다."

 

 

 

 

 

"무..뭐가!"

 

 

 

 

 

 

"안.된.다.고."

 

 

 

 

 

"뭐..뭐가 안되냐고?"

 

 

 

 

 

"모르냐?"

 

 

 

 

 

"..뭐?..엄마아아아!!"

 

 

 

 

 

 

지금까지 조그만 틈 사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나와 베이비.

 

베이비가 좁게 열린 문 틈 사이로 손을 뻗어 나를 화악 잡아당기는 바람에 내 몸이 앞으로 기우뚱했고 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

 

 

 

 

 

넘어질 줄 알았는데..아플 줄 알았는데.. 넘어지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슬그머니 실 눈을 떴더니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베이비가 보였다.

 

저 가느다란 팔로 무서운 속도로 앞으로 추락하던 내 육중한 몸뚱이를 베이비가 잡아준 것이었다!

 

 

 

 

 

 

"고..마워.."

 

 

 

 

 

..뭐가 고맙다는 거야, 이 바보야! 누구 때문에 넘어지려 한건데!..

 

 

 

 

 

"정말 모르냐고."

 

 

 

 

 

베이비의 맑은 눈동자를 마주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도대체..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꼭 내 입으로 말해야겠냐?"

 

 

 

 

 

"......?"

 

 

 

 

 

"안돼. 절대 안돼. 그런 놈은 절대 안돼."

 

 

 

 

 

 

..이 새끼.. 설마 날 좋아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실 이렇게 잘난 놈이 나같은 뚱땡이를 상대한다는 게 절대적인 불가사의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나를 좋아할 확률은 제로였다.

 

..이화봉, 착각도 유분수지.

 

그나저나 그런 놈이라니!! 우리 가비가 얼마나 착한데!..

 

 

 

 

 

 

"그런 놈이라니? 야...너가 몰라서 하는 말인데 걔가 얼마나 착..?"

 

 

 

 

 

 

"나보다 잘난 놈은 절대 안돼. 절대 안돼. 그러니까 걔 좋아하지 마, 알았어?"

 

 

 

 

 

라고 내 심장을 얼어붙게 한 베이비.

 

 

 

 

 

 

"너 방금 뭐랬어?"

 

 

 

 

 

 

"뚱땡이 너, 절대 그런 놈 좋아하지 마라.

 

내가 남자라서 말해주는 건데 절대 좋은 놈이 아니야.

 

바보같이 순진한 뚱땡이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알았냐?"

 

 

 

 

 

 

 "니가 어떻게 알아!! 좋은 놈인지, 아닌지! 내가 보기에 너보다 백 배 천 배 괜찮은 애라구!

 

 누가 니같이 왕자병에다...!!"

 

 

 

 

 

 

"너 바보 아니냐?"

 

 

 

 

 

"내가 왜 바보야!!"

 

 

 

 

 

 

"생각을 해봐. 나보다 잘났다면서."

 

 

 

 

 

"...어."

 

 

 

 

 

 

 

흠칫해하면서도 대답했다.

 

 

 

 

 

 

"그럼 보지 않아도 뻔하지 않냐?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냐?"

 

 

 

 

 

 

"뭐!! 야, 너 진짜 자꾸 나 무시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겠냐? 주위에 항상 여자들 빠글될거라고.

 

그것도 쭉쭉빵빵  껍데기만 반지르르한 골 빈 여자들 말이야."

 

 

 

 

 

 

"그런데?"

 

 

 

 

 

 

"너만 상처 입는다고. 지금 남자라는 것들은 알맹이를 싸고 있는 껍데기 밖에 못본다고.."

 

 

 

 

 

 

 

그제서야 베이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뭐야..

 

역시나 나의 지나친 오바였다.

 

...잠깐이라도 베이비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할 거라는 어리석은 생각 말이다.

 

뭐, 결론은 내가 걱정되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 좋게 생각하자 이화봉.

 

내 침묵을 대답으로 알아들은 듯한 베이비.

 

 

 

 

 

 

"그러니까 빨리 마음 접어라."

 

 

 

 

 

 

"베이비,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보지 마."

