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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리 뜯다가 눈물 방울방울

바다랑비 |2006.01.14 08:17
조회 1,001 |추천 0

~ 휴~

신랑 출근 시키고 자려고 하다가 갑자기  땀나는일이 생각나서

발딱 일어나서 컴터를 딱~~ 켰습니다..

저요? 기분 좋은것은 잊어버리고 슬프거나 화날때만 이렇게 화풀이를 글로 쓰지요..

 

일기장에 쓰면 신랑이 읽어버리고...

요기엔 첨 글을 남겨봅니다..

 

결혼한지 7개월 ... 며느리 앞에서 완벽에 가까우신  셤니 생신이라시길래 ..

요리도 못하는 주제에~주제도 모르고  맞벌이면서도 큰소리 쳤습니다..

생신상 차려드린다고..  저도 완벽한 며느리 되볼라구요...

 

회사일도 왕창 ~~ 밀려 있고 신랑은  한달 내 새벽출근 새벽퇴근으로

저 불만 불끈 불끈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잦은 사랑전쟁으로 몸과 맘이 피곤했으며 ,크리스마스도 없었고 연말도 없었고...

연수를 1/2일 다녀오서 좀 쉬려했더니 담날이 글쎄 생신이시라죠..

 

그래도... 차려드리기로 했습니다.. 까짓거~!! 정성이지.. 신랑도 나가서 사드리자고 꼬시는척 하더니..

은근히 좋아하대요..??

 

메뉴를 물색하다가 큰맘먹구 구절판 하기로 했습니다..

신랑이 도와준다면서 큰소리 팡팡 쳤습니다~

 

왜 9가지 재료 밀전병이나 무쌈해서 먹는거 있잖아요? 궁중요리...

당근 .... 한번도 해본적 없습니다.~~ 아 네 자랑 아닙니다... 그래도~~  

 

재료 만드는것도 손이 많이 가지만..

아침부터 신랑이랑 저랑 정신 없었죠..

고넘의 밀전병이 말썽입니다.. 동그랗게~ 밀가루 얇게 부치는게 어찌나 어려운지..

 

바다 :자기가 요것만 해줘~ 그럼 문제 없어..

M : 그래 내가 할께..내가 다해줄게...나하는거 봐~~ 

바다 : ........

           직접 해보고 말씀하시지?? 

 

한동안 M 내버려 두고 내 일 했습니다..

 

초반의 등등하던 기세는 다 어디로 잡수시고..... 도전한지 30분 만에.. 

 

M: 자기야 요거 봐봐...

모양이 괴상 망측입니다... 자기 닮게 만든다는데.. 딱인듯..  

 

M : 요거 잘 안되네... 그냥 무쌈만 올리자..

 

꼬랑지를 내립니다. 

바다: 헉...이제 포기 하면 어떻게 나 할거 많단 말야....  

       이제 겨우 찰밥이랑 미역국 했는데...어머님 오실시간 1시간 밖에 안남았엉... 얼른 해봐봡~~

   

M 마트가서 킹크랩 쪄와야해.. 대강 무쌈으로 하든지.. 나 갔다올께.. 

 

바다: 우웅~~~!!   절대 포기할수 없어..

      배째라 정신 나옵니다...   

   

바다 : 금 내가 해볼께..얼른 다녀와.

복작 복작....... 시도 + 시도 + ..........끊임없는 시도로 인하여~~ 우하하하~!! 드뎌 성공..

혼자 잡채 할 거리도 찝적,  등심구이도 찍접 해놓고... 간신히 진도 팍팍 나가는 찰나....

 

띵똥~~띵똥~!~!!!!        

 

헉.헉.... 어머님,시아버님 , 아가씨 1,2, 강아지 해피  총 5식구 등장입니다. 20분이나 일찍 오셨습니다.

전 자다일어난 그상태 우스꽝스런 그 꼴입니다...  

일명 분홍 츄리닝 패션에 .배꼽이 보일랑 말랑한 늘어진 면티를 입고.. 머리는 어제 감고 자서 돌돌 올려 대충묶고,,, 대략.. 노량진 많이 가면 보이는..

그 고시생 모드입니다.. 참 착잡합니다..땀도 삐질 삐질.. ㅠ.ㅜ.

친구들이었으면 기다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열어 드려야지요..

