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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北核 합의'이후 북한의 전략적 선택

raptor |2007.03.12 23:02
조회 20 |추천 0

'2.13 北核 합의' 이후 북한의 전략적 선택

2007년 2월 13일 베이징 6자회담의 타결과 관련하여 김정일 정권의 입장을 가능한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핵타결 이후 예상되는 북한의 전략적 선택을 전망하고 효과적인 대응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하다. 북한은 부시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그들의 프로파간다와 외교적 총량을 ‘핵보유국 지위 확보’와 ‘한반도 지배권 확보‘라는 정치・군사적 목표의 달성을 위해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끊임없이 구사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구체적 대미 실천전략이란 미국의 대북 불가침선언 확약,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 프로그램의 실체 부인, 핵협상 타결 시한의 최대한 지연 및 살라미 전술에 의한 상당한 경제적 이득 확보, 핵협상타결을 통한 한미동맹의 실질적 와해 시도 등이다. 이 중 우리에게 가장 주목되는 사항은 미북관계 정상화를 통한 적대관계 청산과 핵협상 타결을 통한 한미동맹 와해이다.

이번 2.13 핵타결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미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합의문 3조 2항)과,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실무그룹(합의문 3조 5항)을 설치키로 합의했다. 북한은 미북관계 정상화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통해 한미동맹관계 와해를 위한 실천전략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듯하다. 이러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북한은 △
1953년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축소 내지 철폐, △남한 내 미군의 대폭감축 내지 완전 철수, △남한 내 미국의 신무기 배치 금지, △미국 핵무기의 한국・일본 내 반입 금지, △동북아지역에서의 미군훈련 대폭 감축, △미국과 북한간의 완전한 외교관계 수립 등을 관철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과 같은 북한 당국의 대미 핵외교 정책은 그들이 비핵화 과정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북미관계 개선’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폐와 한미관계 이완을 가능케 한다는 전략적 포석에 근거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의 수교문제를 관철시킨다는 것은 한미관계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고 북한은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북한이 과거 수십년 동안 일관되게 노려왔던 ‘핵능력 보유’와 ‘미북수교 달성’이라는 두 개의 정치・군사적 목표는 2007년 2월 13일 6자회담 핵타결을 계기로 그 실천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김정일 정권이 양개 목표를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관철시키려 할 것인가에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필자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우선 북한이 핵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란 어떤 경우인가. 그것은 표면에 부상된 플루토늄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수면 밑에 숨겨진 HEU 프로그램을 통해 핵무기를 비밀리에 확보하는 경우일 것이다. 국가정보원장은 2월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의 추정은 2004년 4월 파키스탄 핵무기 개발의 주역인 칸 박사의 증언에 따라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북한이 HEU에 매달리는 것은 HEU 프로그램의 은닉성 때문이다. 북한이 추진한 HEU 생산시설인 원심분리기는 소규모 비밀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북한에 있는 8천여 개의 지하 군사시설에 충분히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원자로와 대형 재처리 시설이 필요한 플루토늄 프로그램과는 은닉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북한의 우라늄 광산에서 HEU의 재료인 천연우라늄을 무한정 공급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우라늄 원자탄은 안정성과 신뢰도가 높아 플루토늄탄처럼 굳이 핵실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 또는 IAEA 사찰단이 증거자료를 내밀면서 현장방문을 요구하면 북한은 제2의 금창리 시설을 보여주면 될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다음으로 북한이 미북수교를 관철시킬 수 있는 조건이란 어떤 경우인가. 그것은 한국전 종료선언을 통해 정전협정・유엔사 폐기, 전시작통권 이양, 주한미군 철수, 핵우산 제거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한-미 군사동맹을 청산하는 경우일 것이다. 만약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김정일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수교까지 가는데 별다른 장애는 없다고 간주할 것이다. 한-미 군사동맹의 청산은 또한 김정일에게 ‘과도기 청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남조선 혁명’이 완수되면 한반도에서 과도기가 끝난다는 이론과 밀접히 관련이 있다. 이 대목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끼워 넣은 것이 바로 ‘민족대단결’ ‘민족공조’ ‘우리민족끼리’ 등 표현만 바꾼 민족우선론이다. ‘민족’을 내세워 한-미 군사동맹을 와해시키고 ‘과도기’를 끝낸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의 2.13 핵타결의 정치・군사적 의미는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핵보유국이 되기 위해 반세기 동안 끊임없이 국제사회를 속이며 핵개발을 진행해 왔듯이, 북한은 우라늄 핵무기를 손에 넣은 다음, 플루토늄 핵의 포기를 협상수단으로 해서 외교・군사・경제적 이득을 취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나기엔 이번 6자회담 타결이 마치 북한이 핵포기를 전제한 핵동결 대가로 에너지를 제공 받고 체제안전을 보장 받는 수준인 듯이 보이지만, 기실은 그런 수준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일본 방위연구소의 다케사다 주임연구원은 2월 16일 PBC 평화방송 대담에서 “북한은 외부지원을 생각하고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북한 주도로 통일하려는 통일전략에 따라 개발한 것”이라며, 북한은 적화통일을 포기하기 전에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담당비서는 2월 19일자 자유북한방송(FNK)을 통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원자로는 10년 전부터 필요가 없어졌고, 현재 북한은 얼마든지 쓰고 남을 만큼의 우라늄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진짜 목적은 핵무기를 휘두르면서 남한에 좌파용공반미 성격의 정권을 세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 전 비서의 주장이 사실인 경우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핵타결이 북한이 폐기시설에 불과한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내걸고 국제시세로 3,270여억 원에 해당하는 중유 100만톤 제공, 막대한 인도적 지원, 북-미・북-일 수교협상까지 약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초기에는 영변 흑연감속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하려다 1996년 이전에 파키스탄과 손잡고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로 방향을 바꾸었다”는 황 전 비서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북한 HEU 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없는 이번 2.13 핵합의는 의미를 상실할 수도 있다.

