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9시가 넘어서 바로 떨어졌다.
친정에서 온후로 더욱더 피곤해 하는 것 같다.
그러길래... 친정에 더 눌러있자니까....
퇴근후에 곧장 돌아와
저녁밥 짓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티비 볼 시간도 없이 곧장
침대로 들어가는 남편을 보니 조금은 안쓰럽다.
밤에 재미 못본지도 솔찬히 지났는데도 저녁에 기어들어와
잠만 자는걸 보면.. 아무래도... 아냐아냐....
그 작은고추로 어디 첩실까지 뒀겠어?
그리고 이렇게 화려한 미모와
나이가 들어도 사그러들줄 모르는
매력만점의 내가 있는데...
그래도.... 설마... 아냐.. 설마가 사람잡는댔는데...
아냐아냐.... 변태고추소녀까정 생겼는데.. 아닐꺼야...
변태고추? 아씨.. 고추튀김먹고 싶다.-_-;
자고 있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다.
쓰~읍.. 흘리던 침을 입속으로 주숴 담으며 벌떡 일어난다.
"자갸! 당신아가가 고추튀김이 먹고싶대...홍홍^^"
"그래? 조금만 기다려.."
그는 흰 난닝구와 반바지차림에
딸딸이 쓰레빠를 끌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머리털을 휘날리며 들어오는 남편..
검은 봉다리를 내밀며 씨~익 웃는다.
고추튀김을 한입 베어무는 순간..
침을 쥘..쥘.. 흘리며 남편이 나를 쳐다본다.
"당신두 므그요.."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제일큰 고추튀김을 집어든다.
그를 힘껏 째려봤다.
그가 내려놓고 자신의 고추만한(킥킥킥) 것을 들어올린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에게 허락을 했다.
순식간에 고추튀김 한봉다리가 사라져버렸다.
아씨.. 입맛만 배렸네...
그는 못내 아쉬운 듯 손가락을 쭉쭉 빨고 있다.
근데 고추먹어도 되는거야?
요녀석이 싫어할텐데... 쩌~업...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다.
등을 보고 누워있는 그를 보니 아무래도 이상하다.
"쟈가! 당신아가가 당신 등 보기싫대.."
돌아서는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다.
아무래도 고추튀김을
내가 많이 먹어서 분했던 모양이다.
쪼잔하긴... 카~악.. 고추를 따무거버릴테다... -_-;;
안쓰러운 마음으로 그를 안아주었다.
그가 몸서리를 친다.
오냐오냐! 얼마나 오랜만이면 너가 그러겠냐..
그래그래! 그동안 참느라 힘들었지?
오늘은 누나가 양껏 귀여워해주마.
그에게 뭔가를 바라는 눈빛을 마구 쐈다.
그가 나의 눈을 피한다.
헉... 뭐지?
아씨.. 쩍..팔..리..게... 이사람이?..
그의 다리위에 나의 다리를 폴싹 올렸다.
그가 조심스럽게 다리를 내려놓는다.
안 되겠군..
"왜 이렇게 덥지? 당신은 안 더워요?"
웃옷을 훌러덩 벗고 그를 향해 요염한 자세를 취했다.
그가 눈을 찔끔 감아버린다.
아무래도 고추튀김 때문에
단단히 삐쳐있는게 분명하다.
"여보.. 자요?"
"응? 왜? 안자.."
"우리 오랜만에 바람좀 쐬러 나가요."
주춤거리는 그에게 고추튀김을 쏘겠다했다.
그가 벌떡 일어나 난닝구차림에
딸딸이 쓰레빠를 신고 늠름하게 서있다.
"당신두... 옷 안입어요?"
자신의 차림을 힐끔 쳐다보고는 얼굴이 빨개진다.
흐미... 귀여운그...
내 오늘 기필고 너를... 쓰~읍..
어젯밤에 고추튀김을 많이 먹은탓에
속도 쓰리고 얼굴도 퉁퉁부었다.
고추튀김 때문에 일을 끝낸후에도
밤새 뒤척거린 탓에 그이도 얼굴이 푸석거린다.
고추튀김이 정력보강식품이었던가? 하긴..
마늘하고 짝꿍으로 잘 등장하니까...
아씨.. 양껏 좋아...
오늘도 고추튀김 먹여야지...
퉁퉁부은 얼굴을 보며 김부장이 한마디한다.
"애 가졌는데 출근하기 힘들지 않아?
남편벌이 어지간하면 집에서..."
"밤일좀 해서 그래요. 저 힘좋아요?
무슨 힘이 들어요?
힘 하나도 안들어요.
그리고 남편벌이가 쉬 언찮아서요."
"원... 사무실에 처녀도 있는데.."
"부장님은 무슨생각하세요?
밤에 빨래하고 청소하고 할 일이 좀 많아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도대체 무슨 밤일 생각하신거에요?"
김부장이 울그락 불그락한
얼굴을 하고서는 밖으로 휑.. 나간다.
"김양아!"
