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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악마를 만난다 - 21<눈>

Lovepool |2006.02.17 16:47
조회 2,868 |추천 0


*난 항상 악마를 만난다 - 21<눈>

















방송반 의자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아까부터 내 눈치를 살피던 후배 아현이 내쪽으로 다가온다.






아현:선배 뭐하세요?


현수:음악 듣고 있어.


아현:와.저도 음악좋아하는데..




난 그런 그녀를 향해 피식 웃어주었다.




아현:뭐 들으시는데요?


현수:니가 말하면 아니?


아현:절 무시하시는거예요?


현수:그건 아니고.


아현:그럼 말해보세요.뭐 들으시는데요?


















"...Always Somewhere.."
















-같은 눈.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던것 같다..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니,아무렇지도 않은척 살아갔다..


강해지고 싶었던 이유도 있지만..


약해버리면 한없이 약해져버린다는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3때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직원에게 배신을 당하시고.


우리집은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더랬다.


가족 모두가 자포자기 상태 였지만.


어머니 만큼은 그런 현실에 굴복하지 않았다.


아버진 매일 술을 드시며 하루를 보내셨지만.


어머니께선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니시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셨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를 학교까지 다 보내시고.


아버지를 다시 일으키게 만드신분..


우리 어머니는 그런분이시다.





그래서 그럴까..?


난 아직까지 아버지보단 어머니를 더 존경하고 따르는 편이다.







앞으로 더욱더 힘든일이 많을텐데..


이까짓 상처 쯤이야...


..라는 생각을 매일 나의 머릿속에 세뇌를 시키며 살아갔다..






가끔씩 옆반의 그녀와 마주칠때가 있다.


난 표정관리를 잘 못하는 편이다.


그녀를 볼때마다 난 수 많은 표정을 얼굴에 담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친구들과 웃으며 장난을 친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참 미워보인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할때마다 난 항상 이런 의문에 빠져들고 만다.






그녀는 날 정말 사랑했을까..?









"..말했잖니..


그 아기 참새는...


더이상 버틸 힘이 없는 참새였다고..."







그녀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겼던 그 말은 아직도 알수없는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만약..내가 그녀에게.



"그래.."



라고 대답했다면 우린 지금 이렇게 되었을까..?








항상 이딴식이다.


그녀는 날 정말 사랑했을까?라는 하나의 의문을 제시하면.


그녀와의 추억,그녀와의 대화.그녀의 말들은..


내 머릿속에서 자리를 잡고 떠나지 않는다.


그녀는 이미 날 잊었을텐데 참 내 자신이 병신스러워 보인다.






그녀의 마음에 대한 답은 없었다.


아마도 절대 찾을수 없을것이다.








하루종일 방송반 책상에 대가릴 쳐 박고 있던 내 모습이 안쓰러웠던지-_-


아현이 날 몹시 걱정하고 있다.






아현:선배.무슨 일 있군요?


현수:아냐.






아현은 모른다.


그녀와 내가 헤어진 사실을.


굳이 말하고 싶지도 않다.







아현:선배.정현선배랑 헤어지셨죠?


현수:-_-;;


아현:죄,죄송해요..


현수:누구한테 들은거야?


아현:그냥 알수가 있어요..


현수:.....................










나도 모르게 아현의 모습에서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냥 알수가 있어...


내가 아무말 안해도 니가 날 챙겨 주는것 처럼..


나두..니가 무슨말 안해도 뭘 생각하는지..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그냥 알듯해."









아현의 목소리는 멍하게 생각에 잠겨있는 날 깨어나게 만든다..






아현:혹시 제가 선배의 상처를 건드린건...?


현수:괜찮아.다 끝났으니까


아현:그럼 정현 선배 얘기 계속해도 되요?


현수:-_-너 지금 장난하니?;;


아현:아니요.


현수:잊었어.그러니까 더 이상 그 얘긴 하지말자.


아현:선배님.


