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아이디가 가지고 있는 컨셉에 철저히 입각하여,
굉장히 싸가지 없으나 정곡 콕콕 찌르는 말들을 주저리주저리 거림으로써
아무리 화려취미에 물든 미사여구로 미화시켜도 결코 아름답지 못 한,
결국엔 그 빌어먹을 사랑이라는 이름이 퇴색되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을 비꼬아볼까
깽판에 필적하는 필력으로 이리 저리 날뛰었지만...
그것도 이제 슬슬 질리던 참이고,
마침 삭제도 한번 당해보고,
생각해볼 문제도 있어서 글 하나 휘날려보렵니다.
단, 1인칭이니 그 점 양해해주세요.
자, 시작하도록 하자. 무진장 미약하게 시작해서 끝은 더럽게 거창하게 끝내버릴까?
다소 공격적인 말투가 막 나와버릴 것 같아서 참 걱정이지만, 일단 뭐 시작해보자.
...젠장 모두가 헛소리일 뿐이야. 아무리 눈씻고 봐도 그렇게밖에 안 보여.
사랑에 정의는 없어. 미안하지만, 내 생각에는 여기 게시판의 답변들 모두가
그저 자기합리화를 위한 도구인 것만 같단 말이지.
어느 누가 무슨 소리를 지껄여대도 사람이란 결국 자기 슬픔이 세상 최고의 비극이고,
자기 기쁨이 누구와도 비할 수 없는 기쁨이야. 솔직히 난 밥 한끼 못 먹은 서러움도
저 멀리 일주일은 밥 먹지 못한 녀석들보다 진하게 느낀단 말이지.
난 아는 척 하는 게 싫어.
함부로 내 얘기 주절거려서, 다른 누군가가 내 속은 전혀 모르는 주제 자기 생각과
자아에 충실한 독설을 위로랍시고 주절거리는 건 못 봐줘. 그게 세상의 진리인 냥,
내 진리는 곧 너의 진리요, 너도 이렇게 하라고 말하는 것들은 신물이 난단 말이야.
그래서 난 내 얘기를 잘 안꺼내.
죽어도 안 꺼내.
...딱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기서 한번 꺼내보지.
시작은 이래.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났어.
예뻤지. 첫 눈에 반했으니까. 정말 예뻤어. 키는 좀 작았지만, 감히 내가 우러러보기
힘들 정도로, 그래 왜 그림의 떡이라고 있잖아? 딱 그 모양이었어. 여신의 강림이었지 핫핫.
난 알바를 처음 시작했고 그녀는 알바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어.
나보다 연상이야. 상관없었지. 글쎄?
한번도 누군가와 사귄 적 없었고, 짝사랑만 3년동안 열심히 해보다가 결국 고백도 못했던 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속으로 마음껏 좋아했어.
그래서였을까, 난 그녀에게만큼은 좀 냉담했지. 내 성격은 굉장히 낙천적이야.
그래서 그녀와도 하하 웃고 떠들었지만, 갈때 인사를 무시한다던가 이런 저런 쪽으로 아주 많이
신경 안쓰려고 노력했지.
그러다가 난 일을 그만하게 되었어.
하지만 연락처는 알았지. 왜? 같이 일하고 친했으니까.
월급받아서 쏜다기에 같이 알바하는 녀석이랑 셋이서 술 먹었어.
더더욱 좋아하게 되었지. 술 마실 때도 예쁘더라고.
다음 날이 크리스마스 날이었는데, 여기서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생겨.
그녀한테는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거야. 그것도 군바리.
그래서 그녀는 딱히 스케줄이 없었나 봐. 나도 저녁 때까지는 스케줄이 비었어.
결국 가볍게 밥이나 먹고 놀려고 만났지.
이 부분이 상당히 미묘한데, 난 그녀를 좋아하긴 했지만 내 전적이 그러하듯
항상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만 했고 때문에 사랑하지만 넘보진 않는 그런 병신같은 사랑했어.
크리스마스 이븟날, 잠시나마 연인같이 단 둘이서 밥 먹고 (물론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지만)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그 이후로도 몇번씩 자주 만났어.
여기서 난 참 이율배반에 휩싸여 자괴감에 푹 쩔었지.
상대가 군바리잖냐. 나에겐 매우 유리하지만, 나도 군대를 가야되거든?
웃기는 상황이지?
그런데 더 웃기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식으로 마음이 간다는 거야.
머리는 가로젓는데 내가 돌아선 방향이 딱 그녀더라고.
