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충무로에서 있었던 일이다.
일때문에 거래처에 뭔가를 전해주려고 들렀던 나는..
들른김에.. 사람들과 점심도 같이먹고 이런저런 얘기들도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거래처를 가는도중 조금 사소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뭐든 그렇지 않은가.. 시작은 사소하다..
충무로의 좁은 골목골목길들을 잠시 통과해야해서..
힘들게 빠져나가고 있는데...
충무로의 골칫덩이..
오토바이가 역시나 무례하고도 위험하게 껴들어서..
내앞을 가로막고.. 천천히 진행했다..
갑자기 껴든 오토바이에 놀란맘을 다스릴 틈도없이..
또다시.. 뒤차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행동을 해주셨다..
그 좁은 길 약간 오른편에 오토바이를 대놓고.. 걸려온 전화를
받고 계시는듯 했다..
나는 조금 기다리다가.. 슬슬 나의 혈압이 올라가고 있는것을
느꼈다... 왜 저럴까... 저.. 아저씨께서...는..
내 맘과는 다르게 너무 태연하게 전화를 계속 받고 계셨다..
난 클락션을 두어번 울렸지만..
별로 아랑곳 하지 않으셨다...
난 ..
차에서 내린다음에.. 그분께.. 말씀을 드렸다..
- 아저씨.. 이 좁은 골목길에서 이렇게 길을 막고계시면
어쩝니까...
대수롭지 않게 나를 힐끔 쳐다본 아저씨는...
역시나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다..
- 아 지금 전화통화 하고 있잖아요 !!
- ......
충무로의 오토바이들은 이미 상당한 골칫거리이다..
자그마한 인쇄회사들이 모여있는탓에..
보기에도 아슬아슬 해보이는 인쇄용지를 싣고..
위태위태한 곡예운전들을 상당히 많이할뿐더러..
이제는 그런 오토바이들이 너무 많아져서...다른 차들은..
안하무인 인 오토바이들도 상당수다..
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
단기사병들이 많은 부대에서.. 오히려 현역병이.. 서러운꼴
당하는거...
그렇다치더라도.. 이 분... 좀 심하시네...
그냥 와이셔츠에 타이를 매고 있으면.. 너무 얌전한 회사원이라고
만 생각하시는분들이 참 많다..
자기보다도.. 훨씬.. 얌전한 사람일수도있지만...
자기보다도..훨씬... 안 그럴수도 있는데....
어쨋건 나는 말없이 그냥 내차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라이더분의
오토바이가 출발하자..천천히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잠시후 내 목적지 근처였지만... 나는 이미 목적지를 지나치고
있었다...천천히 오토바이만 따라가고 있었다..
내 느낌에.. 최소한 저분께서는.. 귀찮은일을 한번은 겪게 되실듯
싶었다..
잠시후 그 오토바이가 다시금 골목길로 들어가려고 멈칫 거릴때쯤..
나는.. 그 오토바이 보다 먼저 골목길로 진입했다.
조금 진행하자.. 도저히 옆으로는 오토바이도 빠져나갈수
없는 좁다란길목이 나왔다..
나는 그곳에 차를 세웠다..
그 오토바이는.. 내 뒤에서... 멈춰 서있었다...
나는 전화기를 들어서... 오랫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고있는 동안에...
이윽고.. 뒤에서 오토바이 클락션의 빵빵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오토바이가 빵빵대자...
난 갑자기 너무너무 궁금한게 많아져버렸다...
동생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얼마전에 샀던.. 라운드 티셔츠가 보이지않는다고..
물었었다...그리고.. 요새 너의 가게는.. 어떤 컨셉을
지향하고 있었냐고도 물었고...
당연히.. 투자자로서 궁금할수 있는 문제다...
그냥 .. 그때 그게 궁금했었다....
한참 통화중이었는데.. 그 라이더분께서...
차 문을 두들기셨다..
좁은 골목길이었기 때문에 난 최대한 조심스럽게 차문을열고..
내려셨다....
담배를 입에물고.. 거만스럽게 내리는 나는...
아마도...
조금전 길을 비켜달라고 말하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끼셨을것이다..
나한테 상기된 얼굴로 지금 뭐하는거냐고.. 물으셨다....
통화를 끝내고... 말했다..
아주 차분하게 대놓고 말했다...
눈앞으로 다가가 빤히 쳐다보면서...
지금 통화하고있는거 못봤냐고...
서너살 연장자인듯 싶었지만... 이미 삼강오륜은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라이더분께서는.. 이미 나의 본심을 꿰뚫으시고..이런저런
욕설을 해대시고...
그 오토바이로 돌아섰다..
XX 새끼.. 라느니...ㅁㅁ 놈이라느니...
또 간간히... ㅇㅇㅇㅇㅇ 의 또다른 표현등을 사용해주셨다.
그 분의 의도는...대충....
난.. 이사회에 필요없는..
외제차나 타고다니는 인간말종에..
가정교육이 전혀 되어있지 않고...
게다가...
근친 상간 까지 일삼는 놈이라고 주장하고 싶으신듯 했다...
그런데... 말이지..
전라도에서 자란 나로서는..그것도 남도쪽에서 자란 내가
듣기에는....참으로...
순수하고 서정성 짙은 느낌마저 전달을 해주는
서울, 경기 일원지역의 욕설들이다...
혹은..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친근감을 대신하는 표현..
뭐..그 정도.
어쨌건.. 난 그냥 남은 담배를 피면서..
그 서울 경기 일원지역의.. 서정성 짙은 욕설들을
듣고있었다.
주변엔 약간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였었고..
그 오토바이 뒤로도 차가 들어왔으니...
나도 이만 마무리를 해야할 판이었다..
더 다양하고 화려하면서 생동감있는
표현들을 할수있는 욕들은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일이었으나..
하지만 나역시.. 그 아저씨와 똑같이 길거리에서 쌍욕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끝내기엔.. 너무 뭔가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결정했다...
그래 딱 들은 욕만큼만 그대로 돌려주자..
그래.. 그렇게 하자..
나는 오토바이로 돌아가고 있는 그 라이더분을 불렀다..
" 어이~ 아저씨 !! "
여전히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획 돌린 아저씨 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강렬한 눈빛으로 말했다.
반 사 !! ....
그 라이더분은 갑자기.. 말문을 잃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주변에 몇몇 안되는 구경꾼들은.. 킥킥 대고 웃다가 ..
대놓고 웃어대는 사람도 있었다..
뜻을 못알아들으셨을듯한 어르신 몇명도.. 그냥
옆사람들이 웃으니까 .. 따라서 웃었다...
라이더분께서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시고.. 뭐라고 더 말씀을
하셨으나... 뒤에 밀린 차들이 빵빵대기도 했고..
이미 전의를 상실한듯 했다..
어쨌건...
나는 거기서 반사를 마치고... 다시 목적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