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길었고...(결혼하고 첫명절이였으니까요
) 짧았다면 짧았던 설이였음당
저흰 울랑이가 설당일날 야간이라서 일찌감치 헉;;새벽4시에 일어나서
시골로 향했죠 시골이지만 울시댁에선 그리 멀지않아요
참 연휴첫날은 우선 울시댁을갔었죠 울 아버님이 셋째시라 설이나 명절날은
큰아버님댁으로 다시 가야합니다 ..
그래도 이게 어디입니까 남들은 전날 아니 몇일전부터 음식만들고 뭐하고 얼마나 힘듭니까
저흰 ㅋㅋㅋㅋ 저녁에 모여서 감자탕먹었음당 ㅎㅎㅎㅎ
그대신 그담날 새벽4시에 일어나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잠이들었죠
졸린눈을비비며 4시에 기상 5시에 출발 한 1시간반정도 걸린거리를
울시아버지 울형님 그리고 울랑이 (울시엄니는 장사를 하셔서 그날 큰집에 참석을 못하셨음당)
어쩜 그래서 더 긴장을 했을지 몰라요
거추장스런 한복을 입고 느무느무 긴장한 얼굴로 큰집에 들어간 저는
도데체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정말 미치는줄알았음당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물론 그분들도 작년 11월에 결혼한 조카의 부인에 얼굴
몇분이나 낯이 익겠습니까? 그쵸? 서로 뻘줌한건 마찬가지겠죠
게다가 울아버님 형제분들중에 가장 일찍 자녀를 보셔서 ㅋㅋㅋㅋ 큰아버님 자녀분들은
아직도 고딩 헉! 제가 그집안에 들어온 유일한 며느리랍니당 ....
진짜 그때....꿔다논 보릿자루 가 나보단 덜 뻘쭘하겠당
이런생각이였슴당
물론 울형님 계속 제 옆에서 이것저것 말도시켜주시고 소일거리도 주시고....소개도 시켜주시고
제일먼저 인사드린분은 할머니 그리고 바로 큰시아버님 큰시어머님
시골에서 농사만짓고 사신분들이라 ㅎㅎㅎㅎㅎ 너무너무 서글서글하신분이시더라구요
에궁 제가 서두가 참 길었는데요 ㅎㅎㅎㅎ 사실 제가 이번에 하고싶은 이야기는 우리 큰시어머님
저희는 넘 죄송스럽지만 명절 당일날 가서 사실상 다른어른분들이 모든 설 준비를 마친상태였죠
그래서 후다닥 제사와 아침을 먹었습니다 ....
세배를 드리고나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넘었네요
그동안 저한테 끝까지 존칭을 쓰신분도 계시고 말한마디 선뜻못건네던 분들도 많으시고
그런데 울 큰시어머님 절 보자마자 선뜻 말을놓으시는데 어쩜 그리 오래전부터 알고지냈던
사람만양 대해주시던지
잡채를 만드시는걸 빼꼼이 보고있다가
"아~맛있겠네요?"
한마디에
"어 그려 이루와"
하시며 손으로 당면을 말아서 제입한가득 넣어주시곤 그것도 모자라 그릇가득담아주시며
" 이건 식으면 맛읎써 어여따끈따끈 혈때 먹어 여자들은 이렇게 먼저 이것저것 주억먹는겨
상차려줄사람 읎으니까 그치?"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참 6남매의 맏며느리고 시집와 참 많은 고생을 하셨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주름가득한 얼굴 너무나도 거칠어진 손 그래도 눈매만은 너무나도 서글서글하신분
울랑이 큰어머님입니당 제 큰 시어머님이시구요
그런데 그 모습이 우리집 큰엄마랑 어쩜 그리 닮으셨는지 저희 큰엄마도 6남매의 맏며느리로
시집오신분이거든요...
이것저것 다 치우고 이제 한시름 돌릴때쯤 다른분들을 그때서야 안정을 찾았는데
우리 큰 시어머님은 그때부터 또바쁘십니다
농사지은 콩이며 잣이며 들기름 이것저것 형제들별로 나누시기 바쁘십니다
옆에서 그저 멍하니 울큰시어머님 하고계시는걸 보고있으니까
" 요번부턴 니들껏도 담아줄꺼니까 가서 해먹어 이거 밥에넣어먹으면 꼬시니 맛나"
하시며 웃으십니다 ....
ㅋㅋㅋ 이건 잠깐 여담인데요
저 설겆이할때 울랑이 슬쩍 부엌으로 들어와서 혼자 음료수 마시고 있었답니당
울랑이" 자갸 힘들지"
각시 " 웅"
울랑이 "쫌만참아 "
각시 "웅 근데 나도 목말라 음료수 "
그때 울랑이 살짝 밖의 동경을 살피더니 자기가 마시던 컵을 가지고 와 제게 먹여주네요
제 손이 다 거품범벅이였으니까요
그 런 데
그때 울 큰시어머님 딱 등장
울부부 둘다 후다닥놀람
울랑이 멋적어하며 부엌을 퇴장하려하자 울큰시어머님 울랑이 등을 탁 치며
" ㅇㅇ 이는 장가가더니 더 이뻐졌어? 잉? 장가가니 좋아?"
ㅋㅋㅋㅋㅋ
이. 뻐 . 졌 . 어 ?????
우리 큰시어머님 눈에 울랑이는 아직도 어린애로 보이시나봅니당
ㅋㅋㅋㅋ
어쨌든 랑이가 저녁에 다시 출근을해야하는 피치못할사정으로 우리먼저 시골집을 나올때
이렇게 빨리갈줄몰랐다면서
서둘러 전이며 떡이며 담아 우리차있는곳까지 가지고 오신큰 시어머님은
어쩜 저희 큰엄마랑 닮으신 분이신가요 저희큰엄마도 평생 농사만 지으신분이라
명절이면 멀리사는 형제들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고 종종걸음으로 부엌을 바쁘게 돌아다니셨는데
아마 그 넉넉함과 형제애와 그 희생과 사랑이 맏며느리라는 힘든자리에서
나왔다 생각하니 너무나도 존경스럽단 생각이 들더군요....
끝까지 저희차있는곳까지 오셔서 제손을 꼭잡으시고
"알콩달콩 잘살여...지금처럼만 서로 애껴주고 잘살여야혀 "
하신 말씀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저도 지금껏 고생도 잘모르고 이만큼 컸지만 ......그래서 제가 감히 그분들의 힘든삶의
100분의 1도 모르겠지만 ....힘들때마다 생각한번 해보려구요
희생과 봉사만을 강조받았던....우리 어머님세대의 맏며느리 참 대단하신분들이라구요 ㅎㅎㅎㅎㅎ
가서 깨작깨작 설겆이만하고 이것저것 정신없이 먹고만왔는데 ㅎㅎㅎㅎ
올 추석은 쬐금더 도움을 드렸으면 하네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