현수:하지 말랬다-_-


아현:그 얘기 아니거든요?


현수:말해봐.


아현:선배는 정현선배를 많이 좋아하셨군요...


현수:아..씨발;;하지말래니까!!-_-;;


아현:네.정말 죄송해요..-_ㅠ


현수:그,근데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길 하냐?


아현:아....





아현은 모든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살며시 웃는다.


난 그녀의 그 미소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현수:웃지말고 말을 해라.말을-_-!!


아현:말 하면 안되는데..


현수:괜찮아.말해봐..






아현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까 물으셨죠?


두분이서 헤어진 사실을 제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말이예요..


오늘 방송반에 와서 하루종일 선배님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선배의 모습이 평소와 너무 달라보이는거예요..


전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기분을 알아맞추는 능력이 있어요.


그래서 선배의 눈을 쳐다 봤죠...


전 느낄수 있었어요...


선배의 아픔을...


그런데 선배님.그거 아세요?


우리 학교엔 선배님과 똑같은 눈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어제도 보았거든요..


벤치에 앉아서 혼자 음악을 듣고 계시는......"













더이상 듣고 있을수가 없어서 난 소리쳤다..








현수:그만!!!!!!!!!!!


아현:네...


현수:넌 그런말을 내게 왜 하는거지?


아현:...................


현수:날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았니?






날 쳐다보던 그녀의 두눈은 몹시 흔들리고 있었다.


난 알고 있다.


아현의 눈빛이 저렇게 흔들릴때마다 그녀는 눈물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그녀는 나의 질문에 힘겹게 대답한다..












"선배님이 아프면 저도 아프니까요..


전 선배가 후회없는 선택을 하길 바래요..


진심으로.........."










그녀는 결국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난 정말 이기적인 놈이였던지라 그녀에게 위로 대신..


또 하나의 시련을 줘버렸다...


하지만 나에겐 어쩔수 없는 선택이였다..






난 아직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이유였고...


내가 아프면 아현도 아플테니까.......








난 어깨를 몹시 떨고 있는 아현에게 말했다..







"정말 고마워....


나..지금 이렇게 가도 되겠니?"








아현은 말했다.






"선배는 원래 여기 있던 사람이 아니잖아요..


어서 제자릴 찾아가세요..."









나의 마음이 심하게 아파져옴을 느낄수 있었다.


아현은 그런 여자였다.


사랑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강한 여자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모두 자신의 아픔으로 빨아들일수 있는 여자였다..








난 지금 내 앞에서 눈물을 쏟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쳐준다음.


방송반을 빠져나왔다..


그리곤 학교 복도를 열심히 달린다.





내가 도착해야할 목적지는...


지금도 나와 같은 눈을 하고 있을 그녀의 마음 속 이였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잔인한 말이 실망이라면..


사람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말은 뭔줄 아니?


정답은 쉬워.너도 잘 알고 있을꺼야.


실제로 말 하긴 많이 부끄러울꺼야.


니가 나에겐 정답이니까..."










그래...난 한동안 그 정답을 잊고 있었어.......


그녀는 날 정말 사랑했을까..?


따위의 생각은 이제 하지 않을꺼야.




난 다시 듣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그 말을..


널 사랑한다는 그말을....

















-같이 안갈래?














그녀의 교실을 향해 뛰고 있는데..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멜로디가 학교의 곳곳에 흐르기 시작한다..


난 더욱더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다,다왔다!!









난 그때 개념을 상실한 상태였다.-_-


그랬기에 난...


그녀의 교실 뒷 문을 활짝 열어 제끼며 소리쳤다..








현수:정현아!!할말이 있어!!나와 함께 가자!!!










...................................



그녀의 교실안은 썰렁했다..-_-;;


그리고 그녀의 교실 칠판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체육 시간.


교실X 운동장 O







아,지금 그녀는 운동장에 있겠구나!!!





