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문제로 심각하게 싸웠습니다.
아직 서로 연락을 안하고 있는데...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제가 잘못된건지...
밑에 제 생각을 붙입니다.
나이가 드니 점점 결혼이란것에 회의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
옛날에 뭣모를땐 흔히 소녀들이 하게되는 그런 동화같은 상상을
했었는데...
내 주변에 결혼하는 사람들 소식을 접하고
나도 결혼이란것을 염두에 둘 나이가 되니
보다 현실적인 문제들이 걸린다.
그리고 점점 살아갈수록 왜 사람들이 남녀평등을 외치고
가끔씩 다소 예민하게 반응해서 욕을 먹기도 하지만,
왜 페미니스트들이 뛰어다니는지 점점 알것같다.
대학교에 들어올때까지는 별로 느끼지 못했었다.
남자든 여자든 열심히 공부한만큼 실력에 맞는 학교에 입학하고...
그때 주변 어른들의 말씀이 실제로 여자랑 남자랑 평등한건
대학교 입학할때까지라고 하셨던 말이..
우리나라 가부장적 사회의 모순이
내가 나이가 드니 뼈저리게 느껴진다.
요즘 명절이 다가오니
옛 전통이란 말로 정당한듯, 오히려 그것이 당연한듯 여겨지고 있는
그런 모순들이 정말 짜증이난다.
요즘은 많이들 바뀌고 있다지만,
그건 일부일 뿐이고
아직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자신들께서 일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젊은 사람들, 특히나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도 그런 생각은 무서울만큼이나 뿌리깊이 박혀있는것같다.
옛날부터 그래왔고, 보통 다들 그렇게들 하고, 자신들의 집안 어른들의 심기를 거슬린다는 이유로...
그것이 전통이라고, 기본적인 도리라고,
그러므로 너도 그래야 한다고 당연한듯이 생각하고, 쉽게 여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남자들이 아직도 많다.
왜 아직도 결혼한 여자들과 그 가족들은 명절을 꼭 시댁에서만 보내야 하는건지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전통이란 것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지켜야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일컫는다.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을 지내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인 것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사회가 변화하고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때문에, 전통의 의의와 기능을 고려해서 융통성있게 받아들이고 이어나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 명절의 가장 큰 의의와 기능은 무엇일까?
먼저 조상 대대로 우리나라에서 내려져 온 전통이라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겠고,
옛날엔 씨족들끼리 마을을 이루며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며 가까이 살았지만
오늘날처럼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명절이 아니면 옛날처럼 친족들끼리 모여 다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를 갖기가 힘들게 되었다.
명절을 시댁에서 보내는 전통은
유교국가였던 옛날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사회하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여성들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금지되어 있었고, 금기시 되었던 철저한 남성위주의 사회하에서 말이다.
딸의 결혼을 '시집에 보낸다'고 표현을 할수밖에 없던 때에 말이다.
그땐 입신양명이나 모든 사회적 활동이 남성들에게만 허용되어 있었고, 가정과 가문을 지탱하는 것은 오직 남자들의 몫이었다.
그래서 딸보다는 아들만을 소중히 여겼고,
미래를 위한 투자도 딸을 제외한 아들에게만 쏟아붓는것이 당연했다.
여자는 남성의 재산처럼 여겨지고, 결혼하면 말 그대로 출가외인이라고 여겨졌다.
그리고 그당시 조상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종교적인 의미가 컸다.
하지만 요 몇십년간 사회는 이미 급속도로 바뀌었다.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와는 또 완전 다르다.
요즘 누가 아들, 딸 구분해서 기르는가?
이젠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허용되는 정도를 넘어 당연시되고,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은 사회적 능력을 가진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남자형제들과 똑같이 태어나서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라고,
남자 형제들과 똑같이 학교를 다니고, 학원을 다니고,
부모님께서 몇십년간 피땀흘려 모으신 돈으로 자신들은 못가시더라도 어학연수며 배낭여행이며 비싼 대학 등록금을 대주시고
남성과 대등한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딸들에게 아들 딸 구분없이 아낌없는 투자를 해주셨고,
그랬기에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이 있다.
여성들의 부모님의 뼈와 살을 깍으면서 모든것을 희생한 결과로 말이다.
그리고 종교도 다원화되었다.
조상신을 믿거나 정말 다녀갈거라고 생각해서 제사나 차례를 지내는 사람은, 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아주 소수라고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 생각으로는 현대에서 제사나 차례는
예로부터 내려온 전통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겠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잊고 지내게되는 돌아가신 친족분들을
친척이나 가족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나마 다 함께 생각하고 잊지않고 챙겨드리고
자신의 뿌리를 생각하게되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한 여성들에게 '시댁'의 존재는 뭘까?
결혼은 두 개인간의 맺어짐이 아니라 흔히들 두 가문의 결합이라고들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내게 소중한 반려자인 남편을 지금의 모습까지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시부모님을 자신의 부모님 못지않게 부모님으로 생각하고 소중히 여기고 위해야함은 당연지사고 그것이 자식의 도리일것이다.
가족이 하나가 더 생기는 셈이다.
그리고 다소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고 어느 정도의 희생이 요구되더라도 크게 무리가 없고 부당한점이 없다면
어느정도 그 집안의 전통과 분위기를 인정해주고 양보하고 따르는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명절때 꼭 차례를 시댁에서만 드려야 하고, 먼저 찾아가야만함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는다.
