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읽기만 하다가 처음 올려 보네요.
혼자서 끙끙 앓다가 리플러들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잘 읽고 댓글 달아주세요..전 참고로 23살입니다.
저에겐 만난지 3년이 되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여자친구는 아니죠. 헤어졌으니까요.
군대에 있을 때, 병장 2개월쯤 헤어졌습니다.
물론 전 많이 좋아했었고, 차인거죠.
사람들은 군생활 끝무렵까지 잘 기다리고나서
왜 이제사 헤어지냐고 이해할 수 없다고, 딴 남자
생긴게 분명하다고 얘기했지만 전 믿지 않았습니다.
분명 제가 아는 그녀는 좀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하고
아는 남자라고는 대학들어와서 사귄 저 뿐이었거든요.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군대도 제대하고,
오랜만에 보고싶기도 하고 잘 사는지도 궁금하여,
연락도 하고 가끔 만나기도 하고 그랬더랬습니다.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많이 좋아하고 있었고,
그녀는 이제는 너무 늦어서 그냥 이대로 좋은 감정
상하지 않게 친구처럼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저로서는 얼굴만 보아도 감지덕지(?)한 상황이어서
못보고는 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친구사이로
만족하며 살고 있었죠.
우리는 사귀는 사이는 아니어도 만나면 하루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만났었습니다. 보통 연인처럼 만나고 밥먹고
손도 잡고, 팔짱도 끼고 영화도 보고, 집까지 바래다주고
집앞에서 달콤한 굿나잇 키스도 나누고 했었죠.
이해안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물론 계신거 알고 있지만
제가 그녀에게 나를 친구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왜 이런 스킨쉽을 하느냐고 물을 입장은 아니었습니다.
괜히 물었다 그럼 하지 말까라고 하면 낭패거든요..
저는 아까도 얘기했듯이 많이 좋아하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평소와 똑같이 그녀를 만났습니다. 만나서 영화를 보고,
밥도 먹고, 손 꼭잡은채로 길거리도 거닐고......
비록 오늘 보면 또 한달은 있어야 만날 수 있을테지만..
그래도 만나고 있는 당시엔 행복했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서 늘 이야기 꽃을 피우던 전철역 안에
쉼터에서 얘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거기는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는 그런 곳이죠..
암튼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이런 얘길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내가 자기를 너무 좋아해주는데 자기는 그렇지 못하니까
나쁜 것 같다고 하는 겁니다. 만나지 말아야 하는걸 알면서
왜 만나는건지 모르겠다고... 자기가 너무 못된 짓 하는것 같다고..
맞습니다. 못된 짓이죠. 그러면 안되죠. 근데 사랑이란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그런대도 그녀가 싫지가 않습니다.
또 얘기를 하는 도중에 요런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너가 다른 남자랑 키스한 것처럼 나도 요전에 잠깐 만났던 여자랑
키스한 적 있다고...
일전에 제가 그녀에게 넌 다른 남자랑 키스한 적 있냐고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녀가 있다고 그랬죠. 저는 너무나도 궁금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여 물어봤지만 그녀는 그 사람은 잊을 사람이니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암튼 그녀가 너무 자기가 나쁘다고 자책하는 것 같아서
나도 이런 놈이다 차원에서 얘기를 해주었는데,
그녀가 장난반 진담반 화를 내는겁니다. 질투라고할까..
그래서 왠지 기분이 좋더군요..
계속 투정하는 통에 "걱정마 키스밖에 안했어"라고 얘기하면서
"너도 그때 키스밖에 안했을거 아냐?"라고 툭 내뱉었는데
갑자기 굳어진 얼굴의 그녀.........
순간 열이 솟구치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설마 설마 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너, 설마 잔건 아니지? 그렇지? 안잤지?"
그랬더니 황급히 두손을 내저으며 안 잤다고 합니다.
그럼 자진 않았는데 키스말고 딴건 한거야? 라고 물었더니
아무 말도 안합니다......
순간 믿고 싶지만, 잤다는걸 부정할 순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그녀의 남자친구도 아니고,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죠.
너무 화도 나고 해서, 일단 집에 들여보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고 그 자리에서 담배 세 가치를 연달아
핀 다음,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그녀를 불러냈습니다.
한가지만 딱 묻고 갈 셈이었습니다....
아직 그 사람 좋아하냐고.. 그렇다고 그러면 물러나려고 했습니다.
그녀가 왜 아직도 안가고 있느냐고 그럽니다.
그냥 얼굴 보고 가려고 그랬다고..얘기했습니다.
차마 물어보질 못하겠었습니다. 그녀가 그렇다고 할까봐..
그게 너무 두려웠습니다...
한참을 뜸들이다가 얘기했습니다.
"하나만 물을께, 너 그사람 좋아해?"
사랑이란 표현은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다시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지만...
어쩔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계단에 걸터앉았습니다.
이제 만나지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내가 좋아해도
니가 다른 사람 좋아하는 거니까 이젠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나도 단념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문득 그녀가 이런 얘길 합니다.
"두 사랑중에 하나는 가능한데, 하나는 불가능해.."
이 얘길 들으니, 순간적으로 왜 그랬는지 입에서 툭하고
한마디가 튀어나옵니다.
"그럼 나는 니가 날 좋아해주면 이루어지니 가능한거고,
그 사람은 좋아해도 불가능하단얘기? 설마 유부남이냐?"
그냥 내뱉은 말이었습니다. 설마 그러리란 생각도 안했고,
그런 드라마틱한 불륜이 내 앞에 있으리란 생각도 못했으니까요.
근데 그녀의 얼굴은 부정이 아닙니다.
아무말없이 그녀의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들...
왜 하필 유부남인거냐...다른 멋진 남자들도 세고 센
대한민국땅에서 왜 하필 유부남인거냐고!!!
난 한숨만 나오고 잠시 머릿속이 하얘지더군요.
그때부터 모든게 짜맞추어진 것 같은........
흩어진 퍼즐이 딱 맞아 완성된 그림이 되는 듯....
군대에서의 이별과 그 후, 지낸 시간들의 모든 비극적 에피소드가
다 맞아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바보같은 여자가 있다니..
순수하고 착한 걸 이용해 23살의 꽃다운 그녀의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준 회사사람이라는 그 작자를 당장이라도 잡아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화나는 것도 잠시...그녀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에 이루지 못했을 사랑으로 고통받고 눈물 흘렸을 그녀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난 널 너무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그 사람 잊고 나한테 돌아오라고...기다리겠다고...
그녀는 자기가 그럴 자격이 있냐고.. 사랑이 두렵다고 합니다.
결국 그녀와 지금처럼 지내자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날 기분이 너무 착잡하여 오랜 친구들을 만나 밤새 술마시며
얘기했습니다.
친구들은 니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이젠 잊는게 서로를 위해 좋을거라고 합니다.
다시 만나도 힘들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 그러고도
널 만나다니 참 못됐다고 그럽니다.
저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나빴다는거 압니다. 근데도 보고싶은걸 어찌합니까..
잊고 싶지만 너무 힘듭니다. 요즘은 그녀 생각에 걱정이 되어
밤에 잠도 못잡니다. 하루종일 그녀 생각만 나고..
그 개같은 직장동료를 찾아가 죽여버릴까.. 흠씬 두들겨줄까..
별에별 생각을 다하는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