난 다시 운동장으로 가기 위해 몸을 돌리려 하는데..


그때 내 옆으로 우리반 수업이던 영어 선생이 지나가면서 말한다.






선생:최현수.종쳤다-_-어서 들어와.


현수:서,선생님.지금 소변이 너무 마려워서요..화장실 좀 갔다가 바로 들어갈께요..


선생:넌 지금 여기가 대학인줄로 착각하나 본데..


현수:저,정말 급하단 말이예요!!!!!!!!!


선생:그럼 10초안에 싸고와.드러운 새끼-_-


현수:감사합니다!!







난 화장실로 들어가는 척 하면서..


영어선생의 모습이 사라지자 마자 재빨리 운동장으로 몸을 돌렸다..






난 분명 미친게 분명했다.....-_-


하지만 내가 이렇게 대담한 행동을 하게 된건..그녀의 영향이 크다.


심심하면 날 강제로 끌고가서 땡땡이를 치곤 했었으니까..;









운동장에서 그녀의 반 여학생들이 피구를 하고 있었다...


가슴이 마구 두근거렸다...


난 그 여학생들에게로 다가간다..





그런데 피구를 하는 여학생들의 무리에서 그녀를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이럴리가 없는데?-_-





어쩔수 없이 공을 던질려던 한 여학생에게 그녀의 행방을 물었다.







현수:저기..정현인 어디갔어요?


여학생:오늘 체육복 준비를 안해서 운동장에서 돌 줍고 있을텐데요..-_-


현수:아...-_-그,그런가요..







웃으면 안되는 상황인줄 알면서도...


그녀의 그런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웃겼다..-_-;;





난 운동장 여기 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운동장 저 편에서 한 여학생이 쪼그려 앉아있는 뒷 모습을 발견했다..


나와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그녀의 뒷모습이 손가락만하게 보였지만..


난 그녀가 정현이란 사실을 한번에 알아챌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뒷 모습은 특별하니까.







난 천천히 그녀에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모를것이다.


한 남자가 수업까지 땡땡이 치고-_-


지금 운동장에서 돌을 줍고 있는 자신에게..


걸어오고 있을꺼라는 생각은 절대 할수가 없었을것이다.







그녀와의 거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었고..


난 그녀와의 거리고 좁아지면 좁아질수록 발 자국 소리를 최대한으로 줄였다..






그렇게 걷고 걸으니 마침내 그녀의 뒷 모습이 내 눈에 꽉 차게 되었다..


난 미치도록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뭐,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까...?







근데..이상하다..?


그녀는 지금 열심히 돌을 줍고 있어야 하는데...


줍기는 커녕-_- 돌멩이를 한손에 쥐고..


운동장 땅 바닥에다가 낙서를 하고 있었다..-_-;;








그녀는 무엇을 낙서하는지 열심히 쓰다가..


자신의 앞에 보이는 나의 그림자때문에.


재빨리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보았다..







정현:아.............


현수:................







그녀는 몹시 놀랬는지..운동장 땅바닥에 그냥 주저 앉고 만다..







현수:사,사실은 말이야..







말해야 한다...


꼭 말해야 한다..내가 수업까지 땡땡이치며..-_-


그녀를 이렇게 찾아오게 된 이유를...!!

















"저....저기.....


낙서 잼있..-_-;;아니,


지,지금 바쁘니..?"










세상에 나 처럼 병신같은 놈도 없을것이다


정말 내 자신이 저주스러워 지고 있었다.-_-;;


그녀는 날 뭐라고 생각할것인가.....?








그녀는 쥐고 있던 돌멩이를 땅바닥에다가 놓아버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나의 두 눈을 응시 한채 말한다.








"아니..안바뻐.."










난 입술을 살며시 깨물고..


마음을 겨우 진정시킨다음 그녀를 향해 말했다..










"나......사실은...


지금 땡땡이 치는 중인데..


가,같이 안갈래...?"








Written by Love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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