 

 

 

 

 

 

"왜! 왜! 넌 할말 다하면서 왜 난 못하게 하는데?"

 

 

 

 

 

 

"보나마나 넌 쓸데없는 거 물어보니까."

 

 

 

 

 

 

"쓸데없는 거 아냐! 베이비 넌 남자 아니냐? 남자 아니냐고오~"

 

 

 

 

 

 

"오오~ 뚱땡이, 걱정해주니까 발끈하는거냐?"

 

 

 

 

 

 

"내가 언제 발끈했다고 그래!! 난 단지.."

 

 

 

 

 

"알았다, 알았어. 나는 껍데기 안좋아하거든.

 

그런 건 바보들이나 좋아하는 거야.

 

난 알맹이가 좋아, 그것도 꽉꽉 찬 알맹이."

 

 

 

 

 

 

..알..맹..이? 

 

알쏭달쏭한 말에 내 표정도 알쏭달쏭..

 

그런 내 표정을 눈치챈 듯한 베이비가 답답하다는 듯이 지 가슴팍을 몇 번 팡팡 치더니 입을 열었다.

 

 

 

 

 

 

"뚱땡이 화창한 날이 좋냐? 칙칙한 날씨가 좋냐?"

 

 

 

 

 

"...음.. 약간 칙칙한 날씨."

 

 

 

 

 

 

내 말에 골 아프다는 듯이 두 눈을 질끈 감는 베이비.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창한 날씨를 좋아하는 거는 아냐?"

 

 

 

 

 

 

"당연하지~!"

 

 

 

 

 

 

" 그럼 날씨가 화창하다는 걸 사람들이 어떻게 아는 줄 아냐?"

 

 

 

 

 

 

"......?"

 

 

 

 

 

 

..이 놈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이리도 알쏭달쏭한 말만 해대지?..

 

 

 

 

 

 

"가끔씩이라도 칙칙한 날씨가 이씩 때문에 그런거야.

 

칙칙한 날씨가 없었으면 날씨가 화창하다는 것도 모르고  화창한 날씨가 좋다는 것도 모른다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창한 날씨를 좋아해도 ,난 칙칙한 날씨가 내 취향에 맞다고.."

 

 

 

 

 

 

..베이비가 어느 정도 자세한 설명을 해준 듯 했지만 사실 어렴풋이라도 그 의미를 모르겠다.

 

 

 

 

 

 

"됐다, 됐어. 잘 자라.."

 

 

 

 

 

 

포기했다는 듯이 등을 돌리는 베이비.

 

 

 

 

 

 

"야!"

 

 

 

 

 

 

"......?"

 

 

 

 

 

 

내 부름에 베이비가 돌아봤다.

 

 

 

 

 

 

"니가 무슨 말한지는 모르겠지만 너보다 안 잘났음 나 좋아해도 되는 거야?"

 

 

 

 

 

 

"그래도 안돼!"

 

 

 

 

 

 

험악하게 인상 파악 찌푸리며 대답한 베이비는 짜증난다는 듯이 가버렸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저리 짜증이야..

 

잠자리에 들면서 계속 베이비이 말이 떠올랐다.

 

화창한 날씨..칙칙한 날씨..

 

그리고 화창한 날씨보다는 칙칙한 날씨가 좋다는 베이비.

 

칙칙한 날씨가 좋다면서 그럼 전에 비 왔을 때는 왜 짜증내냐고오~

 

거짓말쟁이 베이비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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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밥 먹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베이비의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베이비는 없었다.

 

..이놈 또 어딜 간거야..

 

항상 익숙하게 혼자 먹었던 아침밥인데 오늘은 왜 이렇게 뭐가 허전하지?..

 

날씨가 꽤나 풀린 듯 했다.

 

이제 봄이나?..

 

대문을 열고 나오자 해맑은 햇님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래, 좋다구! 오늘 하루 다시 열심히 시작해보자구!..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가비에게로 향했다.

 

정말 얼마만에 가비랑 재회하는 걸까?..

 

그러니까 놀이터에서 말이다. 

 

베이비가 뭐라하든 중요한 것은 따악 하나, 가비가 좋다는 것이다!