하지만 더더욱 웃기는 건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든, 그건 내 안에서만 이뤄지는 역사이고
그녀는 여전히 편지주고 받으며 울고 불고 난리버거지였다는 거지. 하.하.하.
참 많이 만났어. 이후에.
돈은 거의 다 내가 썼지. 좀 벌었었거든.
생각도, 재볼 겨를도 없었어.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렀고,
어느샌가 아무렇지도 않게 둘이 만나서 영화보고 밥먹고 술먹고 하는 사이가 되었지.
연인같은 사이?
솔직히 말하자면 나 돈 나가는 걸 보면 그런 사이이긴 했어. 내가 다 내잖아.
(한달에 100만원 나가더라)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 친한 누나 동생 사이였지. 재밌고 즐거운 사이. 아무런 사심없는 사이.
사심은 나에게만 있는가? 웃기는 소리.
어느 날 점을 보러 갔어. 점을 보고 나와서 술을 마시면서 그녀가 말했지.
'나에게 세 명의 남자가 있어.'
지금 마음 가고 있는 남자가 셋이래. 하하하하. 약간 더욱 미묘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하더라고.
당연히 나는 속으로 '난 있나? 난 있을까? 내가 있다면 내가 제일 위에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어.
만약 지금이라면 우스워서 말도 안 나왔을 거야.
하지만 그때는 정말 좋아했었으니까...
아무래도 상관 없었으니까.
둘이 정말 많이 만나고, 즐거웠으니까. 그런 생각을 했었어. 당연하게.
난 물었지. 누구들이냐고. 궁금해서 간질증세 일어난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비밀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좋아하지도 않는 가공의 여인 세명을 만들어서 똑같이 말해줬더니 역시 웃더라.
나중에 안 사람인데 나도 한명이었던 모양이야. 군바리도 그 중 한명이었고.
난 알바를 해도 재밌게 해.
그 안 사람들하고 나이차를 막론하고서 정말 재밌게 지내지.
거기 주방장이나 점장이나 알바생들 모두 친하고 재밌었어.
자주 놀러가면서 그녀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고 즐거웠던 때였지.
정말 연인같았거든? 우리 둘.
군바리가 있었지만, 난 아직도 이율배반에 허덕여.
사랑은 사람을 미친 개자식으로 만드는 모양이야.
굉장히 아파할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그녀만을 위했어.
그녀가 행복해져야 한다. 그녀를 제일 행복하게 해주겠어.
따위로 자기합리화시켜서 그녀와의 만남을 계속 가졌지.
정말 연인같았고 (사귀는 건 아니지만) 술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어.
첫키스도 내가 당했지. 죽어도 안 된다고 하니까,
나보고 왜 이렇게 착하냐면서, 사귈 수는 없지만 첫키스만 빼앗아간다고.
그래놓고선 전광석화같이 내 입술을 훔쳤지.
하하하, 지금 생각하니 이만큼 지랄 같은 소리가 없구만.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난 순수했어. 정말 첫키스였으니까.
지금은 때묻어 더럽게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꿈만 같았다면 누가 믿을까? (나라도 안 믿겠다 허허!)
그러던 와중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와 전화를 했어.
친구와 만난대. 바쁘다고 하더라고.
자세한 얘기를 안 하더라. 왠지 얼버무리는 느낌이야. 친구래. 흐음. 그런가 보지.
여자는 육감이 있지만,
남자에게도 그만큼의 무분별한 추진력과 꽤 진실에 가까운 추측성을 보이는 게 하나 있어.
의심.
동생에게 시켰어.
"너 아르바이트 구한다고, 잠깐 이 전화번호로 전화해볼래?"
충실히 따랐지.
나도 동시에 전화했어.
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 너머로 들리는 점장의 음성이 있더라고.
동생과 바로 옆에서 얘기하듯, 주고 받는 소리들. 둘이 술 먹고 있었나 봐.
뭐랄까. 무너져 내리긴 하는데, 그 숨막히는 거 정말 어쩔 수가 없더라.
정말 뭐라 어떻게 말하기도 힘들고, 그냥 나는 대충 전화를 끊었어.
그리고 밖으로 나왔어. 바깥공기가 필요했어.
솔직히 사귀는 사이도 아니니 내가 뭐라 할 입장이 아니야. 그녀 마음대로지 뭐.
나 혼자 지지고 볶고 난리피운 거 가지고 혼자 상처받으면 어쩌겠냐고 피식 웃었지.
그럼에도 가슴 한켠을 회 뜨는 것처럼 아팠어.
무작정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그녀의 동생에게 주워졌지.