결국 김정일 정권이 이번 타결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신중히 대처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엄청난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예컨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월 13일 6자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중유 100만톤 지원 대가로 핵시설 불능화 대신 ‘핵시설 가동 임시중지’라는 합의문과는 다른 소리를 했다. 이로 미루어 북한은 핵시설의 영구적인 불능화에 끝까지 저항할 가능성이 높아, 한미 양국으로서는 고도의 전략적 대처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북한이 4월 13일이 기한인 핵 프로그램 신고 때 HEU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제 하에 여러 가지 대응 시나리오를 철저히 강구해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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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김정일, 변화시도 의지 전혀없어”
美CRS(의회조사국) 래리 닉시 연구원

김정일 정권을 ‘적성국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논의가 미국과 북한 간에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대북전문가가 “북한의 동기는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북한의 변화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났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지난 99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과의 무역이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내용 등 북한에 적용해온 적성국교역법의 제한조치 대부분을 해제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닉시 박사는 “당시 미국은 북한과의 무역이나 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내용을 뺏으나 사실상 미국이 얻은 결과는 하나도 없었다. 이후 (미국은) 북한과 새로운 무역을 한다든가 사업을 유치했던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클린턴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해제한 이후 서울주재 미 상공회의소가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북한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과 무역을 개방하고 경제관계를 시작하려는 노력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과 그 핵심세력은 미국과 무역개방을 하거나 투자관계를 시작하려면 북한은 투명성 차원에서 진정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이러한 변화를 시도할 의지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닉시 박사는 북한을 적성국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빼는 것보다 더 까다로운 것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닉시 박사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면 대단한 규모의 금융지원을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또는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세계금융기관으로부터 원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닉시 박사는 그러나 “외부 세계의 금융원조는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더라도 자국 경제를 개방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며, 설상가상으로 일본이 북한의 납치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적성국교역법(US trading with the Enemy Act)에 따라 외국자산 통제규정을 적용해 미국 내 북한 자산을 동결하고 북한과의 교역과 금융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미국의 적성국교역법은 특별히 북한만을 제재하는 법률이나 정책이 아니다. 이 법은 지난 1917년에 제정되었고 공산권이었던 구 소련연방과 관련이 있는 중국, 북한과 같은 나라들이 미국의 ‘적대국가’로 분류돼 그동안 이 법안의 적용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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