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대학생입니다 저에게는 얼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김혜빈...아니 본명은 김근아
작은체구에 그리 좋은 몸매도 아니구 아름다운 얼굴도 아니지만 웃는게 너무 이쁜 여자였죠
그여자를 만난건 아주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그냥 서로 사진만 본 사이였다가 전화통화를 많이 하면서 친해졌죠
그녀는 저보다 한살이 많습니다
처음엔 누나와 동생사이였지만 며칠이 지나자 이여자가 미쳤는지 저에게 '자기'라고 부르더군요
뭐...보통 여자들은 남자한테 자기란말 안하잖아요 하지만 그여자 친한사람한테는 간단한 호칭으로 그리 말한다 하더군요
암튼 그렇게 며칠을 서로 통화하며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제가 많이 아팠습니다 원래 불면증이 있었는데 그게 군대가서 다치면서 생긴거거든요 피곤하고 신경이 많이 쓰이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다친머리에 두통이 오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꼼짝할 수 없게 됩니다 아무튼 그날 아프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저를 찾아 오겠다고 하더군요
저야 자취생인데다 남자니까 솔직히 더럭 겁이 났습니다 생각보다 순진하거든요
암튼 오기로 한 그녀...대치동에서 이곳까지 오는데는 대략 2시간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오라 했죠 그날 왔다가 당일로 올라갈 수 있었으니까요
이때 그녀가 첫번째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집이 서울이 아니라 전남 보성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벌교...
아무튼 온다고 하니 오라했습니다
8시간 정도 걸려서 온 그녀는 고생을 좀 많이 했습니다 보성이라고는 한두번 여행차 들렀던 제게는 무척 낯선 곳이었거든요
여러번 길을 헤메고 오랜시간 기차와 시외버스를 갈아타고 그녀가 왔습니다
아직 몸은 아팠지만 저는 그녀를 마중나갔고 그녀와 저는 처음 만났죠
그리고 제 방으로 돌아와서 밥을 해주고는 피곤하다는 그녀를 제방에 재웠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원룸처럼 생겨서 마침 주인아줌마한테 허락을 받고 빈방을 하나 빌려놨거든요 하루만 참으면 되니까...
그날 저녁에 그녀가 말하더군요
"나랑 사귈래?"
보통 그런말은 남자가 하는거라면서 센스 없는 남자라고 흘겨 보더군요
나이는 많지만 하는짓도 워낙 귀엽고 목소리도 너무 예뻐서...그리고 보성에서 이곳까지 반나절이나 걸려 온 정성도 고맙고 정말 저를 좋아하는거 같았습니다
마침 저도 실연의 상처가 있었는데 이여자라면 괜찮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내방 작은 침대에 누워서 제 팔을 베고 얘기를 했습니다 자기의 아픈얘기 상처들...그리고 아기를 낳는게 힘들지도 모른다는 얘기...그녀에겐 난소 하나와 수란관 하나가 없습니다 한쪽에 둘다 없다면 다행일텐데 한쪽은 수란관이 한쪽은 난소가 없어서 임신가능성은 희박하다더군요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비밀이라 불러도 좋을 이야기들을 털어 놓더군요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거의 한달동안 10일을 빼고는 늘 함께했으니까요
그리고 그녀를 만나면서 도지던 두통과 불면증도 씻은 듯이 낫더군요 제 병은 심리적인 원인이 가장 크거든요
그렇게 한달이 흘렀고 두달이 흘렀습니다
매일매일이 행복했고 우리는 산책도 다니고 제가 좋아하는 버드나무 아래에서 보름달이 뜬 밤에 엠피쓰리로 음악을 들으며 춤도 추고 학교앞 저수지에서 사진도 찍으며...시내에서 쇼핑도 하고...
정말 어느 신혼부부 못지 않게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어느덧 여름방학이 되고 저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서 열심히 일하던 중 그녀를 만나러 보성 옆에 순천엘 내려가서 그녀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중간중간에 너무 멀어서 힘들었던 적도 많지만 그녀와 저는 서로의 사랑을 믿고 있었죠...그날이 오기 전에는...
한낮에 찌는더위와 싸워가며 저는 거의 준 막노동을 하며 학비에 보태려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제나이, 적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께 손벌리기 민망하기도 하고 자취생이다 보니 용돈도 적기때문에 일을했지만 그녀를 만나고는 한여자를 책임질 남자이고 싶어서 더 열심히 했습니다 일을 하다 일사병으로 쓰러지기도 하고 벌에대한 면역이 없는 제가 벌에 쏘여 의식을 잃기도 했었습니다
고생은 젊어서 한다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법을 배우면 나중에 못할일이 없을거라 생각했고 그것이 저희집의 가훈이었습니다
그렇게 무더운 여름날이 하루이틀 지나고 그녀를 만난지도 2주가 될 무렵...