아침도 못먹고 만들었지만..   주방은 또  난리 부르스입니다..

 

이렇다 보니.. 결국은 상황접수 재빨라 끝내신 시어머님이 팔걷어 부치시더니 잡채해주시고.. 

신랑 와이셔츠 주렁 주렁 매달린것을 보더니.. 아버님께 어머님이 다림질까지 시키셨습니다. 

아버님이 신랑 일주일치 다림질 다 해주셨습니다.. -.- 제가 하면 3~4시간 분량의 가사노동..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죄송~ 죄송~

 

아가씨 원. 투님께서 음식 나르는것 도와주고 차리고 나니 나름 한상입니다~~

맛은 어떤지 절대 알수 없으나.. 뿌듯 뿌듯~~캬캬~!

 

은행넣고 한 찰밥, 쇠고기 미역국, 잡채, 등심구이 , 쌈야채, 구절판, 동치미, 김치, 샐러드 ....

난생 처음 제가 이렇게 많은 요리를 해봤습니다..

이렇게 감탄하고 있을무렵

신랑이 10만원 가까이 가는  거대하신 마트에서 쪄온 킹크랩님과 함께 등장하십니다.

참고루 울 어머님 킹크랩 킬러십니닷....ㅋㅋ  어머니 아들이라고 울 신랑도 만만치 않구요..

 

식구들 착석... 사진 촬영 몇컷..한후 본격적인 식사모드

그런데...저는 고기굽느라 밥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신랑은 킹크랩 뜯어서 나눠주느라 밥을 먹을수가 없었구요..

물론 저희가 접대하는 입장이니.. 뭐 당연합니다.. 

하지만..배는 고프더라구요.. ^^;

시아버지는 킹크랩을 안좋아하셔서..따로 드실게 없는듯해서 .고기라도 열씨미 구워드려야 했습니다.

완벽한 며느리가 되기 위해서..배고파도 참아야겠지요?

 

이야기의 시작은 진정 여기부터입니다..

며느리는 왕따다... 이 명제가 참일 까죠? 아닐까요?  

 

제가 잘못 생간건지..

^^;

전 이렇게 한다고 노력했는데 

울신랑 하는짓이 아주 깜찍하다 못해..그냥.. **합니다..  

 

신랑이 킹크랩 분배가를 자처하고 가위들고 나섰습니다.. (우리집 가위는 1개인 관계로)

신랑이 모두 일일히 쪼개서 분배하기 시작합니다.. 요기까진 좋습니다..

 

어머님 하나,아버님 하나~,아가씨 원1,투... 그담은 나려니 고개쏙 빼고 있는데..  

 

그담은 또 어머님 하나~ 아버님 하나~ 아가씨 1,2 인겁니다.. 

 

저 비굴모드 작동중입니다..

애절한 눈빛으로... 신랑을 바라봤습니다..

" 나도 하나~~~~~"

 

내눈빛은 거부당했습니다..

듬직한 M군은 킹크랩 자르느라 정신 없으십니다...  

 

그담은 또 어머님 하나~ 아버님 하나~아가씨 1,2 임니다..

이번에는 강아지 해피도..

 

게다리가 몇개라구...전 몸통도 잘 못먹거든요..

 

그때쯤 어머님 : 야.. 이제 너희들 먹어.. 여기 많어~~ M군아 바다도 좀 줘라~.

                       해피도 일루와!

강아지 입에도 킹크랩 쫄깃한 뽀얀살이 쏙들어갑니다..

그 중요한 순간~!!

듬직한 M : 우린 나중에 먹어도 돼요..여기 많아요 아직..   

 

아~~~~주  듬직 합니다...

 

그러면서 또 어머님 하나 아버님 하나 ~ 아가씨 원, 투~ 하나씩...

 

또 시어머님 : 난 그 게딱지에 밥비벼 먹을 란다.. 배불러..  바다하나 줘라..

 

울 듬직한 M: 알았어요 드릴께요.. 이게 떼서 드릴께..

 

하면서 마지막으로 다리를 아가씨 1,2에게 또 건넵니다..

 

어머님: 됐다..여기 많다. 니들 먹어라~~

하시면서 아가씨 원, 투 접시에 올려놓이십니다..

