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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창작 東 |2005.10.13 20:46
조회 387 |추천 0
두번째 글 올립니다. 첫번째 글 읽어주신분들 깊이 감사드립니다. 혹여 제목이 사진이라 진짜 사진인줄 아시고 클릭하셨던 분들 아마도 제팬이 되셨을거라는 기쁜 상상을 하며 올립니다. 그럼 재밌게 읽어 주세요.   ♤............................................................♤................................................♤     "잠 안자고 뭐하십니까?" 불침번을 돌던 이병장이 불켜진 이발소 문을 열며 물었다.   "어, 응 상우구나. 잠이 안온다. 스윙근무조 내려오면 보고 자야겠다." 김현병장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이병장이 이발소 안으로 들어서서 김현병장이 앉아있던 소파옆에 앉았다.   자대배치받고서 기수차이가 많이 났던 터라 병장이 되기전까지 서먹한 감정이 들던 김병장이었기에   많은 얘기를 나눈적이 없었다.    김현병장은 타고난 노력꾼이었다.   신병시절 많은 고참들로부터 칭찬과 더불어 시기와 미움을 받던 김현병장이었다. 그래서 늘 얼굴엔   미소라는 밝음보다 어두운 면이 많았다. 늘 중요한 작전엔 빠지지 않았고 그럴때마다 내무실로   내려오면 상황실 고참들은 김현병장을 가만히 두질 않았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괴롭히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병장이 신병시절에 수많은 고참들로부터  김현병장에 대한 좋은 얘기와 안 좋은 얘기를 동시에   들었던터라 누구보다도 김현병장이 어떤 군생활을 해왔는지 알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김현병장이 안타까운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병장이 자대배치를 받고 전입신고를 한 뒤에 곧바로 근무지에 배치를 받았다.   이병장은 통신병이었다.   마침 동기가 상황실로 근무지를 배치받은 상황병이라 김현병장에 대해서 자세히 듣곤했다.   제일 먼저 들었던 얘기가 군사 작계라는 문서에 대한 얘기였다. 군사 3급과 2급에 관한 기밀이 기록된   책같은 것으로 A4용지 크기에 두께가 한영사전만했다. 그걸 1개월만에 숙지해서 시험을 본단다.   동기녀석은 힘들어했다. 워낙 많이 분량이고 시험에 통과를 하지 못하면 상황실 근무 요원으로서   자격미달이 된다고 했다. 그 뒤부턴 구지 말을 안해도 군생활 자체는 눈에 불을 보듯 뻔한거였다.   그걸 김현병장이 신병시절에 불과 20일만에 다 외웠고 시험을 봤는데 100점이라는 점수를 맞았단다.   그때까지 김현병장보다 한기수 위에 두병의 고참이 아직 통과를 하지 못한 상태여서 그들에게   온갖 욕설과 괴롭힘을 견뎌내야 했었다. 김현병장이 작전투입 먼저 이뤄진 상황에서 상황실 조장급   병장들이 김현병장을 같은 근무조에 넣으려고 안달이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김현병장의 군생활은   험난했다. 동기도 없던 김현병장이었고, 하소연 할 만한 상대도 없었다. 고통의 시간을 무사히 넘기고   이제 보름 후면 전역을 한다.   "무슨 걱정이라도......" 이병장이 말꼬리를 흐리며 김현병장의 눈치를 살폈다.   "아니 없다. 전역하면 시원할줄 알았는데 벌써부터 섭섭해 지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역하면 복학하셔야 되겠습니다." 정면에 걸린 거울에 비친 김현병장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병장이 말했다.   "그게 걱정이네." 두손으로 짧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김현병장이 말했다.   "뭐 그런 걱정을......" 실수였다. 비록 말꼬리를 흐리긴 했지만 언젠가 들은 말때문에.   김현병장은 고아였다. 8살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고 할아버지댁에서 살았다.   그마저도 김현병장이 일병때 할머니가 먼저 돌아가셨고 할아버지마저도 삼개월전에 돌아가셨다.   물론 큰아버님이 계시긴 했지만 김현병장은 고아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얼른 수습을 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내 뱉어버린 말이었다.   "아니다. 괜찮아. 그게 현실인데." 순간 김현병장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근무조 내려올 시간입니다. 행정반으로 가시죠?" 