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는 중학생 자녀를 둔 전업주부 학부모임을 밝힙니다.
그런데 많은 학부모들이 교원평가에 대해 오해가 많은 것 같아서 부족하나마 생각을 써봤습니다.
얼마 전 통계를 보니 70%가 넘는 학부모들이 교원평가를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촌지 받는 교사, 학부형 불러 교실 청소시키는 교사, 학생을 감정적으로 대하는 교사, 그리고 어머니들의 급식당번과 아침 교통지도 등 여러 이유로 교사에 대해 반감 또는 불만을 갖는 학부모들이 전에 비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자신들도 교사를 한 번 평가해보고 싶다는 생각 어느 정도는 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실력 안 되는 교사, 투쟁만 하는 교사, 성적 조작하는 교사, 문제지 유출하는 교사, 심한 체벌을 일삼는 교사 등 사회 전반적으로 교사에 대한 인식이 전보다 안 좋아진 것은 분명 교사들에게도 책임은 있습니다.
물론 위에 열거된 내용은 수많은 교사들 중 일부의 이야기일 것이지만 소수라고 해서 용납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받는 상처는 수치적으로 계산될 수도 없고, 쉽게 치유될 수도 없으니까요.
자. 그러면 일단 위에 열거한 내용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교원평가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교원평가가 시행된 후의 일들을 한 번 예상해봅시다.
※ 참고로 현재 교원에 대한 평가는 자기계발을 위한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궁극적으로는 교원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바뀔 것이 분명하기에 다음과 같은 예상을 해봅니다.
★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은 상당부분 바뀔 것입니다. 솔직히 평가를 받는 입장인데 수업내용이나 학생을 대하는 방식은 전과 비교해 달라지겠죠.
분명 긍정적인 변화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 이외의 변화는 부정적으로 변화될 확률이 높습니다.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학생들, 집단 따돌림을 주도하는 학생들, 수업시간에 마음놓고 떠드는 학생들, 과제를 해오지 않는 학생들, 담배 피우는 학생들, 해서는 안 될 것을 일삼는 학생들 등 과연 교사들이 그들에게 마음놓고 훈계 또는 체벌을 할 수 있을까요?
체벌이 아닌 훈계만으로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들 많습니다.
생활지도에 관한 한 교사들은 수동적으로 변하게 될 겁니다.
위에 열거된 학생들에게 좋은 말만 해주겠죠. 그리고 노트에 기록을 하게 될 겁니다.
훗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교사들도 자기 방어책은 만들어놔야 할테니까요
그것으로 끝입니다. 일단 교사가 해야될 도리는 다 했으니까요.
초등학교의 경우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은?
가끔 내주는 과제, 수행평가와 단원평가, 교실 청소, 일인일역할, 담당구역 청소, 공부 분량이 많은 사회 과목,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말라는 등의 도덕교육, 국어시간에 글쓰기, 수학시간에 문제풀기 등등
그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수업 적게 하는 것, 가끔 아이스크림 사주는 것, 과제 내주지 않는 것, 수업시간에 자유시간 주는 것, 체육시간에 축구나 피구하는 것, 게임하는 것, 좋아하는 친구와 짝을 하는 것 등 입니다.
교원평가가 실시되면 학생들을 만족시켜줘야 하는데 그러한 방법은 정말 많습니다.
위에 열거했듯이 과제도 잘 내주지 않고, 교실이 지져분해도 청소 깨끗이 시키지 않고, 수업시간에 수업은 조금만 하고 재미있는 플래시나 게임으로 대체하며, 옆 친구와 떠들던 말던 좋아하는 친구와 짝을 해주고, 친구를 때리거나 괴롭혀도 좋게 타이르고, 국어시간에 글을 대충 쓰건 사회시간에 외워야 할 것을 외우지 않던 잘 한다고 칭찬해주고, 그로 인해 저하된 학력은 시험문제를 쉽게 내면 학교성적은 해결되겠고.........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손해는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자질 부족한 일부 교사들을 학교에서 내쫓으려는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입니다.
언젠가 학생들로 받는 평가로 인해 자신의 밥줄이 끊어진다면 많은 교사들이 이처럼 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소신있는 교사들도 처음엔 괴로워하겠지만 가정생활은 해야하고, 교사를 그만두고 마땅히 다른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변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에 의한 평가는 주로 자신의 자녀에게 듣는 이야기가 교사평가의 근거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객관도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 역시 학부모에게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교사가 수동적이 될 것이며, 동료교사에 의한 평가는 사실상 서로 좋은 말로 평가해주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큰 실효성이 없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이야기겠지만 분명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앞서 열거한 현 체제에서의 일부 교원에 대한 문제점이 많은 상황에서 교원평가를 하지 말자는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교원평가가 아닌 다른 제도적 장치들로 전부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일단 촌지를 받는 교사, 성적을 조작하는 교사, 시험문제를 유출하는 교사와 같이 윤리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 경우는 무조건 퇴출시키는 겁니다. 이에 반대하는 교사가 있다면 그 교사는 진정 자격이 없는 것이겠죠.
둘째,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는 겁니다. 사실 많은 논란거리를 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인권과 평등을 너무도 부각시킨 나머지 실력의 차이를 눈으로 보일 수 없게 억지를 씁니다. 초등학교 통지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각 과목에 대한 평가는 애매모호한 2~3줄의 서술형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체 어느 과목을 어떻게, 어느 정도 잘하는지 알 수가 없죠. 학교에서의 평가결과를 신뢰할 수가 없다는데 문제점이 많습니다. 당연히 학원으로 가겠죠.
중고등학교는 평준화가 된 까닭에 교실에서는 수준별 수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흔히 학원강사와 비교해서 교사가 못 가르친다고 하지만 학교 환경이 수준별 교실로 바뀌면 교사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학교 수업시간에 그 수업의 수준을 넘어서는 학생은 수업에 만족할 수 없고, 수준이 안되는 학생은 내용을 따라갈 수가 없죠. 두 부류의 학생들 모두 학원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위화감, 열등감을 조성하고 학생들에게 점수 또는 등수에 따른 스트레스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한 정책이 학교에서는 일어나지 않을지 몰라도 학원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공교육이 부실화되고 문제가 심각해진다면 차라리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학부모의 불만이 많은 저학년 교실 청소는 5~6학년의 봉사활동으로 대체하면 됩니다.
넷째, 학부모의 급식당번은 주로 학교식당이 없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단계적으로 예산을 편성하여 몇 년 이내에 학교 식당을 모두 갖추는 겁니다.
다섯째, 체벌문제는 아예 금지를 시키던지 혹은 체벌할 수 있는 신체와 대수를 규정하는 겁니다.
일단 제가 생각한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생각한 방안이 교원평가의 완전한 대체 수단이 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최선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교원평가가 실시된다고 해서 글머리에 열거했던 공교육의 부실 요인이 모두 해결되는 것 또한 아닙니다.
현재 공교육의 부실은 정부와 교육부, 교육기관 그리고 교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내 아이를 다른 아이보다 더 앞서 키우고 싶은 학부모의 사교육 열풍도 무시할 수는 없는 요인이죠. 그런데 교원평가 실시는 공교육의 부실을 최대 원인으로 들어 이를 교사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정부의 책임회피성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분위기 또는 국민들의 인기에 부합하여 교원평가제를 성급히 시행하기에 앞서 시행 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 교육부장관 때 있었던 일처럼 실패한 교육정책은 다른 정책과 달리 그 피해자가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이후에는 더 많은 예산으로도 복구할 수 없습니다.
학부모들과 예비학부모가 될 모든 분들의 깊은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