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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이사회여, 좋은 게 좋은건가?

김유미 |2006.02.03 11:41
조회 139 |추천 0
뒤로 가기뒤로 글자크기 글자크게 글자작게 메일로 보내기 인쇄하기 K리그 이사회여, 좋은 게 좋은건가?   [2006년 02월 03일 00시 08분]

〈거꾸로 가는 막가파식 프로축구연맹 이사회〉
프로축구연맹이 또다시 거꾸로 가는 행정을 일삼았다.
연맹은 2일 이사회에서 이사회 공개여부과 관련 비밀투표를 한 결과 9대5로 이사회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003년 10월 당시 유상부 연맹 회장은 언론사 부장단 간담회에서 이사회 공개의사를 밝힌 뒤 이사회가 2년여 동안 취재진에게 공개돼 왔다. 투명행정을 외치며 이사회를 공개한 것을 2년만에 스스로 완전히 뒤집은 꼴. 아무리 거꾸로 가는 행정이라고 해도 이런 전근대적인 행태는 좀체 찾아볼 수 없다.

〈입맛에 맞는 것은 공개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숨기는 이사회〉
사실 연맹 이사회는 최근까지도 연맹이 좋은 것만 공개하고 감추고 싶은 부분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12월 이사는 취재진들에게 이사회 초반부는 공개했으나 2005년 결산 심의 및 2006년 예산 승인에 대한 부분에서는 취재진을 모두 내몰았다. 겉으로는 숨길 게 없다고 하면서도 "예산 등 돈문제는 민감한 안건"이라며 취재진을 내모는 것을 보니 뭔가 꺼림칙한 게 있는 모양이다. 당시 2005년 올스타전 5억원, K리그 시상식 2억7천만원 등 `전시성 행사비용'에 대해 몇몇 이사들이 연맹을 강하게 추궁했다. 어떤 이사는 "이렇게는 절대 2006년 예산 통과는 커녕 2005년 결산마저 심의할 수 없다"고 맞서자 "조만간 단장위주로 재정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연맹측 약속을 들은 뒤 마지못해 통과시켰다. 2일 이사회에서 모 단장이 재정위원회 문제를 거론했으나 재정위원회 구성문제는 더이상 진전된 부분이 없었다.

〈2일 이사회도 반쪽 이사회〉
2일 이사회도 취재진에게 반쪽만 공개됐다. 취재진은 여지없이 이사회장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당시 논의된 부분은 부천 SK의 연고지 이전문제, 수원 구단의 용병보유한도 추가 문제였다. 부천의 연고지 이전 문제는 별다른 격론없이 원만하게 통과됐다. 하지만 수원의 문제는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올해 용병수는 팀당 3명 보유. 수원은 용병들과 모두 2008년까지 장기계약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4명을 모두 인정해달라고 했다. 용병이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포항 등 몇몇 구단은 수원에게 4명을 허용한다면 우리 구단도 4명으로 늘리겠다고 맞섰다.
연맹이 이사회 관련 내용을 구단측에 두루뭉술하게 보내면서 구단들의 오해가 발생한 데다 수원이 다른 구단과는 달리 용병의 숫자를 3명으로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격론이었다. 이사회가 끝난 뒤 김원동 연맹 사무총장과 한명희 포항 단장은 기자들 앞에서 언성을 높이며 1~2분 싸웠다.

〈연맹과 일부 구단을 믿을 수 있을까〉
이 장면을 본 필자의 심정은 솔직히 이랬다.
"이사회가 매번 연맹의 뜻에 밀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런 이사회가 앞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떤 밀실행정이 일어날까. 구단위에 군림하려는 연맹과 축구단 운영에 뜻이 없는 단장들이 있는 시민구단을 어떻게 믿고 프로축구의 운영을 맡기겠는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는 모두 14명. 그리고 향후 이사회 공개여부를 묻는 비밀투표 결과는 비공개 9명, 공개 4명으로 나왔다.
연맹 이사회는 프로구단 단장 13명,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전무, 프로축구연맹 곽정환 회장과 김원동 사무총장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다. 즉 연맹이 마음을 굳게 먹고 `눈뜬 장님 단장'이 있는 일부 시민구단, 친(親)대한축구협회적인 울산 현대 등 현대가(現代家), 협회 전무에 로비를 한다면 웬만한 안건은 과반수 이상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태생부터 기형적인 조직'인 연맹 이사회가 다음부터는 감시기능을 가진 취재진도 없이 비공개로 진행된다. 일부는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비공개가 원칙인 만큼 취재진 또한 이사회 공개를 강하게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이사회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눈엣 가시같은 기자들이 빠졌으니 연맹은 한결 편한 마음으로 전횡을 휘두를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다. 다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구단들을 서포트해야하는 섬기는 마음가짐으로 구단의 이익을 위해서 기본적인 임무만이라도 하길 바란다면 지나친 희망일까.

필자 및 코너 소개

[할 말은 한다]의 김세훈은 경향신문 체육부 기자다. 2002년 월드컵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축구의 다양한 풍경과 인물들을 취재했으며 항상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축구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애써 부인하지만 그가 쓴 기사 곳곳에서 묻어나는 축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자신도 모르게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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