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전 일이다.
갓 스므살의 내가 알바를 구한 곳은 시내 중심의 햄버거집이었다.
무더운 여름 어느 날..
청소를 돌다가 유난히 오래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두 처자를 보았다.
청소를 하고 다른 일을 하고 다시 청소를 하러 왔을때도 처자들은 2인용 테이블에서 얼굴을 맞대고 담소 중 이었다.
"저 언니들 오래 있네...??"
생각 하면서 테이블을 보았는데 작은 컵에 콜라를 부어놓고 그 안에 뭔가 희끄므레 한것을 담아둔것이 보였다.
다시한번 턴하여 흘긋보니
이빨철사(=치아 교정기)였다.
"음.. 뭔가 먹을 땐 빼서 탄산수에 담가놓아야하나부지?"하고 생각했다. 잠시뒤 두 처자는 자리를 떠났고 나도 옷을 갈아입고 퇴근 도장을 찍기 위해 카운터로 갔다.
그런데 그 처자들...
얼굴이 빨개져서...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손으로 입을 가리고, 고개를 푹숙이고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대화 상대는 고등학생이었던 X군...
"저기요...저기요...제가 햄버거 먹으면서 교정기를 콜라에 담가 뒀었거등요...근데 모르고 쓰레기랑 같이 버렸는데요... 가다가 생각이 나서요...T.T.... 찾아주심 안될까여...."
순진하고 착했던 X군 얼릉.."네^^"
주변에 있던 사람 일단 뒤로 한발 물러서서 보았다.
X군 처자들이 쓰레기를 버렸던 그곳은 방금 자신이 쓰레기를 묶어 버렸다며 몇개의 쓰레기 봉지를 뒤졌다. 세세하게....말이 그렇지 컵을 일일이 뒤지는 것은 참 비위가 가출할 일이다.
"오... 비위 상하심..." 다들 그렇게 느끼며 X군의 친철, 봉사, 인내에 감탄하였다.
잠시후...쓰레기 봉투 맨 밑에 눌려있던 교정기를 찾아..아니 철사를 찾아.... 처자에게 건내주었다..
그 처자..너무조아 팔짝 팔짝 뛰면서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흑흑..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나 다시 잠시후..
처자는 상기된 얼굴로 돌아왔다...
"저... 저...."
"아저씨..."
친절, 봉사, 인내했던 X군 아저씨 소리에 맘상한 눈치였다.
처자는 약간화가난듯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뭔가를 웅얼 거렸는데 잘 안들렸다.
다들 "네?"를 연발했다..
처자 버럭 큰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위에 것만 찾으심 어떡해요?!!!!!!! 아랫것도 주셨어야죠!!!!"
다들 할말을 잃었다...
아래꺼....
잘은 모르지만 교정틀이 아랫니용, 윗니용 두개로 구성되있은 세트인가보다..
울상이 된 X군...
"어카죠...그 교정기 들어있던 쓰레기 봉투 꺼꾸로 뒤집어서 다른 봉투에 넣어서 지금 봉투 맨 밑에 있을 텐데요..T.T"
처자..화가 난건지 애원을 하는건지.. 얼굴빨개져... 부탁에 부탁을 했다...
착했던 X군.. 다시 쓰레기를 뒤져서 맨 밑에서 아래니 교정틀을 찾아냈다...
그치만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것은 처자의 손에 꼭쥐어졌던 그 두 철사의 그 후 행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