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의 크루즈 여행은 거의 모두 몰타(Malta)에서 시작돼 몰타에서 끝난다.
공식적인 나라 이름은 몰타공화국. 조금 생소한 몰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남쪽 바다에
위치한 섬나라다. 6개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총면적은 제주도의 6분의1에 불과하다.
가장 큰 섬이 몰타이며,두번째가 고조(Gozo),세번째가 코미노(Comino)다. 나머지 3개의
섬은 무인도다. 인구는 37만여명이며 철로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어서 지중해 패권을 노리는 열강들의 침략을 많이 받았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배했던 여러 국가들의 다양한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몰타인 가운데 이탈리아
영국계 혼혈이 적지 않은 것도 이런 역사적 이유 때문이다.
언어는 몰타어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연수를 위해 몰타를 찾는 우리나라 학생들도
제법 있다. 미국과 비교할 때 물가가 싸고 조용하고 범죄 발생률이 적고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를 갖고 있는 등 이점이 적지 않다. 하지만 섬나라 특유의 배타성이 은근히 강해 우리나라
사람이 살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현지에서 만난 한 유학생은 전했다. 우리나라는 몰타와
1965년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몰타·남아공으로 어학연수 간다”
비용 저렴하고 외국인 친구 사귀기 좋아… 인도에서는 요가도 함께 배워
김윤미(23·건국대 텍스타일디자인학과)씨는 오는 6월 몰타로 어학연수를 떠난다. 영국으로 갈 생각이었지만 워낙 물가가 비싸 고민하던 중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몰타를 알게 됐다. 김씨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학비나 물가가 저렴하고 한국인이 적은 대신 유럽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다고 해서 몰타로 행선지를 바꿨다”고 말했다. 김씨는 “몰타에 간다고 하니까 ‘몰타가 어디 있느냐’며 놀라는 친구도 있고 ‘아는 사람이 다녀왔는데 좋다더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며 “몰타를 선택하면서 아낀 돈으로 유럽여행을 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몰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 ‘색다른 나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대학생이 최근 2~3년 사이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이 새로운 연수지로 각광 받는 것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기존에 잘 알려진 어학연수 코스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다양한 외국 친구를 사귈 기회도 많다.
몰타에는 사설 어학원만 40여개가 있는데 2000년만 해도 한국 학생 수가 채 1%도 안 됐지만 연수비용이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엔 학원마다 5~20%로 증가했다. 대부분 영어권 국가의 어학연수 학비와 생활비로 한 달에 120만~200만원이 드는 데 비해 몰타는 약 100만원 정도 든다. 개인 씀씀이에 따라 생활비에 편차가 있겠지만, 몰타에서 6개월 어학연수를 하려면 항공비까지 포함해서 900만~1000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예산을 짜면 된다.
몰타는 1964년까지 약 160여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여서 교사들이 대부분 영국식 발음을 구사하고 있고 스위스,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인의 어학연수지로 꼽히는 곳이어서 여러 나라의 친구들을 사귀기에 좋다는 게 매력이다. 몰타는 휴양지로도 유명해 한 달 코스로 연수나 여행을 오는 유럽 학생이 많다.
권다영(23·한국체대 체육학과)씨는 지난 2월에 한 달간 몰타에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권씨는 “한 반에 학생이 10명이었는데 국적이 다 달랐다”며 “교통수단도 발달돼 있어 외국 친구들과 이곳 저곳 여행할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영어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권씨는 몰타에 갈 학생들에게 홈스테이보다는 외국인 친구와 어울릴 수 있는 기숙사를 추천했다. 몰타는 수도료와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에 물과 전기를 쓸 때 제약이 적다는 점에서도 기숙사가 유리하다.
대학생 사이에서 몰타 어학연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몰타 전문 유학원도 속속 생기고 있다. 몰타유학닷컴 정다운 실장은 “상담건수가 하루 평균 7~8건으로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고 상담자 중 5~6명은 몰타로 결정하는 편”이라며 “몰타~영국이나 필리핀~몰타 연계 연수를 선택하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1년간 장기 어학연수를 계획하는 학생 중에는 몰타에서 6개월 공부한 후에 영국에서 3개월 더 공부하고 유럽여행 1개월을 선택해 영어 공부와 문화 체험을 동시에 하려는 학생도 많다.
아프리카 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도 새로운 어학연수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은 유럽 학생 사이에서 영어공부와 사파리 투어를 같이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있다. 주한 남아공 대사관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에 유학, 어학연수 등 학업 목적으로 비자를 발급 받은 사람이 약 30% 증가했다. 국내에선 남아공 전문 유학원도 증가하고 있다. 남아공 전문 유학원들에 따르면 현재 케이프타운을 비롯해 남아공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한국 학생은 대략 1500명 정도다.
남아공 전문 유학업체 SSAC의 이창옥 대표는 “남아공 어학연수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 중 70%가 대학생”이라며 “월 평균 16명 정도가 신청해 작년에는 150여명이 어학연수를 떠났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성수기, 비성수기의 비용 차이가 거의 없다. 남아공 어학연수생의 80%가 유럽 학생들이고 한국 학생의 경우 학비, 기숙사비, 생활비를 모두 포함해 한 달에 120만~140만원 정도 든다.
이현정(23·단국대 영문학)씨는 작년 7월부터 6개월간 남아공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이씨는 “남들과 다른 곳으로 가보고 싶어 한국인이 적으면서도 유학 환경이 좋은 곳을 찾다가 남아공을 알게 됐다”라며 “아프리카라고 하면 굉장히 덥고 위험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로 가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씨가 다녔던 어학원은 한 반에 4~8명 정도의 소규모 클래스를 여는 곳이었다. 프랑스, 독일, 브라질, 스위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쉽게 사귈 수 있었고, 주말마다 돌아가면서 자기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파티를 열기도 했다. 어학원 6개월 과정을 마친 후에 이씨는 차를 구입해 25일간 남아공을 둘러보는 자유여행을 했다. 이씨는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해서 요하네스버그, 크루거 국립공원, 더반을 거쳐 케이프타운으로 돌아왔다. 이씨는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코끼리, 표범, 하마를 가까이서 보기도 하고 차 열쇠가 부러져 카센터에서 이틀을 보내기도 하면서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다”며 “돌아와 보니 안내소에서 챙겨온 지도만 라면 상자로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배낭여행지로 잘 알려진 인도로 영어를 배우러 가는 대학생들도 있다. 이넥코리아 인도유학센터의 박승재 부장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하루 50~80건의 인도 어학연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2~3년 사이에 언론에서 인도를 재조명하는 기사나 다큐멘터리에 인도인이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내용이 많이 등장하면서 인도 어학연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인도에 배낭여행을 다녀온 대학생 중에서는 인도 문화에 사로잡혀 장기간 어학연수를 위해 다시 인도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인도 어학연수 비용은 항공비를 제외하고 한 달에 60만~70만원대. 어학연수를 하면서 요가도 배울 수 있다.
김진희(25·목포대 문화인류학과)씨는 오는 7월 인도로 어학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김씨는 “작년에 3개월 동안 학교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를 다녀왔는데 집과 학교만 왔다갔다하면서 생활이 단조로웠고 일대일 개인강습도 비싸서 할 수가 없었다”며 “인도에선 저렴한 가격으로 개인강사도 두고 요가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인도 어학연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