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달리고 지달렸던 설 명절이 찾아왔건만 그리 기쁘지만은 않았다.
더군다나 3일밖에 되지 않았던 짧은 연휴라서 더욱 그러했다.
내 고향은 요즘 한참 매스컴에서 시끌벅쩍 떠들석했던 행정복합중심도시가
들어서는 충남 연기에 위치해 있다.
타지 사람들은 많은 보상을 받아서 행복한 소리라고 할 지 몰라도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의 심경을 한번만 더 생각한다면 그리 부러할만한 일만은 아닐것이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모든 사람들은 마치 떼부자가 된 거 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 원주민들은 생존권까지도 위협을 받을 만큼 그리 넉넉하지 못한 국가의 보상에 치를 떨고 있는 실정이다.
확정된 것은 조상들이 몇 백년동안 지켜온 고향땅을 떠나야 한다는 것 하나밖에 없다. 어디로 가란 말인가! 그나마 자식들이 있는 분들은 자식이 모셔간다지만 그동안 혼자 살면서 소일거리로 남의 소작을 하면서 살아왔던 노인분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이것이 남의 일만은 아니다.
도시에서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만큼 폐쇄적이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것이다. 마을에서 잔치가 있으면 모두 가서 같이 축하해주고, 애사라도 있으면 모두가 가서 같이 슬퍼해주는 게 시골의 모습이다.
옛말에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야말로 가족과 같이 지내던 분들이다. 어찌 남의 일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좋지 않은 분위기속에서 맞이한 설 명절... 그리 기쁘지만은 않았다.
더군다나 시끄럽게 쏘아대던 화약총과 폭죽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이 작은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명절을 쇠기위해 발걸음을 했지만 돌아다니는 사람조차도 잘 보이지 않았다. 어쩌다 몇몇이 모일라치면 온통 "어디서 어떻게 살려고 계획하고 있나? 보상은 많이 받았냐?" 등등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한숨소리뿐이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추석명절에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마을에서 빠져나가 더 쓸쓸한 명절이 될지도 모른다.
고향에서 명절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북쪽에 고향을 두고온 실향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마음아픈 것은 타지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로또맞았네.. 인제 일안해도 먹고 살 수 있겠네.." 하는 말들은 일부사람들만의 이야기라는 것을...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