 

놀이터의 윤곽이 희미하게 보이나 싶더니, 벤치에 앉아있는 가비의 윤곽도 보였다.

 

물론 클로즈업 되어서 말이다!

 

 

 

 

 

 

"가비이~!"

 

 

 

 

 

놀이터에서 삼일 만에 보는 가비였지만, 여전히 가비는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조심스레 가비 옆에 앉았다.

 

가비는 눈을 감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다.

 

그런 가비의 모습을 마냥 바라보는 게 좋았던 나였기에 아무 말 없이 계속 앉아있고 싶었지만..

 

제한된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얼마 남지 않은 편의점 알바를 가야하니까 말이다.

 

가비의 옆구리를 살짝이 코옥 찔렀다.

 

그제서야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는 가비.

 

...이제 좀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날 보며 웃어줄 줄 알았는데..

 

역시나 오늘도 무표정이었다.

 

..나 혼자만의 착각을 또 했나보다.

 

괜시리 머쓱한 나. 

 

 

 

 

 

 

"엄마아아~!!"

 

 

 

 

 

가만히 날 바라보던 가비가 내 옆구리를 코옥 찔렀다!

 

깜짝 놀라 내 옆구리를 감싸쥐었다.

 

어제처럼 내 옆구리를 찔렀던 자신의 손가락을 가만히 바라보던 가비가 갑자기 씨익 웃었다.

 

뭐야~!! 나 볼 땐 웃어주지도 않더니 그깟 손가락을 보며 미소짓냐구우우~~!!

 

...내 풍만한 살들을 또다시 가비가 알았다는 생각에 창피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비가 얄밉기도 해서 가비를 쳐다볼 수 없었다.

 

그때 내 귀에 무언가가 끼워지면서 감미로운 목소리가 내 귓 속으로 파고들었다.

 

가비가 한쪽 이어폰을 내 귀에 꽂은 것이었다.

 

깜짝 놀라 가비를 바라보았다.

 

희미하게 미소지은 가비는 다시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정말 들리지도 않은데 저렇게 자연스럽게 저런 포즈를 할 수 있다니...

 

노래는 좋은데 소리가 좀 컸다.

 

가비야 아무렇지 않겠지만 두귀가 멀쩡한 내 귀는 커다란 소리에 조금씩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가비가 한쪽 손에 쥐고 있던 mp3를 조심스레 뺐다.

 

감고 있던 가비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번 씨익 웃어준 후  노래 볼륨을 적당히 줄이고 가비 손에 다시 조심스레 쥐어주었다.

 

그리고 나도 눈을 감았다.

 

다 알 수 없는 노래들이었지만 가비랑 듣는 음악이라서 그런지 마냥 좋게 들렸다. 

 

그렇게 우리는 음악을 들었고, 고요함과 편안함 속에 가비에 대한 내 마음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정말 좋아..가비가 정말 좋아..

 

가비 너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너가 다른 여잘 좋아한다 해도 난 가비 너가 정말 좋아..

 

이대로만..이대로만 내 옆에 있어줘..

 

시간이 멈추었음 했지만 야속한 시간은 정확히 흘러 가비와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눈을 감고 있는 가비에게 간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갑자기 가비가 눈을 번쩍 떴다.

 

가비가 내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다시 자신의 귀에 꽂더니 내 손을 잡고 벌떡 일어났다.

 

 

 

 

 

 

"......?"

 

 

 

 

 

 

..왜 이러지?..

 

가비가 내 손을 잡고 걸어갔다.

 

도대체..어디로? 

 

내 애마, 내 자전거로 말이다!

 

가비가 내 자전거에 올라탔다.

 

난 그런 가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내 손을 잡아당기는 가비.

 

얼떨결에 가비의 손에 이끌려 내 자전거에 나도 올라탔다.

 

나를 돌아보며 씽긋 한번 웃은 가비는 내 두 손을 덥썩 잡더니 자신의 허리를 꼬옥 감싸는 것이었다!

 

내가 미쳐 무슨 생각도 하기 전에 자전거는 힘차면서도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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