 

아가씨들이 잘먹나? 하고 접시를 보니 크랩들이  튀어나온 발그레한 살들을 자랑하며 쌓여있습니다..

주는속도보다 먹는 속도가 느린게지요.. 차라리 잘먹으면..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이해하겠습니다... 자주 드시는 집이거든요..

오히려 강아지 해피가 저보다 잘 얻어먹고 있습니다..

 

저요? 저도 킹크랩 많이는 못 못먹지만 좋아 하는 편입니다.

그제야 하나남은 마지막 다리를  그제서야 건네더군요..

 

그때 까지 우리신랑도 못먹구요 물론..

저 안먹으려다가 받아서 맛있게 먹었습니다..그냥 속상해서.. ㅜ.ㅜ 

오전내 기름냄세 맡았더니 밥도 안넘어 가더라구요..  근데  간신히 넘기는데..목이메이면서

눈에 눈물이...울먹울먹,,울음이..갑자기..  

화장실로 뛰어들었습니다.. 목이 메여서...  

 

사람 인생 바뀌는건 순식간 입니다.

게다리 뜯다가 눈물 흘리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결혼전엔 안먹는다고 엄마한테 혼나면서 하나 더먹으라고 해서 괴로웠을 지언정..

정말 먹는걸로 서운했던 적은 없었는데...

 

저?? 70년대 형제 자매 많은 집의 막내둥이된 기분이 이럴까요? 

하여간 시댁 식구들은 다 nam~같이 느껴지더군요..

시댁식구들하고 있으니 신랑도 동급입니다. 더하면 더했지..

 

울 신랑은  남은 몸통 다 뜯어 먹느라 정신 없습니다..

원래 신랑은 주전공이 게 내장이거든요.

전 게 내장을 못먹구요..

 

화장실로 뛰쳐들어서 화장실 세면대에서 눈물 닦고 있을 때..신랑이 왔습니다.

 

M: 자기 어디 아퍼? 왜그래? 응??

'으~~이런 둔탱이!!! '

이때..action들어 가야 겠죠? -.- 큐~!

바다 : 응 게 껍질이 목에 걸렸나봐.....웩~~~ 웩~~~!!

헛구역질에 생쑈를 했습니다..

 

등 두드려 주고 한술 더뜬 M 군...

등 두드려 봐야 나올건 없죠.. 걸린것도 없는데..

 

바다 : 눈물나...ㅠ.ㅠ 넘 아포... 쫌이따 나갈께... 먹구 있어..

M : 가서 밥으로 넘겨보자.. 밥도 못먹었잖아..

 

바다 : 응...먼저가..언넝 먹어,, 

 '혼자 실컷 먹어라~~ 돼지!!!'

 

며느리는 확실히 왕따인가 봅니다..

아니 친정 어머니셨다면 사위한테 말로만 주란 얘기 안했을 겁니다..

여테껏 완벽하셨던 시어머니지만... 저에겐 이제 완벽이란 틈사이로...조금씩 뭔가가 보이네요.. ^^;

뭐..그러실수도 있겠죠..

허나~!!어머니야 그러실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침내내 하지도 못하는 요리하며 어머님  생신상 차린 와이프는 챙길줄도 모르는 울 신랑..

 게다리 한쪽 주고~!!!!!!!    정없게...한쪽이 뭡니까???

이런 신랑 어떻게 응징해야하죠?

저...식탐 별로 없구요... 참고루 마른 사람입니다.

 

지금 고뇌중입니다.

킹크랩 사서 신랑앞에다 두고  나 혼자 다먹고 약올릴까?   아님... 똑같은 상황을 친정식구들 앞에서 역할바꿔서 해볼까.. ㅋㅋ

너무 치사한가요? ㅠ.ㅜ 하여간 이런 저런 생각듭니다.

와이프를 잘챙겨야 시부모님께 더 잘한다는 생각을  못하나봐요..

 

울 시엄니 제가 화장실가느거 보시고..더 황당한 말씀 하셨더랬습니다..

"바다 아이 가졌니???  "

 

아으~~ 증말...게다리 땜에 서운해서 울었다고 할수도 없고.. 뭡니까 이게~!!

일단 신랑에겐 pass 해버렸으나... 고민중입니다..

 

신랑 분들..이것은 진리입니다....와이프를 하늘같이 떠 받들면..?? 그대의 어머니는 우주같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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