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1월에 유럽여행하다 알게 된 M이라는 일본여자가 있었습니다.
그저 같이 즐거운 시간 보내고 이메일 주소 교환하고 각자 자기 나라로 복귀했죠.
그 해 4월에 M은 자기 엄마 따라서 서울에 왔습니다.
엄마가 한국관련 무슨 사업을 한다고 그러더군요.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 때 이후로 한국과 일본을 서로 오가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무척이나 열정적으로 서로에게 빠져든 것 같았어요.
함께 있으면 잠을 거의 안잘 정도로 서로에게 집착을 했었습니다.
단지 섹스만을 즐겼던 것은 아니었고, 서로 대화를 나누면, 비록 영어로 하는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서 엄청난 느낌을 받고, 우리는 정말 같은 코드를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싸움도 여러 번 하고 헤어지네 어쩌네 하면서 울고 불고 하기도 참 여러 번 했습니다. 2003년, 그리고 2004년까지도 이렇게 서로에게 열중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04년도부터 M은 현실적인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더군요.
그 전까지는 그저 철없는 십대들처럼 그저 즐거워만 하던 여자였습니다.
M은 우리 나이로 30이 되어가면서, 주변의 친구들도 결혼을 하는 둥, 그런 환경변화를 느끼기 시작한거겠지요.
나는 M이 그렇게 현실적인 얘기를 꺼낼 때마다 싫었습니다.
자꾸 다투게 되고 하다가,,,
결국에 가서는 2004년 10월에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그 지옥같은 열정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입니다.
그 1년 동안 내게는 안좋은 일만 생겼습니다.
일도 제대로 잘 안되고, 어머님은 곧 돌아가시게 생겼고...
과거에 내가 얼마나 풍요롭게 살았는지도 깨닫게 되고, 돈 무서운 줄도 알게 되고,,,
현재 상황이 이렇습니다만,,,
문제는,,,
잊혀졌다고 생각했던 M이 자꾸 제 머릿 속에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것입니다.
과거에 나누었던 대화의 편린들이 시도 때도 없이 기억이 나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를 M이 했던 말중에서 찾아낼 수가 있게 되는 거죠.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거,,,,공포영화같습니다.
과거에 제가 바쁘고 잘나가던 시절에는 깨닫지 못했던 M의 행동과 말 속에서 새로운 의미가 헤어진지 1년이 지난 후에 스멀스멀 의식 속으로 파고 드는 겁니다.
그 새로운 의미는 이 여자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했었던 거구나이고,
나는 그녀의 그런 간접적인 표현과 시도를 전혀 주의깊게 바라보지 않고, 그저 스쳐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M은 나에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영화 '파이란'의 라스트신에서 바닷가에서 최민식이 장백지의 편지를 읽고서는 오열하는 장면이 있죠.
그 상황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참으로 공감이 가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서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픕니다.
모쪼록 여러분들은 저같은 바보가 되질 말아 주세요.
죄책감과 후회, 이거 공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