그녀의 동생은 나랑 친구인데, 그녀때문에 동창임을 알고 친해지게 된 거야.
술집에서 날 보고 전화했대. 난 거기로 갔어.
그녀도 온다더라.
우습게도 거기서 그녀와 만나게 됐어.
난,,, 아무 말도 않았지. 그녀도 아무 말 않았고. 친구 만났어? 응.
그렇게 헤어졌어.
시발, 정말 욕지거리 나오게 열받는 건 이렇게 병신 같을 수가 없으면서도
여전히 예쁘고 빛나고 염병할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거야.
어쩔 수가 없더라. 정말.
그래서 난 그때 결론지어 버렸어.
노래 중에 Always for you라는 노래 가사, 그대로.
그녀는 내게 군바리에 대한 마음과 안타까움으로 눈물 보였고,
자기가 많이 힘들다며 눈물 보였고,
난 대체 뭐지?
정말 스스로가 스스로를 싫어하게 되는 웃기지도 않은 상황에 봉착했어.
정말 멍청해보이지? 왜 저럴까 싶지?
머리로는 내가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거든?
그런데 가슴이 그게 아니야. 머리따윈 사랑할 땐 그저 어깨 위가 허전해서 얹는 것 뿐이야.
가슴을 정말 몇 백 번 두드려도 그게 안 돼. 미안하지만 지껄이지 마, 정말 그래.
그래서 난 후회없이 그녀를 사랑하기로 했어.
웃기는 자기합리화지.
그녀를 위해서 날 버리겠다.
이보다 치명적인 개그가 어디 있을까?
어느 날, 그녀가 학교 근처에서 술을 굉장히 많이 마신 모양이야.
그녀에게도 전화가 왔어. 보고 싶다고. 빨리 오라고. 데리러 오라고. 여기 xxxx라고.
울면서 전화가 오던 도중에 뚝 끊어지더라.
그녀의 동생에게도 전화가 왔어.
나와 그녀가 둘이 연인같이 자주 다니니까 오해를 했나 봐.
나보고 언니 좀 데려와 달래.
나 머리하고 왔어. 거의 2시간동안? 일하느라 잠도 못 자고.
그래도 나와서 택시타고 그 먼 데까지 날아갔어.
전화가 끊겨서 통화도 되지 않았지. 어디있는지 알아야 데리러 갈텐데 통화가 안되니
이거 어떡해. 그때가 겨울, 꽤 추운 때였어.
기억으로는 2층인 것 같아. 목소리가 울렸으니까.
그 동네, 그 일대 2층 건물이란 건물은 모두 뒤졌어.
손이 얼어붙어서 편의점 녹차로 녹이면서 그 더럽게 넓은 먹자골목, 술집골목, 유흥거리
모두 이 잡듯이 샅샅이 뒤졌어. 새벽 2시까지 겨울 날 밤에 3시간을 뛰고 또 뛰었어.
그녀의 집에서도 내게 전화가 오고, 그녀의 동생도 내게 전화를 하고,
난 정말 애타게 뛰었어.
그런데 같이 알바하는 친구놈한테 전화가 왔어.
그녀 지금 여기 와 있다고.
그 가게 와 있다고.
나 말야.
'다리에 힘이 빠져 앞으로 쓰러진다' 라는 영화나 소설에서나 봐왔던 게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일임을 그때 처음 알았어.
땅에 볼을 호되게 꽂았지. 너저분하게 일어나서 잠시 멍하니 앉아 생각했던 게 이거였어.
'으음,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왜 이렇게 아프지? 되게 아프네, 체.'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지하철은 끊기고, 다시 택시타서 집에 갈까 했는데.
데리러 간다고 했던 게 기억나.
그녀의 동생에게도 약속했고, 집에서도 내가 데리고 간다고 아나봐.
그래서 그 가게로 갔어.
점장과 다른 식구들은 밥 먹고, 그녀는 다른 테이블에서 울고있더라.
이가 갈렸지. 슬펐고. 아프기도 했고. 그런데 그런 걸 뛰어넘어서 태연해지더라.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차가워지더라고.
그녀를 데리고 동생에게 데려다줬어.
참 많이 울고 울더라.
이후로도 계속 만났어.
그렇게 크게 데인 이후로는, 난 왠지 변한 것 같았어.
뭐랄까. 글세. 어지간해서는 우습기만 하더라고.
이전처럼 그녀에게 잘해주고, 말 잘 들어주고, 잘 지냈어.
마치 뭐에 씌인 것처럼. 잘해주고 또 잘해줬지.
