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회사일 핑계로 너무 늦게 글이 올려 송구합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소제목 없앱니다. 글의 전개상 소제목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
그러하오니,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오늘 #5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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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호텔 커피숍 안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이 힐끔 힐끔 쳐다보았다.
검은색 정장 원피스에 퍼플 레이스 자켓을 입고 있었다. 긴 생머리를 풀었고
세련된 이미지였다.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사랑에 빠져버릴 듯한 미모였다.
바깥 풍경이 보고 싶어 창가에 앉았다.
웨이터가 주문을 받기위해 지은에게 다가왔다.
“주문하시겠습니까?” 물 잔을 테이블에 놓으며 웨이터가 말했다.
“조금 있다가.......” 지은이 다시 손목시계를 보았다.
가을이 끝나고 있었다. 거리엔 단풍잎이 흐트러져 날렸고, 청소부들이 열심히
끌어 모으고 있었다.
지은이 창밖 가을 풍경에 몰입되어있을 쯤에 한 남자가 다가왔다.
“저 박지은씨?” 남자가 말했다.
“네.” 지은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최준혁이라고 합니다.” 남자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준혁이 자리에 앉자 웨이터가 다가왔다. 커피를 주문했다.
“사촌형한테 듣던데로 미인이십니다.”
“과찬이예요.” 지은이 보조개를 지으며 웃었다.
웨이터가 커피를 테이블에 놓았다. 잠시 대화가 끊겼다.
지은이 커피 향을 맡으며 마셨다. 준혁도 한 모금 마셨다.
“요즘 바쁘시다면서요?”지은이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일이 많네요. 그래도 지은씨 만날 시간은 됩니다.” 준혁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준혁은 서울지검 강력계 검사였다.
얼마 전 서울에서 폭력배간에 이권다툼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뉴스에
보도된 것을 지은이 본적이 있었다.
“미술이 전공인데, 어떻게 사진의 매력에 빠지셨는지?”
“그러게요.” 지은이 다소곳이 말했다.
현이 택배마감시간에 쫓겨 황급히 차를 몰고 있었다. 지점으로 들어가려다
핸드폰이 울렸다.
마침 근처에 보낼 물건이 있다는 전화였다. 새벽 늦게 공부한 탓인지 졸음에
하품을 했다.
현이 다니는 지점에 가장 많은 화물이 나오는 회사였다.
“물건 받으러 왔습니다.” 현이 사무실로 들어서며 말했다.
경리직원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주소지가 적힌 용지를 박스에 붙이고 있었다.
현이 송장을 적으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현의 코에서 코피가 흘렀다.
“아저씨 이게 뭐예요?” 현의 코피가 주소가 적힌 용지에 묻자 아가씨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현이 연신고개를 굽실거리며 말했다.
여전히 화가 덜 풀렸다는 듯 혼잣말을 하며 새로 용지를 출력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사장실에서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코피를 쏟는 바람에.......” 현이 휴지로 코피를 닦으며
말했다.
사무실에 전화벨이 울리자 경리가 황급히 받았다.
“사장님 전화 왔습니다.” 경리가 남자에게 말했다.
2~3여분을 통화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남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미스 박. 저기 김 부장한테 전화해봐. 일본 바이어들이 지금 근처까지 왔다고 하거든
얼른 회사로 오라고 해.” 사장이 다급하게 말했다.
경리가 새로 출력한 주소 용지를 현에게 주었다. 현이 얼른 송장을 기록하고선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택배 차에 물건을 싣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검정색 세단이 회사 마당으로
들어왔다. 정장차림의 두 명의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한명은 머리카락이 하얗고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었고, 또 다른 한명은 아주 젊어보였다.
현이 택배 차에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가려고 할 즈음 젊어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일본인들이었다. 방금 전에 사무실에서 들었던 일본 바이어들이 분명했다.
“여기가 텔릭스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현이 군에 있을 때, 일본어학과를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온 후임병이 있었다. 전역할 때
까지 매일 마다 교육 아닌 교육을 받았기에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전역후
일본어 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일본에서 온 켄테크 회사의 임원진입니다.”
“사무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현이 앞장서며 말했다.
노크를 하고 사무실로 현이 들어서자 경리 아가씨와 사장이 동시에 쳐다봤다.
“저, 일본에서 오신 분들이라기에 모시고 왔습니다.”
“아 이거 큰일이네. 김 부장 아직 연락 안돼?”사장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네 아직.” 경리아가씨가 전화버튼을 누르며 대답했다.
지은이 준혁과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에서 부모님이 저녁 9시 뉴스를 보고
계셨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일찍 왔구나?” 뉴스를 보시며 아버지가 말했다.
“저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지은아, 얘기 좀하고 올라가렴.” 이층으로 올라가려던 지은이 어머니가 부르며
말했다.
“어땠니?” 어머니가 궁금한 듯 물으셨다.
“엄마 나 피곤한데, 낼 얘기하면 안 될까?”
“그래. 그럼 내일 약속은?”
“내일도 만날께.” 지은이 이층으로 올라가며 힘없이 말했다.
죄스러운 마음이었다. 준혁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을 해버렸고,
내일 만날 사람에게도 같은 말을 해야한다. 부모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기에
피곤하다며 얼른 이층으로 올라와 버렸다.
컴퓨터를 켰다. 현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어디에 무엇을 하고 있기에 볼 수 없는지
원망스러웠다.
며칠 후면 만나게 될 그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