그녀가 왔습니다 솔직히 서울과 보성은 4~5시간정도 걸리는 거립니다 하지만 제 자췻방과 보성은 직행이 없기때문에 굉장히 오래 걸리죠 버스를 최소한 4번이상 갈아타야하거든요 참고로 저는 충남에 있습니다 집은 경기도권이구요
마침 그날 아는 누나와 함께 저녁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녀나 저나 서로 질투가 심해서 자신 아닌 이성과의 만남은 싫어했거든요
저녁을 먹고 있을무렵 그녀가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제가 있는곳까지는 대략 한시간남짓 저에게 온다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그녀가 말하더군요 친구 만나서 저녁먹고 간다고...
그때 시간이 9시였는데 알겠다고 하고 저는 누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제 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누나와 헤어진 뒤에 그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녀는 피곤해보였는지 저를 만나도 웃지 않고 자고 싶다고 하더군요 전화하고도 한시간 뒤에나 왔으면서 말이죠
가까운 모텔로 들어가 잠을 자고 아침에 나오면서 그녀의 핸드폰을 봤습니다 내가 무슨 문자들을 보냈는지...그리고 그녀는 폰카로 사진찍는걸 좋아해서 좋은 사진이 있으면 제폰으로 보내려구요
제가 얼마나 그녈 좋아했느냐면 제방과 핸드폰과 컴퓨터엔 그녀의 사진과 제사진 말고는 다른사진이라고는 없었습니다 다 그녀가 그렇게 해놓은거지만요
그녀의 문자 사서함을 보는 순간 저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하루에 수십통씩 저와 문자를 주고 받고...몇번씩 전화로 수다를 떠는 우리였는데 문자함에는 겨우 3개의 문자만 있었습니다
그날도 열몇통의 문자를 보냈는데말이죠
문자를 보는 순간 저는 얼어 붙었습니다
"오늘 만나서 반가웠다..."라는 문자
"사랑한다..."라는 문자
"용서해줄게 돌아와라..."라는 문자
그렇습니다 남자였죠 제가 아닌...아마도 전에 헤어진 남자같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땅이 꺼지는 소리가 들리고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그래도 내색않고 그녀와 던킨에서 차와 도넛을 먹고 전철역으로 갔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혼란속에서도 저는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리고 물어봤죠 어제 그사람만난거냐고...
그녀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하더군요
"아~~친구야 오랜만에 만났어.."
"너 그사람이랑 사겼니?"
"응"
의외로 솔직하게 말하더군요
그녀를 강제로 밀며 보내고 전철역 계단에 주저앉았습니다
한참이 지나자 어떤사람이 괜찮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버스를 기다리며 또 한참동안 넋이 나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고 버스를 타고 집에 와서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했죠 헤어지자고...
자고 일어나보니 그녀에게 전화가 많이 와있더군요
그리고 그때 전화가 오더군요
그녀 울면서 말합니다
"왜 전화 안받어??"
.
.
.
.
"아무것도 아닌사람때문에....너랑헤어지는거 싫어...............미안해...........나 버리지마"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대충 이렇습니다 그녀 서러움에 복받쳐 울면 숨을 못쉴만큼 몸이 안좋습니다
사랑합니다 정말로...
그래서 용서했죠
그리고 믿었죠
정말 사랑했으니 의심이 들고 확신이 서면서도 바보처럼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 그녀가 또 올라왔더군요
마침 그날은 제가 알바를 끝내는 날이니 용돈도 두둑했겠다 그녀에게 멋진 목걸이를 하나 사주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 가야한다네요 친척이 강남에서 노래방을 하거든요 거기 들렀다가 사촌동생 방학숙제 도와줘야 한다며...
알겠다고 내일 보자했습니다
몇시간후 전화를 했더니 주위가 너무 조용하네요 노래방이라는데...제가 아는 강남의 노래방은 아무리 방음처리를 해도 그런 침묵은 있을수 없었습니다
의심이 가더군요 또...일단은 넘어갔습니다
두번째로 전화를 했습니다
아직도 노래방이라네요 친척어른과 얘기중이라며 끊으라네요
세번째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엔 밖이네요 집에가는 중이랍니다
그런데 이상한건 그녀가 원래 전화를 무척 자주 걸었는데 그날은 도착한 이후로 자꾸 전화를 끊으라하고 이따한다하고 그러는 겁니다
나중엔 받지도 않더군요
12시가 다될무렵 다시 걸었습니다
친구 만나러 간다고...친구차 타고 가는 중이라고...