김양이 쫄래쫄래 뛰어온다.
"김양아! 순대먹으러 가자.. 내가 쏜다.."
"네~ 언니... 곱창도 사주세요... "
어린 것이 공짜좋은건 알아가지고 쯧쯧쯧...
순대 두접시를 개눈감추듯 헤치웠다.
김양이 젓가락을 입에 물고 나를 쳐다본다.
"너도 시집가서 애 가져봐.. 장난아니야..."
"근데 김부장은 왜 자꾸 언니를 갈군대요?"
"냅둬.. 괜찮아... 배째라고 그래.. 똥밖에 더나오겠어?"
"언니는..."
김양과 서둘러 순대집을 나왔다.
김양이 떡집앞에서 발을 떼지 않는다.
아니! 저뇬이....
할수 없이 떡 두봉다리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콧바람을 씽.씽..
불고 있는 김부장에게 떡한봉다리를 내밀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나를 쳐다본다.
늙으나 젊으나 공짜좋은건 알아가지고 말야... 쯧..쯧..쯧..
5..4..3..2..1.. 땡..
"김양아! 밥먹으러 가자..."
김양이 화들짝 놀라며 시계를 쳐다본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왕입니다요"를 외친다.
점심엔 순대국을 먹으러갔다.
김양은 입맛이 없는지
몇숟가락을 휘휘 젓다 말아버린다.
"왜? 맛 없어? 먹을꺼 남기면 죄받아...
내가 널 구원해줄게.."
김양이 남긴 것을 국물까정 후루룩 다 헤치웠다.
배가 짜구나기 일보직전이다.
아무래도 아가가 눌릴 것 같다.
화장실에가서 오줌한사발이랑 똥한사발을 버려야겠다.
아깝지만...
김양이 입을 쭉 내밀고 볼멘 소리를 한다.
"아침에도 순대.. 점심에도 순대..."
"어머나.. 그랬니? 얘는 너도 시집가서 애 가져봐..."
김양위로차원에서
김밥과 만두를 사들고 사무실에 들어갔다.
물론 2인분씩....
김밥하나를 입에 쏙 넣고 있는데 김양이
김밥두개를 주둥이에 쳐넣고 있다.
"아니 저뇬이.."
김밥과 만두를 숨쉴틈도 없이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 김양의 손이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다.
"독한뇬..."
우리는 서로 뻘쭘하여 씩~ 웃으며
잊어버린 동료애를 다시한번 생각했다.
"김밥에 환장한뇬...-.- "
"김양! 화장실 다녀올게..
맛있는 차한잔이 책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화장실에가서 똥과 오줌을 원샷에 날려버리고 나왔다.
배가 홀쭉해져버린다.
남들은 임신하면 변비 때문에 고생이라던데..
나는... 너무 잘싸서 고민이니... 허허..
김양이 맛있는 매실차를 얼음에 잣까지
동동 띄워 책상에 올려놓았다.
"귀여운 것... 먹은놈앞에서는 못해본다더니...
역시 엄마말은 명언이야..."
퇴근길에 그이와 장을 보기로 했다.
눈에 보이는건 오직.. 족발..순대..닭발..
감자탕....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감자탕집에 들어갔다.
감자탕이 끓기를 기다리다 잠깐 한눈을 팔았을 뿐인데...
남편이 먼저 감자에 손을 대고야 말았다.
남편은 고개를 최대한 숙이고 감자를 입에 넣고 있었다.
감자가 가득든 입을 힘껏 움직이며 고개를 드는순간..
나와 눈이 마주친다.
"꺽... 꺽..."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탓에
그이는 감자탕을 먹는 내내 딸꾹질을 했다.
용서의 뜻으로 그에게 뼈다귀를 내밀었다.
남편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듯한 얼굴로 나를 보며 씨~익 웃는다.
단순하긴....
우리는 이를 쑤시며 시장을 나왔다.
양껏 불러있는 배를 보며 남편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는 촐싹 거리며 봉다리를 들고
몸을 한바퀴 돌리는가 하면
군인처럼 팔을 어깨높이 까지
올리며 행진하듯 걸어대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길가에서 나에게 뽀뽀세례까지 퍼부었다.
그동안 남편을 너무 굶긴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든다.
볼에 입을 맞추고 부끄러운지 앞으로 달려가는
그이가 돌풀에 걸려
넘어질 듯 말 듯하다 똑바로서서는
나를 향해 돌아선다.
그리고는 "사랑해"라고 외치며
봉다리를 흔들며 힘차게 달려간다.
"자갸 나도....."
나지막한 소리로 달려가는
그의 뒷통수에 얘기하고는 그를 쫓아갔다.
사람들은 한편의 영화라도 보는듯한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봤고
남편과 난 귓볼까지 빨개진 얼굴을
빳빳이 쳐들고는 집으로 향했다.
감자탕 한 그릇에 행복해하는 남편을 보니..
아무래도 시집은 잘 간 것 같다..
"여보! 싸랑해.. 오늘밤도 알지? 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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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 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