난 스스로가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게 꽤 재밌게 느껴졌었나 봐.
평범한 일상의 아무 것도 아니었던 녀석이, 그럴 듯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구 엮어가며
아아 나는 마치 슬픈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구나. 하고 굴었어. 더 잘해줬지.
보통은 그런 남자주인공이 관객들로부터 사랑받잖아?
얼마나 편했을까?
같이 술을 마시는데 정말 슬픈 얼굴로 또 내게 고민을 털어놓더라.
자기가 정말 싫대.
하하하. 점장이랑 잤대.
좋아하니까. 좋으니까. 사랑한다고 믿었으니까. 그랬대.
군바리는?
그래서 휴가나왔을 때 같이 못 있었대.
나쁜 여잔 거 아니까. 이러면 안 되니까.
'나는?'
묻지 않았어.
점장이랑 잘 안 되나봐.
점장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어.
'잘해줘. 좀 먹을 것도 사주고.'
나 비웃음 당한 거네.
생각해보니까, 그녀의 핸드폰으로 내게 나랑 사귈래? 따위의 장난 문자 보낸 것도
점장이었는데 녀석 이제보니 정말 그럴 듯한 장난 쳤군.
죽여버릴까?
이 앞에 있는 이 년 귀싸대기 올려붙이고 물 끼얹은 다음,
너 같은 쓰레기와 대화하기엔 내 문학적 소양과 지성이 너무나 뛰어나
수준 차이가 심해서 못 해먹겠다. 냄새나는 년, 꺼져버려.
바로 가게 찾아가서, 그 자식 꽤 골고루 부러트려 놓은 다음에
왜, 어린 놈한테 처맞으니까 기분 나빠? 어쩔 수 없잖아.
너 이 빌어먹을 개자식아 나이살 처먹어서 어른 대접 받고 싶으면 어른스런 행동을 해야지,
네 놈 같은 개념 글러 먹은 강아지에겐 그저 매가 약임을 오늘 내 보여주마.
...바로 실천에 옮길까?
정말 끓어오르는 살의는 참기 힘들더라. 내 성격에 정말 잘하는 짓이다.
친구들이 보면 놀라겠다, 야. 대단해. 정말 대단해. 이런 것들을 눈 뜨고 봐?
그런데 눈 뜨고 보니까,
내 앞에는 자기도 모르는 채 어쩌면 너무나 순진해서 그 정체성이 방향을 잃어
여기 저기 떠밀려다니는 불쌍한 계집애 하나와,
술잔이 있더라.
아무리 미화를 시켜도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었지만.
사람이 섣부른 판단을 하게끔 불러일으키는 가장 커다란 적이 무지거든.
난 그녀를 잘 알아. 글세, 일이 이지경까지 됐는데 잘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마저 모르겠지만,
여자야.
시발 어느 엿같은 노래에서 나왔듯이 그 빌어먹을 여자라고.
이 둘도 없는 사랑스러운 악마가 결국엔 여자라고, 제기랄.
그래, 마음이 여리고 여러 의지할 만한 곳을 찾았겠지.
군바리가 가고 난 뒤에 집에선 집에서 쏘아, 친구들은 별로 없어 의지할 곳을 찾았겠지.
그저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처럼 부질없이 이리 저리 휘청였겠지.
결국엔 모든 걸 다 잃고 그저 울고만 있구나.
난 술잔을 들이켰어.
말없이 그녀 어깨 쓰다듬어줬어.
내가 차마 감당키 힘든 현실과 아픔에 이 악물고 주먹 쥐고 다 때려부수고 싶은
남자이긴 하나,
그래도 차마 그럴 수 없게 만드는 넌
여자구나.
그녀를 그렇게 위로하고 난, 그 날로 그녀와 연락을 끊었어.
곧바로 다른 여자를 만났지.
하하하하하하.
처음이 어렵지 다음부터는 쉽더라고.
그런데 그녀는 좀 무섭더라고.
뭐랄까. 뭔가를 확실하게 하지 않는 게.
전의 그녀도 그랬잖아?
무섭더라고.
그런데 그녀에게 연락이 왔어.
오랜만에 만났어.
나 다른 여자 만나는 데 제법 질투도 하네?
그래, 많이 힘들었겠지. 이리 저리 휘청이고 갈피도 잡지 못하고. 다른 놈들은 모두 널 끌고
다녔겠지? 하지만 사랑이란 건, 어떤 길이든 둘이 손 붙잡고 걸을 수 있어야 하는 거야.
잡아 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끌린다고 끌려가는 것도 문제야, 이 바보 같은 년아.
