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정신없이 생각해본적이 있는 사람....
그 하나를 생각하다 다른 여러가지를 잊어버린적 있는 사람....
결코 나만 그런건 아니꺼라는 생각....
누군가를 한번쯤 정신없이 생각해본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묻고 싶다...이건 무슨 감정인지...
녀석이 핸드폰이 없다...그래서 전화는 커녕 문자조차도 줄길이 없으니...답답하다.
쉬는 시간이 되자 그냥 일어나서 녀석이 있는 교실로 갔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시선을 뒤로한채 무작정 녀석이 있는 자리만 보고 걸어갔다.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녀석...책상위에 주머니에서 꺼낸 핸드폰을 놓고 돌아섰다.
"답답해서..."
모두들 뜬금없이 와서 핸드폰을 주고 한마디 던지고 가는 나를 보고 자기들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여자들이란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전혀 다른 곳에서 자기들만의 로맨스를 이어가는것 같다.
핸드폰 하나 그냥 전해준게 뭐가 대단한거라구...
얼마쯤 걸어갔을까 뒤에서 나를 부르는 녀석이다.
"저기..선배...핸드폰...필요없어요"
"나도 알아. 니가 필요한게 아니고 내가 필요한거야...그러니까 당분간 갖고 있어"
"이러지 않았음 하는데..."
"왜...갑자기 또 맘이 흔들려? 난 이미 너 내 심장에 박아놔서 안돼..."
"네?"
"전화받아"
"선배...."
"간다..."
심장에 박아놔?? 돌아서는 길에 내가 진정 이런말을 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유치해진다...말도 행동도....절로 웃음이 나온다...
기분좋게 교실로 들어서자 이상한 기운이 교실 전체를 뒤흔드는 느낌이다.
내가 들어서자 마자 급속도로 살벌해지는 기운이다.
강이가 걱정스러운듯이 나를 쳐다본다.
" 이 환희 새끼가 누구야?? 너야?? 부잣집 도령님?"
" 그 이름이 난건 확실한데 누구니 넌?"
"이 자식봐라...완전 선배 알기를 개같이 아네"
" 아...선배였어? 다짜고짜 반말하길래 난 같은 학년인줄 알았네~"
" 소문대로 건방지네...이따가..점심시간 옥상으로 조용히 올라와"
"왜 그래야 되는데?"
"재수없으니까..."
"만만치 않다면"
순간 내 얼굴을 가볍게 강타하는 선배라는 넘의 주먹이 제법 매서웠다.
'만만하게 생각하면 안되겠어...'
하지만 표정만큼은 그냥 가볍게 비웃음을 보였다.
" 한대 빚진거야...이따 점심때 봐...난 이자가 좀 쌔거든"
" 꼴에 자존심은...이따 넌 죽었어"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듣고...날 걱정하는 몇몇 친구들에게 아무렇지 않은듯 했지만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비해 머릿속으로 동작을 그렸다.
대체 누구야?? 며칠사이엔 사고 친 일도 없는데...그냥 내가 재수없어서 날 치러 온 선배같지는 않았은데...얼핏얼핏...생각날듯 말듯....
그 녀석들이다...뒤에서 내 눈치를 보며 인상을 썼던 녀석들....
그 골목에서 송하를 건드릴려고 했던...더러운 자식들...
온몸에 피가 갑자기 뜨겁게 올라 오기가 생겼다.
싸워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면 굳이 피할 이유는 없으니까...
점심시간...
삼삼오오 서로 무리를 지어가며 내 눈치를 살피며 옥상으로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
일대 삼...3학년 선배중에서도 악질이다는 녀석...얼굴만큼이나 체구 또한 돌맹이처럼 단단한 근육이 제법 조폭의 인상을 있는 그대로 풍기고 있었다.
나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훝어보고는 우습다는 기분나쁜 웃음을 보인다.
"야 부잣집 도령...여기는 호텔이 아니고 학교니까...내가 손좀 봐줄께..."
" 흠...말은 끝나고 할 순서고...너 셋에 나 하나...쪽팔릴 준비나 해두는게 좋을껄...."
"건방진 녀석"
평소 체육관에서 엄마의 기술을 봐둔 눈썰미가 지금에서야 제대로 발휘되는것 같다.
녀석에 복부와 얼굴을 차례대로 연타하고 돌아서는 즉시 빈틈없이 나머지 녀석에 등을 뒷발로 찍어내렸다. 운동신경만큼은 남들보다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았기에...이 순간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후배와 선배에 자존심 싸움일수도 있고 여기서 이긴다고 해도 피곤하게 생겼다.
날 가만두지 않을테니까...대부분 3학년에서 싸움좀 한다는 선배들중 그 일부분은 조직으로 이미 들어가 있는 선배가 많으니까..어쩜...잘못 걸려드는 덫이 될수도 있다.
벌써 20분이 넘어선것 같다...
넘어질듯 다시 일어서고 거친 숨을 내 뱉으면서도 나를 향한 독기가 멈추지 않는다.
나역시도 이미 호흡이 힘들어지고 있다...
호흡하기 곤란한 복부를 다른 녀석이 강타한다...
입가에 번지는 끈적한 액체가 비리다...
얼핏 보이는 나를 걱정하는 녀석...
녀석이 보인다...괜히 웃음이 났다...입가에는 피가 번지고...가슴은 숨이 멎을것같이 숨쉬기가 힘들고 손등이 까지고 교복이 여기저기 더러워졌지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렇게 한쪽을 보고 웃고 있을때...내 뒤에서 나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녀석에 비명이 들렸다.
순간 정신을 잃은것 같다...
눈을 떴을때 온몸에 뻐근함과 통증이 일어서기 힘들 정도였다.
열려진 창틈으로 새어오는 바람에 커튼이 팔랑거린다...그 느낌이 좋다...
시계를 보니 5시가 넘었다...다른 녀석들은...교실로 갔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종소리가 들리고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우르르 들렸다.
문이 열린다...녀석이다...너무나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괜찮아요?"
"아니."
"많이 아프세요?"
"응"
"어떻게........약....사다드릴까요?"
"아니"
"그럼..."
"그냥...옆에 있어."
"네?"
"아팠는데 너 보니까...안아픈것 같아"
"그런게 어딨어요?"
"여기"
"그 선배들이죠?"
"머리좋네...기억도 하고"
"이 사황에 웃음이 나와요? "
"응...그러게..웃음이 난다."
"선배...저 그냥...우리...어울리지 않아요"
"아프다...그만 가봐"
"다른 선배들이 선배 가만놔두지 않을거에요...그랬어요...그 선배들은 모두 징계위원회로 넘어갔데요"
징계?? 나만 여기서 그럼...이런 더러운 기분을 또 느낄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