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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37세, 남자로 산지 7년

... |2007.04.05 13:43
조회 5,853 |추천 0

어렸을 때부터 마냥 치마가 싫었습니다.

튀어나오는 가슴이 싫었고 내 몸이 싫었습니다.

남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다른 남자들처럼 군대도 가고 싶었습니다.

남자 목소리를 내고 싶었고...

다른 남자 아이들처럼 축구를 하고 싶었고..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저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포기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고 싶은데로 살지 못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가출을 하고... 가슴을 싸매고... 남자로 속이고 살았습니다.

꼭 성전환수술을 하고 말테다...

꼭 남자로 다시 태어나겠다..

그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게 당당하게 남자로 다시 태어나겠다.

그래서 결혼도 하고 남보란 듯이 살아보겠다.

 

다짐 또 다짐하며 20대의 대부분을 돈버는데 혈안이 되어 살았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마련한 돈으로 20대의 끝자락에 수술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마음도, 그리고 몸도 남자가 되었습니다.

어차피 여자로 태어난 제가 원망스러워 제가 선택한 일이기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삶이 정말로 버겁고 힘듭니다.

 

몸이 남자로 바뀌며 저는 저의 모든 혈연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이름과 인격을 잃었습니다.

호적상의 제 이름은 '?미'로 되어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역시 뒷자리가 2로 시작되는 법적으론 여자입니다.

 

저는 지금 중국집에서 배달일을 하고 있습니다.

숙식이 제공되고 힘든 일도 없는데다 딱히 할만한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집에서 배달일 한지도 어느덧 4년이 넘었습니다.

이 전에는 막노동도 해보고 나이트 웨이터도 했지만 나이가 들고보니 힘들어서 오래 못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일이 이 일입니다.

하지만 이 일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제가 여자에서 남자로 인위적으로 몸을 바꿨다 해도 그게 잘못되었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저 제 속이 남자이기에 남자로 살고 싶었을  뿐이고...

그로 인해 내 겉 외양만 본래 모습으로 되돌린 것일 뿐입니다.

그게 결코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렇다고 이게 죄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고싶을 뿐입니다.

 

나에게도 가족이 있고 하고싶은 것들이 있으며 누리고 싶은 것들이 있지만...

제가 이런 선택을 하고 이렇게 행동한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인해..

사람을 잃고 꿈을 잃고 모든 것들을 상실한 채 중국집 배달원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성전환자. 그들도 사람입니다.

겉과 속이 달라 일치시켰을 뿐. 똑같은 사람입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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