왜 결혼한 여성들과 그 남편과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들의 뿌리인 친정에서의 차례나 일거리,
부모님이나 형제, 친족들과 보내는 명절은 저버리거나 뒷전으로 하고,
시댁에서만 차례상을 준비하고 차례를 드려야되는가?
왜 국민의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에 항상 시댁을 먼저 챙기고 나서 친정을 챙겨야 하는가?
왜 명절때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것이 시댁에만 국한되어 있는가?
왜 두 명절 중 하나를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친정에서 보내는 것에 대해 시댁에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져야하는가?
이제까지 그래왔던 전통이니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너희 집안의 명절과 차례는 너희의 남자형제들과 그 며느리들만의 몫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왜 부모님과 자신의 뿌리를 생각하고 명절 때 자기 집안의 일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과 의무에 아들,딸 구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결혼을 하면 뿌리도 바뀌느냐고 뒷전으로 해야만 하는거냐고 묻고싶다.
그 말은 너는 결혼을 했으니 너희 집에서 출가외인이고 이제 우리 집안사람이니 우리 집안에 따르라는 얘기와 다를 점이 없다고 본다.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친가는 서울, 친정은 부산이라 멀다.
친가댁은 집에서 버스로 5정류장의...
특히나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와는 걸어서 10분이 채 안되는 가까운 곳에 있어서
보통때 자주 찾아뵙는데도 불구하고
명절때마다 친가쪽에 갔었기 때문에
명절을 외할머니와 외가쪽 친척들과 보낸 적이 없고,
일년에 한두번 따로 시간을 내어 부산에 가서 외할머니를 찾아뵙기는 했지만
외사촌, 외삼촌, 이모들은 전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만나지 못해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아주 가까운 친족 중에서도 존재사실만 알 뿐 얼굴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명절때 아니면 요즘같이 바쁜 현대 사회에서 친족들이 다같이 모일 시간을 내기란 거의 불가능한데
왜 그 시간을, 기회를 시댁에서만 보내야 한다고 강요하는가?
명절날 친족끼리 함께할 시간을 갖고 차례를 드리고 하는 것이
분명 좋은 전통임엔 틀림이 없고,
앞으로 지켜나가야 할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명절때 꼭 시댁의 차례에만 참석해야 한다는것이 그 지켜나가야 할 가치가 있는 전통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오늘날 같은 사회에서 명절때 시댁의 차례만 챙기고 참석해야한다는 말은
여성들에게만 너무 소중한 많은 것들을 희생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비합리적이고 많은 모순점들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큰 명절이 일년에 두 번 있는만큼
오늘날의 사회 상황에 맞고 함리적으로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챙겨야 하는것 아닌가?
시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나서 찾아뵈면 되는거 아니냐고 말 할지 모르겠다..
물론 아주 가까운경우엔 가능하지만 요즘같이 맞벌이 하는 시대에
이틀동안 차례준비에 지친고 난 후에 차례 다 지내고 멀리 있는 외가댁을 찾아가기란
너무 무리가 따르고,
찾아간다고 해도 부모님이야 뵙겠지만 외가쪽 형제들과 친척들은 이미 각자 집으로 돌아간 후이거나
본다고 해도 아.주. 잠깐일 것이다.
아니 거의 불가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왜 꼭 차례를 시댁에서만 지내야 되는가?
남자들은 전통이니 따라야 한다고 쉽게들 말할 수 있다.
자신들은 그렇게 크게 포기하고 버려야 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남자들아
너희들이 뿌리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부모님을 소중히 생각하고, 너희들의 집안일에 참석하고 챙기고 친족관계를 돈독히 하는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만큼이나
여자들도 똑같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결혼이라는 이유로 여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주길...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민족의 고유한 풍습이고
전체적인 틀과 의의는 계속 이어나가야 할 전통이라고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그대로, 똑같은 모습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는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해나간다.
과거에는 부모님 상을 당한후 3년상을 치루는게 미덕이었지만 지금은 아닌것처럼,
부모가 물려주신 신체의 일부라고 머리카락을 남녀할 것 없이 기르는것이 도리였지만 지금은 아닌것처럼,
여자의 역할은 남편 내조와 자녀 양육 등 집안 일거리에만 국한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닌것처럼
전통과 미덕도 그때 그때 사회의 변화에 맞게 변모해왔다.
지난 날엔 아무리 아름다운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더라도
현재의 상황에서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지나치게 불합리하고,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의 희생만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면,
그로인해 현재 사회 구성원들이 부당함과 억압을 느낀다면,
그건 버리거나 현시대에 맞게 재해석해서 고쳐나가야 할 관습일 뿐,
이미 전통으로서의 미덕을 잃어버린 것이다.
전통은 그 모습 그대로 지켜나가는 데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전체적인 의의과 역할은 지켜나가되
발전해나가는 현 사회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되어 받아들여질 때
참다운 의미와 미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시대와 맞지 않아
그것이 인간의 삶을 억압하고,
어느 한쪽만의 부당한 희생을 빚어낼 때에는
풍습이라는 허울로 더이상 그것을 정당화 시킬 수는 없다.
지금까지 내려온 전통이므로 그대로 따르는 것이 도리라는 말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더러 타당성도 결여되어 있다.
왜곡된 풍습으로 인하여 현재까지 이득을 누려왔던 기득권자들의 이기적인 외침일 뿐이다.
따라서 여성들도 원한다면 시댁과의 형평성에 맞는 범위하에서
친정에 가서 차례를 지냄으로써 지금의 자신을 있게해준 조상과 부모님을 챙기고
친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낼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