이병장이 일어서며 거울에 비친 김현병장의 모습을   살피며 말했다.   "......." 김현병장이 아무 대답없이 일어서서 이발소를 나갔다.   뒤따르던 이병장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자책이라도 하듯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렸다.           "오랜만이네. 그동안 뭐했는데? 연락도 없이" 조교실문을 열며 야간학부 조교를 담당하는   은정이 물었다.   "어 언니. 그동안 잘 지냈어?" 컴퓨터 앞에서 뭔가를 작업하던 지은이 은정을 반가이 맞이했다.   "몸은 괜찮아. 이제 완쾌된거야?"  지은이 작업하던 컴퓨터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응 이거빼곤 괜찮아." 의자를 뒤로 빼며 붕대 감긴 왼쪽 발목을 보여주며 말했다.   "어 이사람 누구야. 군인이잖아." 모니터 앞으로 바싹 다가서며 물었다.   "생명의 은인이야. 멋지지?" 지은이 은정과 함께 모니터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씩씩한 군인아저씨 때문에 무사했구나." 좀더 자세히 보려고 은정이 몸을 숙여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순간 지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무슨일인지 모니터에 사진을 보고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을 모니터에 시선을 두던 은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3~4여분을 통화하고선 은정이 그제서야   붕대감긴 지은의 발목을 본 듯 물었다.   "걸을때 아프진 않니?" 붕대감긴 지은의 발목을 손바닥으로 쓸며 은정이 얼굴을 찡그렸다.   "이건 아프지 않은데, 마음이 너무 아프네." 지은이 다시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너 혹시?" 은정이 지은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어쩌면 좋아. 보고 싶을때 아무때나 볼 수 있는 사람도 아닌데." 모니터에 사진을 보며 말했다.   "우와, 뉴스다. 그것도 특종인데." 은정이 놀란어투로 지은과 모니터에 사진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수없이 많은 소위 킹카들에게 대시를 받았지만 번번이 거절했던 지은이었다.   게다가 담당교수들까지도 지은을 며느리감으로 점찍어 놓은 상태였고   잘나간다는 집안에서도 중매가 넘쳐나고 있었다.   하지만 지은은 그때마다 아직이라는 말로써 거절을 했다.   한없이 눈 높고 콧대만 센줄 알았는데, 은정으로선 의외였다.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도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는걸 믿지 않는 은정으로선 이해가 가질 않았다.   "보고싶어. 언니 어떡하지. 병원에서도 집에서 쉬면서도 그가 보고싶어 하루종일 사진만 봤어."   지은이 눈물을 글썽이며 은정에게 말했다.   "그럼 보러가면 되잖아. 군인이 어디 갔겠니? 면회가면 되잖아." 아주 간단하다는듯 은정이 말했다.   "맞다. 나 바본가봐. 간단한데 왜 생각 못했을까?" 그제서야 지은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지은은 서둘렀다. 아직 덜 나은 왼쪽 발목이 클러치페달을 밟을때마다 욱신거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험난한 산길이라 이종사촌 오빠에게 지프를 빌렸다. 같이 오겠다던 오빠를 만류하는거 외엔   쉽게 올 수 있었다.   아침일찍 출발한 덕분에 지은이 부대에 도착했을 땐 정오를 막 지나고 있었다.   보통 출사를 나올땐 전날 밤에 출발하거나 아예 1박 2일 일정으로 다니기에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부대 정문으로 보이는 곳으로 다가가자 총을 어깨에 맨 군인이 차를 세웠다.   "어디가십니까? 여긴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 군인이 차에 다가서며 구호없이 경례를 하곤 물었다.   "저 면회왔는데요?" 정문을 지키던 군인에게 지은이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며 말했다.   "그럼 저기에 주차하시고 초소로 들어오십시오." 군인이 주차할 공간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지은이 차를 뒤로 물렸다. 비포장도로라 그런지 차에 유동이 심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발목을 절뚝거리며 지은이 정문초소로 들어섰다.   "관등성명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다른 군인이 면회일지를 기록하며 지은에게 물었다.   "김현 병장입니다." 왠지 모를 무거운 분위기에 압도되며 지은이 대답했다. 처음이라 낯설었다.   "어 김현병장님은 아침에 전역했습니다. 지금 부대에 없습니다." 면회일지만 바라보던 군인이   놀라며 지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외박이나 휴가도 모두 거부했었고, 자대배치후 두번 외박을 나간게 고작이   었다.   그것도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나간거 외엔 없었다. 물론 면회를 온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편지는 초등학생들이 보내준 위문편지 외엔 받는걸 본적이 없었기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오늘아침 전역한 사람을 찾아오다니 장난치는 듯 보였다.   "진짜 김현병장이 확실합니까?" 짜증내는 어투로 재차 물었다.   "네." 지은이 짧게 대답했다.   "잘하면 만날 수도 있습니다." 조금전에 초소밖에서 지은의 차를 세웠던 군인이 말했다.   "어떻게 만난다는 거야.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안타까운 듯 책상에 앉아있던 군인이 나무라며    말했다.   지은이 간절한 눈빛으로 군인을 쳐다봤다.   "아침에 내려가시면서 관사에서 오후까지 계신다고 했습니다. 오늘 복귀하는 차상병님하고 이일병하   고 보시고 가신다면서 말씀했습니다." 지은이 보다 더 그리운듯 지은과 고참병을 번갈아 바라보며   들뜬 말투로 대답했다.   "관사가 어디죠?" 지은이 문을 나서려다 뒤돌아 서며 물었다.   "부대 진입로까지 내려가셔서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시면 100미터쯤에 있습니다." 고참병이 밖으로 나   와서 보이지 않는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네 고맙습니다." 지은이 왼쪽 발목의 통증을 무시하고는 차로 걸어갔다.   "꼭 만나세요. 너무 이쁘십니다. 김현병장님 멎진 사나이입니다." 고참병이 간절한 말투로 지은에게 용   기를 주듯 말했다.   "만나시면 김현병장님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사나이중에 사나이입니다." 후임병이 덩달아 큰소리로   말했다.   비포장에 내리막길이라 위험했지만 시간을 늦출 순 없었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자 멀리 관사가 보였다. 급했다.  지은이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벤치에 군인이   앉아 있었다.   하지만 조금전에 보았던 군복과는 달랐다. 아마도 외출복이 따로 있는 듯 보였다.   "저...." 지은이 김현병장이라는 기대를 품고 벤치로 다가서며 조심스레 물었다.   뭔가 골똘한 생각을 했었는지 화들짝 놀라며 군인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네. 일병 이영호."  관사에 간부님들 사모님일꺼라는 생각에 이일병이 관등성명이 절로 나왔다.   "혹시 여기 김현병장님 안 계시나요?" 갑작스레 군인에 대답과 행동에 놀라면서 물었다.   "방금 가셨습니다." 군인이 벤치에 힘없이 주저앉으며 말했다. 방금전과 확연히 달라보였다.   "그럼 어디가면 만날 수 있나요?" 지은의 목소리가 떨렸다.   "모릅니다." 군인의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혹시 연락처라도....." 지은이 물었다.   "......." 대답대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순간 다리가 풀렸다. 온몸에 힘이 다 빠져 나가는듯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조금 더 아니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때 늦은 후회를 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지은이 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곤 한참을 서 있었다.   왼쪽 발목에 통증이 왔다. 조금전까진 아픈지도 몰랐는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왼쪽 발목에 통증이 사그라들즈음 지은은 눈물을 닦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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