밤 12시에 나가는걸 무척 싫어하는 제스탈을 아는 그녀인데 왠지 들떠 보이네요
그때 들렸습니다 남자의 목소리가
친구가 남자인가 봅니다 그런데 또 끊으라네요 하하
화가나고 어이가 없기도 하고 별의별 상상을 다하게 됩니다
결국 이젠 지긋지긋하다 말하며 헤어지자 했죠
그녀 문자로 당당히 별사이 아닌데 그렇게까지 하자하냐고...그리하자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며칠뒤...저는 그녀에게 주려던 목걸이와 그녀에게 쓴 편지들을 가질러 자췻방에 왔습니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 너무너무 좋아했던 버드나무...그녀와 가장 예쁜 추억을 만들었던 그곳 뿌리 아래에 조용히 그것들을 묻었습니다
나름대로 정리를 하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그게 안됩니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사정을 했죠
미안하다고 의심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그녀 냉랭합니다
며칠뒤에 그녀 저에게 전화합니다
자기 서울로 다시 이사하는데 데려다 달라고...
저...출발 전날 한숨도 못자고 그녀를 만나러 8시간을 걸려서 보성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녀가 초보 운전이기때문에 이미 사고를 낸적이 있는데 그 차를 찾으러 간다네요
저는 도착을 했고...그녀는 안오고...결국 그곳에서 두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전날 저녁부터 한끼도 못먹고 한숨도 못자고...배는 고프고...
금방 온다는 그녀를 위해 그녀가 마시는 음료를 사고...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며 기다렸습니다
음료가 미지근해지면 다시 바꾸고 바꾸기를 수차례
그녀 울면서 전화왔습니다 차가 고장났다고
그동네 택시비 무지 비쌉니다 핫핫 택시를 타고 그녀에게 갔습니다
렉카가 오고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전화에 불이납니다 도대체 누구랑 통화를 하는걸까요?
차를 고치고...이제야 서울로 출발...계속 그녀의 전화는 울립니다
12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졸립다 피곤하다며 거의 모든 휴게소는 다 들렸으니까요
자정이 넘자 휴게소에서 자고 가잡니다 밤운전이 무서웠겠죠...
그러나 이미 저는 불면증이 도진 상태...쉬어가는 시간이 지루하죠
암튼 그녀가 잠든걸 보고 너무 궁금해서 내가 옆에 있는데도 몇시간동안 통화한 사람이 누굴까 궁금해서 그녀의 핸드폰을 뒤져봤습니다
그녀를 위해 내가 만든 핸폰 줄도 없고 그녀핸드폰에 비밀번호가 되어 있고...비번도 바뀌어 있고
통화목록을 보니 저를 빼고 두남자와의 기록이 나오네요
살짝 걸어봤습니다
"자기야..."
끊었습니다
핫핫...
그리고 다른번호로 또 해봤습니다
다른놈이더군요
"여보"
이상하죠? 그 애칭들 저한테 하는 애칭입니다
차를 몰고 미친듯 밟다가 싸우고 서로 울고...나중엔 천안에서 내려서 친구집으로 가려고 내려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가 다시 가고...
그녀를 바래다 주고 저는 다시 자췻방에 왔습니다
잠을 잔다고 잔게 두시간입니다 꼬박 2일을 밤을세고 22시간을 차를 타고 돌아다닌 제가요
그녀는 아직 잘시간...저는 간단히 그녀와 다녔던 산책길을 다니며 이건아닌데...라며 혼자 괴로워해야했습니다
문자가 왔습니다 도저히 저는 안되겠다네요
며칠뒤 나중에 그녀가 메일로 말하더군요 제가 욕을 바가지로 했거든요 사람이 사귀면서 헤어질수도 싸울수도 있지만 그녀를 사랑한게 후회가 되고...제가 태어나서 처음 여자에게 험한말을 하기도했습니다
그녀의 답장을 본순간...
어이가 없네요 내남자랍니다
저와 헤어지고 난 뒤에 그남자를 만났다고...
그리고 내남자라고...
정말 더러웠습니다 그럼 그전에 자기야 여보라고 통화한 놈들은 저와 같은 상황이거나 그중 한놈은 지금 그 더러운 여자의 애인이겠죠 아니면 다른 남자들이 저와같이 눈치가 빨라서 저처럼 되어있을수도...
결국 별의별 생각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그녀는 저를 가지고 놀았다는겁니다 철저하게 3개월간..
그후로 그녀와의 연락은 없었습니다
정말 생전처음 맛보는 행복을 순식간에 분노와 절망으로 뒤바꾸는 3주일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생각에 잠도 못이룹니다
제마음은...그녀를 죽이고 싶을만큼 비참하고 서럽습니다
그런데 웃기는건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는겁니다
비가 오고 가을이 온걸 느낄만큼 이렇게 쌀쌀한 요즘...
몸도 약하고 객지생활혼자하고 심장도 연약한 그녀
아프거나 감기 걸리지 않길 바라고 있다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