널 용서하기 힘들어.
하지만 하나는 약속하지.
여자니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거 인정해. 너도 기꺼이 걷겠지.
만약 그런 가시밭길이 나오면 난 남자니까,
기꺼이 널 안아 올려 걸어주겠어.
시발...
사랑한다......
나도 몰라. 모른다고. 왜인지 몰라. 왜 좋잖아? 넌 백설공주가 된 셈이야. 이제 이 왕자님에게
와서 공주신세 한번 받아 봐. 제기랄, 팔자좋겠군. 그래 널 위해서 맞춤형 인간이 되어 줄게.
애초부터 자기합리화로 시작되어 자리잡은 내 사랑관이다. 널 위해 살도록 하겠어.
젠장,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들어줄게. 네가 원치 않은 행복도 가끔 주겠어. 그래,
난 이벤트 같은 거 더럽게 좋아한단 말이다. 왜, 불만있어? 그 표정 뭐야?
울지 마. 젠장, 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야. 차라리 웃으면서 멋지게 내 품으로 뛰어들어 봐.
우리 대신 세상이 빙글빙글 돌 테니까. 네가 바라지 않아도 널 행복하게 해주겠어. 불만있어?
없지. 계속 들어. 나도 몰라, 왜 이런지. 변할 것 같아? 두려워? 나도 두려워. 실은 웃겨.
남자는 다 똑같을 것 같지? 택도 없는 소리야. 남자, 여자, 사랑 앞에 그 따위 것은 없어.
차라리 아담과 이브가 있다고 하지 그래? 이런 남자, 저런 남자, 사랑 앞에 변하는 게
남자야. 그거 잘 아는 여우들이 그래서 남자를 지배한다고들 하잖냐. 젠장, 그러고 보니
너 굉장한 여우였지? 나도 참 다행이군 그래.
네 손 놓지 않아. 끝까지 놓지 않아. 시발, 그래 죽어서라도 놓지 않아. 영원은 없어.
나도 인정. 그건 당연한 소리고. 내가 뭐 천년 사냐? 혹시라도 변할 지 몰라. 혹시야. 혹시.
그 표정 또 뭔데?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 나라고 전지현 앞에서 껌뻑 안 죽겠냐? 아니야.
미안타.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거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벌써부터 두려워할 일은 아니잖아.
앞으로 우리 할 일 더럽게 많아. 롯데월드에, 에버랜드에, 젠장 여름엔 바다, 겨울엔 스키장,
외국여행도 한번 다녀보고, 젠장할 뭐 이렇게 많아? 열심히 돈 벌어야겠구만.
그래, 혹시 중간에 마음이 변할지 몰라. 걱정 마. 그건 기술이야. 밀고당기기 적절히 하고,
신선함 잊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노력하고, 맞추고, 이해하고, 남녀 둘이 생명 하나까지
창조해내는데 그까짓 일 못하겠어? 뭣보다 저런 일 가능하게 우리 맞잡은 손 놓지 말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한다고...
몇번을 말해? 뭐? 두번째라고? 그럼 한번 더.
사랑한다.
앞으로 사랑해 세 번마다 뽀뽀 한번이야. 좋은 말로 할 때 승낙하도록 해. 그렇다고 지금
당장 하라는 건 아니야. 저기 사람 있는데 행여나, 워워워 이거 왜 이래? 너무 이르다.
난 한마리의 고고한 학같은 아름답고 찬란한 사랑을 꿈꾸는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젠장! 저리 가! 어허! 이거 왜 이래!
... 대충 여기까지가 내 이야기다.
남자는 이렇고, 여자는 저래요~
하하하, 그 말 모두 취소하라.
보편적으로 알려진 남자관에 따르면 난 틀림없는 병신이나
내 여자친구에겐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이니, 벌써부터 모순에 휩싸인다.
알 듯 몰라.
사랑 앞의 앞의까지의 편견과 관습은 어처구니 없는 것이니...
물론 선의에서 나오는 무지는 면죄부다만,
악의에서 나오는 무지는 그 죄를 받아 마땅한 일이외다.
위로차원의 한 두마디는 괜찮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추어 상대에게 강요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스스로에게조차 강요할 수 없는 걸 남이 강요한다고 뭐 되려나?
'난 저녀석을 잊기로 한다. 자, 내 자신이여, 잊는다, 잊는다!'
(3초 후에 바로 생각난다)
p.s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니 귀담아 들으실 필요는 없어요.
그저 한가지의 경우로만 봐주셔서 생각해주신다면야
그걸로도 세배 백배 드릴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